스스로 은퇴 후의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
거리를 걷는다.
사람들이 지나간다.
언제나 같은 풍경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뭔가 이상하다.
'어, 왜 거리에 애들은 하나도 없지? 왜 전부 호호백발 할머니, 할아버지들뿐이지?'
이런 세상이 온다면 과연 어떨까?
난쟁이들만 사는 소인국처럼 세상이 노인들만 사는 노인국이 된다면?
어쩐지 그런 세상은 뭔가 희망이 없이 스산할 것 같다.
다행히 현실에서는 이렇게 극단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장수시대의 개막으로 노인들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노인들만 사는 세상은 아니다.
그러나 인구 고령화와 그로 인한 부작용은 이미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가 생기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나라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태가 계속될 경우 우리나라가 얼마 안 있어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의료기술 등의 발달로 평균수명은 늘어났지만, 출산율 저조가 세계 최하를 차지하는 등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고령 인구가 2018년에 전체 인구의 14% 이상을 차지하면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2026년에는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고령화 사회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바로 늘어난 노인 인구만큼 노인복지정책, 의료혜택, 국민연금사업 등으로 인한 국가의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각종 교육사업이나 국토발전을 위한 개발사업 등에 대한 예산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자명하다.
국가와 사회가 우리의 노후를 결코 책임질 수 없다는 것.
결국, 노후는 우리 스스로 준비할 수밖에 없다.
우리 주변에서 대가족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핵가족을 넘어 1인 가구까지 생겨나면서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장남조차 결혼하면 분가하는 것을 선호한다.
사회전문가들은 조만간 젊은이들 사이에서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인식이 거의 사라지리라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전주시에서 시민 2,200명을 대상으로 부모를 부양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 47%만이 노부모를 부양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2명 중 1명만 가족이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부모들 역시 굳이 자식들과 함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식과 함께 살면서 괜히 며느리와 문제가 생기고, 자식 눈치를 볼 바에는 따로 사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경제력이다.
부모를 모시길 원치 않는 자식과 함께 살지 않고, 부부끼리 오붓하게 살기 위해서는 경제력이 필요하다.
노후를 보낼 자금을 준비해놓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자식에게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현명한 부모들은 일찌감치 자신의 노후를 준비한다.
자녀의 학자금이나 결혼자금 등에 맹목적으로 돈을 쏟아붓지 않는다.
부모로서 책임을 지고 어느 정도 준비해서 도움을 주지만, 그만큼 자신들의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재무설계 역시 소홀하지 않다.
그 과정에서 자녀들 자신도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책임지도록 교육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는 자녀와 부모 사이의 윈-윈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들어가는 돈을 줄이고, 자녀들은 부모의 노후를 책임져야 하는 부담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도 이러한 변화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앞으로는 자식이 원한다 해도 부모의 노후를 책임지기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고령화 사회의 도래로 경제 능력이 있는 젊은이들이 세금 등을 통해 사회적으로 노인을 부양하는 정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1970년대에는 17명의 젊은이가 1명의 노인을 부양했으나 저출산 등으로 인해 2030년에는 2.8명의 젊은이가 1명의 노인을 부양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쯤 되면 젊은이들은 노인들을 위한 연금 및 의료 등의 복지를 위해 세금 폭탄을 짊어지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자신의 부모를 부양할 수 있을까?
세금을 내고 먹고살기도 벅찰 것이다.
현실적으로 자녀가 부모를 부양할 수 없는 시대다.
그러므로 자식의 봉양을 받겠다는 마음을 버리고 스스로 은퇴 후의 인생을 준비하는 것이 자식을 위해 부모가 해야 할 일이다.
Ja esta(이젠 됐어요), Bevinda
포르투갈의 Bevinda가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리메이크한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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