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학생의 캄보디아 폭소 유학기 y Color of night, Lauren Christy
왕립 쁘놈뻰 대학 전경
어느 여학생의 캄보디아 폭소 유학기
수업 끝나고 캄보디아 친구 몇 명과 모앋 뚠레에 놀러갔다가 공기놀이를 가르쳐준다고 시범을 보였더니 모두 쓰러졌다.
중국 기예단보다 더 신기한 손놀림이라며 다들 가르쳐달라고 열광하였다.
친구들이 놀러왔을 때 주방에 있던 쿠쿠 전기밥솥을 보고 완존 거품물고 쓰러졌다.
그 애들은 개스렌지에 지켜서서 냄비에다 늘 푸석푸석한 밥을 지어 먹는데, 취사 눌러놓고 TV 보며 인터넷 왔다갔다하면서 볼 일 다보고나니 밥이 다 된 걸 보고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왔냐며 거품물고 떡실신했다.
문화가 다르니까 신기한 게 많은가 봐요. ^^
특히 한글 보고 신기해 하던데요.
홋 <--- 이 글자 보고 모자 쓴 사람 같다며 쓰러지던 친구들도 있었어요. ㅋㅋㅋ
방학 때 서울 우리 집에 놀러왔던 친구들이 인터넷 속도 엄청 빠르다고 혀를 찼다.
지네 나라 이읃이읃과 비교할 수 없다나~
그리고 짜장면 시켰더니 10분도 안 돼 배달돼고, 다 먹은 그릇을 문 밖에 내놓으니까 여기가 빠라다이스라며 게거품물고 실신하였다.
한번은 구내 식당에서 구운 김에 밥을 싸먹는데 크마에 두 명이 그 끄러다 크마으가 뭐냐며 비아냥거리길래 입 닥치고 먹어보라고 김에 밥 싸서 줬더니 거의 중독됐다.
엉꼬 비어 안주로 김을 주니 결국 그날 두 달은 먹었을 아까운 내 김, 다 동나버렸다.
크마에 친구들이 김치라는 음식을 알아 갈 무렵, 피자와 햄버거에 질린 내가 집에서 김치 부침개를 하고 있었다.
친구들이 나한테 좀비처럼 쳐들어왔다가 한국식 피자라고 먹어보라니까 처음엔 색깔이 이상한지 반신반의하다가 부침개 끝부분 바삭한 부분을 먹다가 눈물 흘리며 '츠, 층안 멘뗀~'이라 절규하고 나를 메 쫑퍼으 꼬레로 추대했다.
정말 크마에 친구네 집 모임에서 음식을 하게되었는데 떡볶이, 김치 부침개, 고추장 양념 삼겹살같은 걸 만들었더니 그날 친구의 친구까지 불러와서 내가 만든 음식 먹이고...
처음에 대여섯 명이 시작한 파티가 고짓말 조금 보태서 한 오십 명인가 왔을라나...
재료는 지들이 계속 사다주겠다며 눈물을 흘리며 접시바닥까지 다 핧아먹었다.
아마 친한 친구 다 데려왔을 듯...
한번은 프싸 리어뜨라이에 놀러갔다가 풍선 터트리기 게임장을 발견했다.
우연인지 뭔지 그날 인형을 상으로 받으니까 '어떻게 그렇게 화살을 잘 던지냐?' 하길래 내 친구들은 다 기본이라고 말하니까 떡실신했다.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온 한국인 학생이 요리도 잘하고 화살던지기 선수라고 거품물고 쓰러졌다.
얼마전에는 달고나를 만들어본 적이 있다.
이미 소개했듯 난 여기서 신비한 메 쫑퍼으 꼬레였기에 내가 만드는 음식은 일단 닥치고 먹어보자는 식의 친구들에게 과감히 달고나라는 새로운 문화를 넌지시 건네보았다.
당연히 떡실신.
얼마 뒤 친구집에 놀러갔더니 국자마다 새카만 걸 보고 혼자 피식 웃었다.
같은 과에 타이에서 유학온 친구가 있다.
매운 음식은 자기네가 최고라며 톰양쿵 어쩌구저쩌구 하길래 난 그냥 집에서 신라면 끓였다.
갈색 크마에들도 울고...
타이 가시나도 울었다.
내가 이 나라 대중 교통인 뚝뚝에서 화장을 했단다.
덜컹거리는 뚝뚝에서 립스틱을 정확히 바르는 것을 보고 여자애들 떡실신.
아이라인 그리는 거 보고 거품 물고 찬양했다.
가르쳐달라고 안달했다.
내가 평소 운동을 좋아하지만 키가 작은 편이라 얘들한테는 항상 역부족이었다.
결국에 생각해낸 것이 군대 갔다온 오빠들한테 배운 족구!
얼핏 보면 간단할 것 같은 족구에 몇 가지 기술을 선보이니 거품물고 달려들어 너도 나도 장래 희망이 족구 선수가 됐다.
지금은 내가 다니는 왕립 쁘놈뻰 대학에 족구 리그까지 생겨 내가 선수 겸 총감독이 되었다.
아직도 그 애들은 나를 족구의 여신으로 안다.
나는 캄보디아 와서 어느새 죄송하게 생긴 꼬맹이 한국 여학생이 아닌 하느님과 동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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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 of night, Lauren Chris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