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이야기

짱순이 사랑의 힘 y Power of love 스페인어 버전

부에노(조운엽) 2013. 10. 12. 21:52

 

 

 

 

짱순이 사랑의 힘

 

 

나뭇잎 떨어지는 가을이 돌아와 더 쓸쓸해진 남영동 옥탑방에 새 손님이 들어왔다.

옆집 살던 경심이 언니가 지방으로 이사 가신다고, 키우던 강아지를 맡기고 떠났다.

근데 이름도 욱겨.

짱순이가 머래... ^^

 

장 보고 들어오신 지심행 마나님이 울상이 됐다.

짱순이는 구엽지만 개와 함께 사는데 갖가지 불편한 것이 겁이 나서였다.

누구 갖다 줄 데 없느냐고 의논해봤지만 부에노 말고 마땅히 떠오르는 데가 없었다.

근데 그 인간이 개 껍딱을 좋아하는데...

눈치 빠른 짱순이는 자기를 반기지 않는 것을 알고 풀이 죽어가꼬 구석에 꼬랑지를 내리고 쭈그려 엎어져서 옛 주인 경심이 아짐을 그리워하는 거 같았다.

 

 

 

 

학교 갔다 온 샤로니 온냐가 집에 들어오더니 짱순이를 보고, '꺄오~~~!' 하며 옥탑방이 떠나가도록 완존 호들갑을 떨면서 좋아한다.

물고 빨고 같이 정신없이 놀더니 목욕시킨다고 욕실로 안고 갔다. 

짱짱이 님과 지심행 님은 서로 쳐다봤지만 할 말이 없었다.

 

목욕시키고 드라이어로 말리고 부산을 떨던 샤로니 온냐는 '아빠! 짱순이 염색시켜도 될까? 좋지? 좋지?'라고 묻는다.

울상이 되어 서로 눈치만 보던 두 부부는 샤로니 따님이 저리 좋아하니 울며 겨자 묵기로 고개만 끄떡였다.

"그럼 돈 조, 돈! 나 나갔다 올게~~~."

 

샤로니 온냐가 학교에서는 학도 호국단 연대장이라든가 군기반장을 하며 한 조신한다는데 짱순이를 보더니 갑자기 맛이 가 버린 것 같다. 

"쌩~~~ 쌔앵~~~."

짱순이를 안고 볼써 옥탑방에서 사라졌다.

 

 

 

 

긴 털을 예쁘게 깎고, 모리와 꼬리에 보라색으로 멋지게 염색한 짱순이가 든든한 원군 샤로니 온냐를 만나자 일약 변신하야 대 활약이 시작됐다.

외출 나갔다 돌아오는 가족들에 짱순이가 온몸으로 반기는 것이었다.

뒷발로 서서 꼬리를 흔들고 앞발을 흔들며 얼마나 반갑게 짖는지 보는 이마다 감동할 지경이었다.

특히 껍딱 좋아하시는 짱짱이 형님이 나갔다 들어오시면 무쟈게 오래 반기는 통에 미오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반갑고 기특하다고 안아줄 정도가 되었다. 

지심행 님도 짱순이의 눈물겹도록 뜨거운 세레모니에 감동되어 난생처음으로 강아지에게 정을 느낄 수 있었다나.

 

 

 

이쁜 샤론 스톤도 멍띠 ^^

 

 

동네에서는 어쩌고?

짱순이가 마실 나왔다 하면 동네 꼬마, 아짐들이 빙 둘러서서 이쁘다고 부러워 죽으려고 하는 눈치였다.

그럼 짱순이는 어느새 새침데기가 되어 콧대를 높이 세우고 세계적인 톱스타 샤론 스톤이 된다.

헉~~~ 짱론 순톤... ^^

 

그런데 멍들이 왜 그리 주인을 따르는지 아시는가?

주인이 이뽀서가 아니고, 본능으로 자기 먹이를 주는 주인을 따르거나 보호하지 않으면 자기가 굶어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아서 그런단다.

 

그리고 밖에 나갔다 들어오는 식구들에게 세레모니하는 시간이 다 다르다.

자기를 이뽀하고 아무리 매일 먹이를 주는 주인이라고 더 흔드는 게 아니다.

철저히 동물 본능으로 서열 위주다.

짱짱이 형님께 30초 동안 세레모니했다면, 지심행 누나께는 25초, 애지중지 이뽀하고 밥 주며 키우는 샤로니 온냐에게는 섭하시겠지만 20초 정도 할애한다.

미심쩍으면 개 키우면서 잘 지켜보시라, 맞나 틀리나. ^^

 

 

 

 

중국 출장 간 아리 형이 일 마치고 귀국하여 옥탑방에 돌아오자 눈치 빠른 짱순이가 얼른 또 열광적인 세레모니를 했다.

평소 보랏빛을 좋아하던 아리 형이 짱순이의 멋진 헤어 스탈과 반기는 모습에 또 감동 묵어 얼른 안아주었다.

"이 강쥐 어디서 났대?"

"응, 옆집 경심이 아짐이 이사 가시면서 주고 가셨대."

샤로니 온냐가 대답하자, 아리 형은 짱순이가 넘 구여워 죽겠다는 듯이 '뽀오~~~'도 하고 머리도 쓰다듬어주며 이름을 물었다.

 

"응, 짱순이야."

샤로니 온냐 대답에 눈이 동그래진 아리 형이 말했다.

"아니, 짱순이가 머야? 지가 무신 대단한 짱짱이라고...? 아니 이쁜 이름 많잖아. 메리라든지 쫑... 우리 말로 개똥이도 있고... 아니 개똥이는 좀 그렇고, 미미라든지..." ^^

 

 

 

 

 

 Si tú eres mi hombre y yo tu mujer, Angela Carra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