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짜는 캄보디아 여인
배경 음악 : 캄보디아 최고 가수 쁘리읍 쏘왓과 신나게 부르는 댄스곡 រាំអ៊ីចេះ (으로암 아째)
https://www.youtube.com/watch?v=AXK5P7Wab-4
비단은 광택이 나며 보기보다 부드럽다.
게다가 시원한 감촉이 느껴지면서도 보온성이 뛰어나고 정전기가 생기지 않는다.
다만 알칼리와 자외선에 약해 섬유가 손상되거나 변색에 유의하여야 한다.
캄보디아 비단은 오래전부터 질이 좋다고 소문이 나 있다.
큰 야생 뽕나무가 많아 누에 키우기는 어렵지 않다는데 누에고치 색이 우리나라와 달리 노란색이다.
다 큰 누에고치를 푹 삶아 고치에서 실을 빼 비단을 짠다.
번데기째로 삶으면 고치 하나에서 통째로 실을 만들 수 있지만, 안의 번데기가 나간 뒤 남은 고치로 실을 빼면 중간중간 끊긴다고 한다.
애벌레와 번데기는 일용할 양식으로 먹거나 판다.
사진 같은 베틀은 집마다 한두 개씩 있어 짬 나면 비단을 만들어 판다고 한다.
캄보디아에서 부드러운 비단은 선호하지 않고 좀 뻣뻣한 천이 유통된다.
동네에서 오래전부터 알던 인상 좋은 남자 집에서 비단 짜는 것을 봤다.
오다가다 구경하면서 물어보니 부부란다.
여기도 부부는 살다 보면 닮는지 부인도 인상이 좋고 웃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살림하면서 시간이 나는 대로 하루에 50cm 정도 짜고 4m가 되면 150불에 판단다.
일주일 넘게 일해야 한 틀이 나오고 한 달이면 600불 가까이 된다는 계산이다.
그렇다면 우리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 월급이 이삼백 불 정도 하는데 그것에 비하면 고소득인 셈이다.
캄보디아 신랑 신부와 우인들이 입고 있는 비단 소재의 예복
예전에는 비단이 최고급 천이었다.
가벼우나 상당히 질긴 편이고 아름다웠다.
세탁이 어려운 게 단점으로 물에 빨면 비단의 아름다움과 질김이 사라진다.
과거에는 금값과 마찬가지로 비쌌으며 신분이 높은 사람만이 입을 수 있었고 부자라도 비단옷을 입고 집 밖으로 나왔다간 신세 조질 수도 있었다.
그중에서도 야생인 산누에나방의 고치실로 만든 비단은 천잠사라 해서 일반 비단보다 훨씬 귀한 취급을 받았다.
금, 보석, 쌀 등과 함께 비단이 상대 국가에 귀중한 진상품이었다.
사기에 보면 비단 한 필에 쌀 7~800kg 가격이었다고 하니 지금 가격으로 환산해봐도 상당히 고가품이었다.
비단은 중국이나 몽골에서 전투복으로 만들어 입었다.
몽골의 비단 전투복은 질겨서 화살이 박히더라도 옷이 찢어지지 않아 그냥 잡아당기면 화살째로 뺄 수 있었다.
18세기 서구에서도 실크 셔츠를 입고 총알이 몸에 박혀도 셔츠째 잡아당겨 뺄 수 있어 큰 부상을 막아주어 제1차 세계대전까지는 방탄복으로 사용했다.
또 낙하산으로 썼는데 더 싸면서 기능이 좋은 나일론이 나오면서 사라졌다.
비단은 중국의 특산물 중 하나로 이것을 외국에 팔면 이윤이 많이 남았다.
그때 동서양 교역로를 실크로드라 했다.
우리나라도 6~70년대까지 집마다 사랑방에 누에를 키우고 아이들이 뽕잎을 따다 먹여 고치를 공장에 팔았고 번데기는 삶아먹었는데 싼 중국산 비단과 나일론이 나오면서 점차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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