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 호랑이 야고보 님의 굴욕 y More than I can say, Leo Sayer
저기 어디 그 옥탑방
평촌 호랑이 고보 형님의 굴욕 ^(^
지난겨울 어느 날 고보 형님과 평촌 어디 옥탑방에 살 때 이야기다.
옥탑방이라는 곳이 건물 옥상에 덩그러니 있어서 겨울에 시원하고 여름에 따뜻한 곳이다.
그렇지만 주위를 내려다보고 자연의 변화를 얼른 알 수 있어서 좋다.
바람 불고, 해가 뜨고, 비나 눈이 오고 그리고 노을 지며 달이 뜨는 모습을 다락방에서는 어찌 알 수 있겠나.
젊은 고보 님의 포효
고보 형님은 이 미터가 안 되는 키에 덩치만 큰 게 아니고 목소리도 크고 한 성질 한다.
오죽하면 형수님이 고보 형 큰 목소리만 들리면 쌩~하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겠나.
평촌에서 누가 싸우거나 어깨가 필요한 일이면 은근히 고보 님이 나서주길 바란다.
그리고 고보 형님이 눈 한번 부릅뜨면 웬만한 동네 건달들도 다 꼬리를 내리고 슬슬 기는 것을 여러 번 봤다.
반면 붸노는 150센티 조금 넘는 키에 맹구틱하게 생겨서 동네 꼬마들이 싸우는 것을 말려도 잘 듣지 않는다.
붸노 도령 ^^
어느 추운 겨울, 저녁에 개 껍딱 구워서 소주 한잔 묵고 일찍 잤다.
한밤중에 누군가 창문 밖에서 소리 나지 않게 문을 열려고 애를 쓰는 것이 느껴졌다.
고보 형님이 자는 내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쉿~ 붸노야, 도둑이다."
"고보 형, 나보고 우찌라고..."
"그럼 이 나이에 내가 나가리?"
고보 형님 옥탑방에는 값비싼 컴퓨터 주변기기가 엄청 많다.
아마 주위에 사는 젊은이가 그런 것을 노리고 한밤중에 몰래 온 모양이다.
지삼 행님도 아시다시피 나는 당시 허리를 다쳐서 끙끙대며 겨우 일어났다.
머리맡에 있는 야구방망이를 들고 방문을 열었다.
도둑이 인기척을 느꼈는지 갑자기 계단으로 후다닥 뛰어 내려가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형수님 빛바랜 사진
소란하니까 4층에서 형수님이 올라왔다.
붸노가 야구방망이를 들고 꾸부정하게 서 있고, 밤새 온 눈에 발자국이 이리저리 나 있으니까 사태를 짐작하고 별일 없느냐고 물었다.
'뭐, 별일 없습니다.' 하고 형수님과 옥탑방 방문을 여니...
도둑 갔니? ㅜㅠ
야고보 대형님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발발 떨며 '도둑 잡았냐?'고 물었다.
More than I can say, Leo Say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