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자 복싱 밴텀급 타이틀 매치 ^(^
타이틀을 세 개나 갖고 있는 세계 밴텀급 챔피언 안졸리니 졸리니 에쎄 선수
세계 여자 복싱 밴텀급 타이틀 매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세계 여자 복싱 연맹 밴텀급 타이틀 매치가 벌어질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 특설 링입니다. 저는 시애틀 포스트 맨 아나운서 권종상입니다. 여러분들을 자주 뵙게 되어 기쁩니다. 해설은 사전오기의 주인공이자 한국 복서로서는 처음으로 세 체급 세계 챔피언을 지낸 씨엘로 님이 해주시겠습니다."
권종상 아나운서와 씨엘로 님이 TV 앞에서 조신하게 인사를 했다.
방디 살을 빼려고 복싱을 시작한 샤로니 온냐
"챔피언 안졸리니 졸리니 에쎄 선수는 전 세계 복싱 다섯 체급을 석권했던 전설의 복서 슈가 레이 프랭클린 선수의 외동딸로서 아마추어 때 이미 전미 챔피언을 지냈고, 프로로 전향해서도 승승장구, 13번을 싸워 모두 KO로 이기고 이번이 세계 밴텀급 삼 차 방어전입니다. 그리고 도전자 우리의 샤로니 선수는 방디 살을 빼려고 복싱에 입문해 훈련중 그 천재성을 발견한 전 세계 베이비급 챔피언 짱짱이 님을 만나 한국과 동양 챔피언 홀더가 되어 아시아에서는 더 이상 적수가 없어 세계 무대를 노크하게 되었습니다. 씨엘로 님, 샤로니 선수에 대해 팬들을 위해 복싱 입문 과정이라든지 여러 에피소드를 소개해주시죠?"
권종상 아나운서의 차분한 멘트에 이어 씨엘로 전 세계 챔피언이 마이크 앞에서 걸걸한 목소리로 해설을 시작했다.
샤로니 온냐의 멋진 포스
"네, 권종상 아나운서님이 말씀하신대로 샤로니 선수는 방디 살을 빼려고 복싱을 시작해서 두 달만에 서울 대표로 전국체전에 참가했습니다. 인천에서 벌어진 첫 게임에서 재수 없게도... 국가 대표 12년차 맑은공기 님을 만났습니다. 원래 운동을 많이 했던 샤로니 선수는 아웃 복싱으로 일관하여 다운을 당하고도 판정까지 갔었지요."
카운터 펀치를 맞고 다운 당하는 선수
다운 당할 때 느끼는 기분은 아프다기 보다 아리아리하고 몽롱한 황홀경이라고 한다.
"아, 네. 무슨 운동을 많이 했지요?"
"네, 태권도도 조금 하고, 숨쉬기 운동이라든지 고운 말하기 운동 그리고 새마을 운동 등 많은 운동을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 네. 좀 썰렁하군요. 그래도 복싱 입문 두 달만의 첫 경기에서 대선배를 만나 판정까지 끌고 간 것은 대단한 일이었겠네요?"
권종상 아나운서가 세미 파이널 경기의 열기에 후끈 달아오른 링의 마이크 앞에서 얼마 남지 않은 머리의 땀을 손수건으로 닦으며 말했다.
첫 시합에서 대선배 맑은공기 선수의 카운터 펀치를 맞고 기절했던 샤로니 선수
"네, 그리고 다이어트를 위해 운동을 계속하던 샤로니 선수는 전국체전 서울 예선에 다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자 선수들의 저변이 많이 약하지 않습니까?"
"네, 그렇죠."
이어 씨엘로 님의 말이 계속 됐다.
"네, 샤로니 선수는 서울시 예선전을 다 KO승으로 장식하고, 이번엔 대구 전국체전에 참가했죠. 그런데 아마추어 시합 첫 패배를 안겨준 경남 대표, 맑은공기 선배와 또 일차전에서 붙었죠. 또 판정패. 그런데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전 세계 베이비급 챔피언 짱짱이 님이 대성 가능성을 보고 스카웃을 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기라성 같은 월드 클래스 챔피언 감들인 김광선, 돌주먹 문성길, 김기택 선수들과 같이 한솥밥을 먹으면서 훈련을 했습니다."
보는 사람은 재미있는(?) 격렬한 복싱 경기
"아. 네. 다들 올림픽 메달리스트에 세계 챔피언을 지낸 선수들이군요."
"네, 훈련할 때 짱짱이 감독님의 유명한 일화가 있죠. 선수 전부를 운동장에 불러 세우고 첫 훈련에 참석한 샤로니 선수에게 짱짱이 감독님이 '너도 선수냐...?' 했다죠? 마치 '여자보고 너도 여자냐...?' 하는말과 같이요. 그리곤 딥다 뺑뺑이를 돌렸답니다. 오늘은 첫 날이니까 몸풀기로 가볍게 400미터 트랙 세 바퀴 돌고 나서... 20바퀴만 더 돈다 하고는... 아, 잠깐 죄송합니다. 물 한 잔 마시고요."
신나게 이야기하던 씨엘로 님은 목이 타는지 냉수를 한 잔 벌컥 들이키고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9.2km가 가벼운 운동이래요. 하하하~ 그런데 샤로니 선수는 오기로 버텼답니다. 보통 여자 선수들은 서너 바퀴 정도 따라 뛰면 다른 선수들 뛸 동안에 걸어 다닌답니다. 그런데 다 따라 뛰고 마지막 스퍼트에서 무려 9명을 제끼고 24명 중 7등... 정말 대단했죠. 남자 선수들에게 안 지려고 오기로 버텨, 믿지 못할 일이 생긴 것이죠. 그것을 보고는 짱짱이 감독님이 코치들에게 함구령을 내리고 더 죽이라고 지시했답니다. 그래서 샤로니 선수가 요즘 박지성 축구 선수 보다 심폐기능이 더 뛰어날 정도로 체력이 대단하답니다. 사실 한국 선수들이 서양 선수들에 비하면 체력도 많이 약하고 선천적으로 팔 다리가 짧지 않습니까? 그런 단점을 평일 400미터 구보 3바퀴에 30바퀴 전력 질주를 하는 등 훈련으로 극복한 거죠."
"아, 네. 정말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입니다. 그 다음에는요?"
훈련을 많이 한 선수는 늘 여유만만하다
"네, 아마추어로서 기량을 더 닦아야 하기에 훈련한지 한 달만에 전국 대회에서 우승 경력이 없는 선수들만 하는시합에 출전했습니다. 뭐, 당연히 우승했죠. 체력이 남아도는데... 그리고 훈련한지 43일만에 두 번의 패배를 안겨준 대선배 맑은공기 님과 시합해서 이겼어요. 훈련중 허리를 다쳐 한 팔로만 싸워서요. 그것도 상대 선수를 레스링 경기에서나 볼 수 있는 링 밖으로 떨어뜨리고 말입니다."
시합에 이기고 기뻐하는 선수
계속됩니다.
이 글은 88올림픽에서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헤비급 은메달 리스트 P 형의 실화를 각색한 겁니다.
그때 금메달을 딴 상대선수는 세계 헤비급 WBO 챔피언을 지냈지요.
P 형이 지금 업무차 라틴에 계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