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이야기

나의 한국 음식에 대한 노스탤지어

부에노(조운엽) 2009. 2. 17. 14:22

 

 

 

콩나물 해장국에는 역시 새우젓이 듬뿍 들어가야 제 맛이지...

 

 

 

콩나물 해장국, 새우젓 그리고 라면에 얽힌 이야기

 

 

 

남미 와서 이 년 동안 살면서 한국 음식 먹고 싶어 눈물 지은 적이 몇 번이었을까?

 

우루과이 살 때 노랗게 파마한 라면이 먹고 싶어 미칠 뻔한 적이 있었다.

눈 뜨면 사라졌다가 눈 감으면 떠오르던 고거이 나를 애닳게 해서 그 느낌을 블로그에 써놓았는데, 댓글의 여왕 saci 님이 우연히 발견하고 touching하다고 라틴방에 올리라고 해서 8만여 명이 클릭하고, 라면에 울어보지 못한 사람은 인생을 논할 자격이 없다는 둥 많은 댓글이 달려 또 울어버렸었지... 

 

그리고 늘 내 가슴을 후벼파는 것은 다른 것도 아닌 새우젓이었다. 

어머님이 바닷가 출신이라 어렸을 때부터 젓깔 같은 것에 입맛이 길들여졌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고 새우젓이 먹고싶어 안달하게 되었다.

고 넘의 새우젓을 짜더라도 한 숫가락 퍼먹었으면 원이 없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는데...

 

그러고 보니 내가 한국에서 아침에 즐겨먹던 것이 바로 콩나물 해장국이었다.

난 아침밥 안 먹으면 죽는 줄 알고 욜심히 챙겨먹는 사람인데 어쩌다 입맛이 없으면 집에서 나와 잘 한다는 콩나물 해장국 집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새우젓 듬뿍 넣은 것도 부족해서 또 반찬 대신 새우젓을 젓가락으로 조금씩 집어 먹을 정도였다.

물론 짜지만 새우젓만큼은 입안에서 살살 녹는 것 같았다.

콩나물 해장국에서 빠지면 안 될 새우젓...

그리고 그것이 나의 노스탤지어였다니...  

아, 참. 콩나물에는 아스파라긴이 많이 들어 숙취 해소와 피로 회복에 좋다나?

 

회원님들 재미있으라고 그때 라면에 얽힌 글을 다시 한 번 더 올려봅니다.

 

 

 

 

부에노 : 단 돈 500원에 행복한 하루 [39]
5320| 2007-05-22 추천 : 6| 조회 : 80020

 

남미 오래 살면 그저 그런(?) 음식 

 

 

단 돈 500원에 행복한 하루


살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을 겪으면서 웃고 울며 산다.

오늘은 부에노가 참 행복한 날이었다.

그런 기쁨을 같이 나누면 또 즐거운 일이기에 푼수 글을 적어 본다.

 

남미에 와서 하루도 고기를 빠뜨리고 식사를 해 본 적이 없다.

소가 됐든 돼지, 닭, 양 등등.

뭐 돈이 많아서가 아니고 먹을 게 그런 것밖에 없다.

 

아침에 혼자 밥 먹을 땐 된장국이나 김치찌개 하나 끓여 놓으면 일주일 아침 내내 그것만 먹는다. 그래도 얼마나 맛있다고. 김치는 맛있게 담아서 한 포기씩 썰어놓는데 이제 남미 음식에 길 들여졌는지 매워서 잘못 먹는다. 계란프라이 두 개 해서 밥하고 먹으면 참 꿀 맛이다.

어쩌다가 육개장을 한 솥 끓여놓고 한 이틀 먹으면 어느새 빈 냄비만 남는다. 안또니오하고 식구들이 나 없을 때 다 먹어버린다. 맛있는 것은 알아가지고.

 

몇 달 전부터 라면이 무척 먹고 싶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처럼 한국 식품가게가 있는 것도 아니고.

눈만 뜨면 파마한 노란 면발이 삼삼하게 떠오르는데 어찌해 볼 재간이 있어야지.

다른 음식은 하나도 먹고 싶은 게 없는데 오직 라면만 생각난다.

앉으나 서나 라면 생각!

눈 뜨면 사라졌다가 눈 감으면 떠오르는 라면.

 

오늘 우연히 중국 교포를 만나 이야기 끝에 라면 3개를 얻었다.

바닥에 떨어진 부스러기 하나도 아까워서 후후 불어서 냄비에 넣었다.

그리고 닭 알 한 마리 깨서 집어넣고.

하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라면을 먹는데 이리도 행복할 줄이야.

이 순간 남희 씨가 라면 뺏어 먹으러 오면 나눠 먹어야 할까, 모르는 척 해도 될까?

비록 유효기간이 한참 지난 라면이었지만.

 

글쓴이에게는 아직도 두 번의 행복이 남아 있어 생각만 해도 기쁘다.

 

 

 



 
락키 남미갈때 신라면 한박스 떨어뜨려야 겠네요~ㅎㅎ 05-22
남비야 저도 이집트 살 때, 출장 온 사람이 가져온 싱싱한 라면을 삶아 먹고, 국물은 남겼다가 또 밥 말아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쫄깃한 면발이 어찌나 싱싱하던지! 05-22
Paulo 갑자기 라면이 먹고십네. 05-22
이반코 으매~ 아사도 푸짐허네. 아사도,바씨오,모�하,초리쏘,모르씨쟈,리뇬,친출린,뽀죠,레촌... 살사 치미추리, 살사 끄리오쟈, 살사 쁘로벤살... 빤에 껴먹는 초리빤 일단 하나 먹고 바씨오로 입맛 다시고 본격적으로 아사도 뜯기~ 엔살라다준비하시고~ 05-22
이반코 갈 때 신라면 한박스 둘러매고 가야겠네요. 찾아뵈면 신라면박스에 아브라소 (Abrazo)하시려나? 신라면, 너구리, 안성탕면, 짜파게티... 좋아하시는 거 말씀하세요. 05-22
momo0506 Nazareth 가 행복한 하루를 열어 주네요.I don't want to go on without you 라는 노래도 아주 좋답니다. 그 행복감 계속 이어 가십시오. 05-22
pana 유효기간 지난 라면~ 이라 그거 안 먹어본 사람은 참맛을 모를껍니다. 예전에 볼리비아 고차밤바 해발2200m도시에서 숨겨놓은 라면1봉지 찾아서 뜯어보니 면에 곰팡이가 피어서 물로 께끗이 씻은다음 냄새제거용 된장 살짝 넣은다음 끓였죠. 헌대 고도가 05-22
pana 높아서 물이 약70~80도에서 꿇으니까 라면이 약간 퉁퉁 불지뭡니까 설익기도 하고 그래도 라면 맛은 기가막히게 좋았던 기억.... 05-22
saci 거봐요,,,, 이런 글이 touching 이라고...블로그에 박아 두시려든 글 가져왔군.... 음악 죽이고.... 라면 국물에 눈물을 떨여뜨려보지 못한 사람은 인생을 모른다...하하하.. 라면 국물에 얼마나 많은 사연과 기억이 있는 지... 내 식구들은 내가 잘 안해줘서 05-22
saci 그런지..라면이 뭐 특별한 음식으로 안다....근데...그것도 꼭 한국수퍼에서 파는 한국에서 만든 거라야한다... 맛은 알아가지고..유럽 한국 공장 라면이나..타이나, 일본 라면 등은 안먹는다...(우...훨씬 싼데..)....근데..나도 라면 먹고 싶네..... 05-22
saci 부에노님....세계엔 메인에 떴네....다음 운영자와 나와 가슴이 통했네요... 05-22
부에노 애고... 숨어 있을 지도 모르는 글이었는디... 감사... ^^ 삭제 05-22
smap 저 오늘 점심 때 라면 끓여먹었는데.. 근데 파나님은 그 라면 드시고도 괜찮으셨어요? 05-22
saci 이반코님은 저게 다 달라보이나요..? 난 고기와 토마토로밖에 안보이는 데...참 이름도 많네.... 이름 외우는 것만도 힘들겠어요..나에겐...부럽네요.... 05-22
라스까사스 부에노님, 저도 그 심정 압니다. 미국 플로리다에 한국사람 한명도 없는 어느 고등학교 기숙사 생활 할때, 한국 또는 일본 라면은 생각도 못하고 미국 수퍼에서 파는 맛없는 라면 사다가 기숙사 방의 화장실 물을 받아 끓여 룸메이트 친구와 함께 먹었을때 05-22
라스까사스 땀을 뻘뻘 흘려가며 먹었던 그 맛, 평생 기억됩니다. 아마 pana님이 맛보셨던 그 맛일까? 부에노님, 삶의 진솔함이 팍팍 전달되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물론부에노님의 항해일지 역시 캡입니다만...^^) 이반코님,제 아내는 미국서 자란사람이지만 아사도 맛 05-22
라스까사스 한번 보더니 지금은 애들과 더불어 아사도 왕 팬입니다. 또 알젠틴 친구들에게 recipe 받아 치미추리 아주 잘 만듭니다, 알젠틴을 한번도 가보지 못한 사람이. 저도 지금은 라면보단 저 위에 아사도에 더 눈길이 가는군요.^^* 05-22
지성 외국에선 뭐든지 구하기 어렵고 비싸고 넘넘 먹고잡고... 라면에 얽힌 부에노님의 사연은 이민자라면 누구나 �아오는 메딘 코리아져 ... 500원의 행복한 하루 ...그맛에 하루일과도 술술풀리셨을듯 합니다^^* 파이팅 부에노 부에노!!!! 05-22
부에노 여러분의 진심어린 덧글에 손수건을 꺼냅니다. 감사합니다. ㅜㅜ 삭제 05-22
바다 움....항상 여러분들이 부러웠는데 오늘은 아니네요. 손만 뻗으면 라면이 잡히니...^^; 그런데 요즘 라면은 보통 700원 정도로 올랐어요. 1000원 넘기는 것도 있구... 05-22
poison 그런데 여기는 없는게 없는데...라면 종류도 엄청 다양하고...언제인가 오뚜기 식품점 에서 유통기한 지났다고 무료로 라면 나눠주기도 했었는데...컨테이너가 너무 늦게 도착했다나 뭐라나... 그리고 보면 브라질 사는 거 다행이다.^^ 별별거 다 있거들랑요.^ 05-22
김정식 부에노님 우루과이 사시나요? 저는 예전에 뱃일하시는 분들한테 라면 얻어먹었었는데..그리고 거 중국집 하나 있잖아요..센뜨로에 아줌마하고 아저씨하고 딸 한명 있고 북경인가? 거기 중국음식으로 한국음식 향수를 달랬었는데요 ㅋㅋ 05-22
한국인 브라질 한인들은 참 넉넉한가 봅니다. 파라과이도 그러려나.. 아닐거야. 사람 입이 참 간사한 거라... 난 매일 라면만 먹어요. 고기는 무서워서 못 먹어요. 한우는 넘 비싸고, 미국은 프레온이 무섭고.... 05-22
한국인 부에노님... 라면은 건강이 좋지 않대요. 삼양, 농심, 오뚜기.. 이 놈들 튀긴데 또 튀기고... 식물성쓰라면 동물성과 섞어 쓰고.. 비싸기는. 농심주가가 제품에 비해서 가장 비쌉니다. 하도 남겨서.... 라면 먹지 마세요, 연세도 있는데 05-22
한국인 하기야, 고기도 좋지는 않지만... 아사도도 채소류에 싸 먹기도 하나요 ? 05-22
한국인 잠깐, 라면이 무지 싸네요. 한국도 7~800원. 좀 비싼건 1,500원도 하는디.. 무지 오래전 이야기인지요 ? 05-22
대륙횡단 ^^ 이런 .. 신라면 깨먹으면서 글 읽다보니 라면이야기네요. 우루과이 가게 되면 밥값을 돈대신 라면으로 드려야겠네요 05-23
루니유니 한국에서 3년을 살고 현재는 엘에이에서 일하는 제 코스타리카 친구가 지난 주말에 과테에 놀러와서는 술먹고 젤 먼저 찾는게 라면이더군요. 신라면 두 개에 계란 하나 깨넣고 끓여서 넷이서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요. 05-23
알젠의 봄 부에노님은 옛 기억을 끄집어 내는 데는 일가견이 있나봐요..한 일년을 거의 주식으로 먹을때가...친구들하고 어릴적 솥째 끓여 먹으며 젓가락 쌈하던 시절이...아~옛날 이여.. 05-23
별지면-내리는비 라면 먹고 싶네요 ...웰빙 열풍으로 라면 안먹어본지가 ...그래두 라면이 젤 맛있어요 작년에 한국에서 틈새 라면이 맛있다고 소문 나서 틈새라면 구해서 먹어보았어요 찐짜 맛있더군요 ...부에노님 틈새 라면도 먹고 싶죠? 헤헤헤 (염장질) 05-23
지심행 부에노님 진작 알았더라면 공수 하고 올것을...그라시엘라님에게 고추장 .라면(신라면) 깻잎 햇반 .미역, 다 주고 왔는데...ㅎㅎ 뺏어다 드세요 05-23
David 500원에 행복을 사다니...라면이 유효기간이 지나고 냄새나고 곰팡이가 좀 끼면 어떻습니까? 노스텔지아를 채워준다면 그것은 지상 최고의 만찬이 되겠지요. ^^* 잘봤습니다. 05-23
부에노 그래유, 맞어유... David 님, 지상 최고의 만찬... 아무 것도 부럽지 않은 무념무상... 그라시엘라 님하고 산후안에서 라면 세 박스 조졌시유, 지심행 누나... 하하하. 인천 공항에서 비닐 테이프로 둘둘 만 라면 세 박스...  삭제 05-23
한국인 와들 나가 사시면서 이런 불량식품을 그리워들 하시는지... 아사돈가 그런거 먹어요. 라면 먹으려 고향들 그리워 하지 마시고... 부모형제들께 전화라도 하세요들. 라면 불량식품 이라고요. 내가 먹고 살아서 아는데.... 참 남미분들은 라면에도 우는데. 05-23
한국인 난, 이민을 가게되면 뭘로 울며 살지... 부에노님 라면에 정신 잃지 마세요. 05-23
꼬마아인슈타인 여기 덧글은 참 훈훈하네요^^ 전 외국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 하지만 잠깐 여행가서 먹었던.. 친구가 끓여준 라면을 생각하니 실감이 나요^^ 비록 부에노님을 모르지만 혹시 남미 가게 되면 찾아가서 라면 한봉지(5개들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들어 요.^^ 05-23
마떠르 동감동감 05-24
유공 저도 외국에 2주간 있으면서도 라면이 어찌나 그립던지.. 그나마 한국라면은 없고 중국라면을 사먹었는데 그것도 감지덕지 더군요!^^ 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