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 스톤 신혼 때 얽힌 꽁초 이야기 y Love story, Nana Mouskouri
웃어서 아름다운 푸켓 아가씨
샤로니의 신혼 일기
한참 깨가 쏟아진다는 신혼 때였다.
시집 와 보니 뭐가 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하루는 남편이 퇴근하고 거실에서 TV를 켜고 앉았다.
나는 저녁 준비하느라 예쁜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서 허둥거리고 있었다.
결혼하기 전에는 나 혼자 있을 땐 땟거리를 대충 때웠고, 신랑과 데이트할 땐 내가 하자는 대로 다 하더니 이젠 뭔가 달라져도 한참 달라진 것 같다.
암튼 찌게에 반찬 두어 가지 만드는 것도 내겐 일이었다.
연애할 땐 암 것이나 잘 먹더니, 이젠 주면 주는 대로 안 처 드시고 엄마 맛이 어떻고, 뭔가 2프로가 부족하다느니, 국은 뜨거운 맛에, 반찬은 싱싱한 맛에 먹는다나...
열심히 음식 간을 보고 있는 샤로니를 남편이 거실에서 부른다.
'넹~' 이라고 대답하고 물찬 돼, 아니 제비같이 거실로 갔더니 신랑이 인상을 쓰고 나를 째려본다.
영문을 몰라 눈만 크게 뜨고 쳐다보고 있으니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재털이를 쳐다보며 말했다.
"아니, 언 놈이 당신 혼자 있는 집에 나도 모르게 왔다 간거야?"
"어떤 놈이라니, 아무도 안 왔는뎅..."
"바른대로 말하라우, 재털이에 잡초나 피우는 아리아리한 에쎄하며 마당쇠나 피우는 두꺼운 말볼 담배 꽁초가 왜 여기 있냐 말이지?"
"여기 와 이런 게 있지...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다 치워놓았는뎅..."
짱짱이 님은 눈에 불을 켜고 긴 장미 담배를 입에 물었다.
나는 할 말이 없어 눈물만 그렁그렁하다가 속이 터져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마침 앞집 해영이 엄마 미래미시가 장을 보고 들어오다가 내 눈에 비친 이슬을 보고 깜짝 놀라며 왜 그러냐고 물었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더니 내 두 손을 부여잡고 미안해서 어쩌냐며 '우리 해영이가 아파트 계단에 떨어진 담배꽁초는 죄다 줏어서 재털이에 버리는데 아까 놀러왔다가 새댁 재털이에 버린 모양이야.'라고 말했다.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었다.
그러더니 부리나케 해영이를 데리고 우리 집에 와서 꽁초의 전말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그 뒤 짱짱이 님은 내가 남쪽나라 칼라파테에 사이다가 둥둥 떠다닌다고 해도, 야고보의 원 고향은 팔레스타인이나 안산이 아니고 뻬루라고 해도 다 믿는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