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세계 최빈국에 속하는 캄보디아의 현실

부에노(조운엽) 2016. 12. 7. 06:43






세계 최빈국 중 한 나라 캄보디아의 현실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이라 일컫는 경제 부흥이 일어나기 전 늘 세계 최빈국 중 한 나라에 꼽혔고, 먹고 살기가 고달팠다.

6.25 전쟁 때 캄보디아가 우리나라를 도와준 나라 중 하나였다.

현재 세계 최빈국에 속하는 나라에는 아프리카 국가가 주를 이루고 아프가니스탄, 네팔, 아이티 등과 함께 캄보디아도 속해 있다.

크메르루주의 잔혹한 동족 학살을 겪은 캄보디아는 기아에 허덕이다가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수도 프놈펜에서조차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우리는 손 닦기도 망설여지는 깨끗하지 않은 항아리 물을 그냥 마시고, 일거리가 없는 많은 사람이 끼니를 거르고 길가에 종일 우두커니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2500, 2500, 2500……”
프놈펜 시내 곳곳에서 눈에 띄는 숫자다.

간판이나 광고용 배너에 큼지막하게 써 놓은 이 숫자는 큰길가뿐만 아니라 골목길 안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어서 무엇을 파는지 들어가 보니 자질구레한 장신구와 선물용품, 생활용품, 학용품, 의류, 아이디어 상품 등이 진열대에 빼곡히 진열되어 있다.

한국에서 흔히 보던  천냥숍같은 상점이다.

2,500리엘(한국 돈 700원 정도)로 가격이 매겨진 상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그보다 좀 비싸지만 거의 2달러가 넘지 않은 상품들로 구색을 갖춰 놓았다.

상품 대부분은 중국산이고 태국이나 베트남 상품이 섞여 있다.

캄보디아에서 만들어진 상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캄보디아는 아직 제조업이 매우 취약해서 사람들이 즐겨 쓰는 웬만한 공산품은 거의 외제다.

중국이나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 수입한 상품들을 사서 쓴다.

그래서 공산품 가격이 이들 국가보다 좀 비싼 편이다.

몇몇 채소나 과일을 빼고는 대부분 인근 국가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농산물 가격도 싸지 않다.

얼핏 보면 캄보디아 물가가 싼 것처럼 느껴지는데 그것은 주로 질이 낮은 상품들을 들여와 팔기 때문이다.

중대형 슈퍼마켓 같은 곳에 가 봐도 물건이 다양하지 않고 비교적 값싼 상품 위주로 진열되어 있다.

주택가 구멍가게는 더할 나위 없다.

싼 것을 찾는 사람이 많다 보니 2500 상점이 인기를 끄는 것 같다.

한 곳에 다양한 상품들이 모여 있어서 발품을 덜 팔아도 된다.







요즘 한국이나 일본의 세컨드 샵이 많이 생긴다.

한국에서 버린 헌 옷, 중고 생활용품이 여기서는 잘 팔린다.

잘 골라 사면 값싼 중국산보다 더 좋기 때문일 것이다.


저녁이 되면 몰려드는 손님들로 붐비는 식당들이 곳곳에 있다.

캄보디아식 비비큐 식당들이다.

수백 대의 오토바이들이 식당 주변에 빼곡히 주차되어 있고 별 치장도 없이 하늘만 가린 식당 안에는 주로 젊은이들로 북적댄다.

이런 식당에서는 쇠고기나 해물 등을 석쇠나 불판 위에 얹어 구워 먹는 비비큐 요리, 그리고 쇠고기와 채소 등을 넣고 끓여 먹는 샤부샤부 같은 것들이 인기를 끈다.

여럿이 영양 보충하면서 맥주 한잔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런 식당을 사람들이 즐겨 찾는 데는 만족스러운 가격대에 있다.

너덧 명이 맥주나 음료를 곁들여 배부르게 음식을 먹어도 일이십 불 정도 한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이런 식당들이 프놈펜 시내에 많이 늘어났다.

그렇지만 월 일이백 불 버는 대부분 공장 직원들은 가서 먹을 엄두를 못 낸다.  







그런데 요즘 프놈펜 시내에 고급스러운 매장과 식당, 술집 등도 조금씩 늘고 있다.

대형 슈퍼마켓이나 패션 의류점, 미용실, 중국식당, 패스트푸드 체인점, 카페, KTV(가라오께) 등이 그것이다.

대부분 캄보디아 일반인들이 쉽게 드나들 수 없는 곳이다.

소수의 캄보디아 부유층, 특권층과 외국인들이 주요 고객인데 손님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공장 직원들이 즐겨 쓰는 세제나 샴푸는 대부분 일회용이다.

큰 포장으로 사면 용량에 따른 단가가 훨씬 싸고 오래 쓸 텐데 대부분 일회용을 쓴다.

목돈이 나가기 때문이다.

아직도 하루 세끼 합쳐 일 달러 이하로 먹고사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급료의 반 정도는 시골집에 보내고, 나머지로 방세, 식비 내기에도 빠듯하니 다른 곳에 돈 쓸 여력이 별로 없다.

꼭 필요한 것은 소량으로 값싸게 사야 겨우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휴대폰이나 장신구를 전당포에 맡겨 돈을 빌려 쓰거나, 높은 이자의 사채를 써야 한다.

이런 게 캄보디아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