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 : 한국인이 주도한 산티아고 최고 우범지역 평화 시위행진 [66] | |
8937| 2007-12-17 | 추천 : 27| 조회 : 193795 |
천주교 국가에서 신부님의 위상이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죄인일지라도 초범이거나 죄가 경미할 경우에는 신부님이 변호사를 통해 판사에게 선처를 구하게 되면 감형을 받거나 훈방조치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칠레는 예전에는 국교가 천주교였고 지금도 비록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할지라도 그 영향이 많이 남아 있다.
그리고 칠레의 아주 험한 도시 빈민촌에 한국인 신부님 두 분이 선교사 생활을 하고 계신다고 들었다.
종교와는 무관한 부에노에게 그 신부님 중 한 분이 마을 행사에 촬영을 부탁했다.
DAUM 세계엔n 라틴방에 칠레 자선행사 화보를 올려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칠순이 가까운 안드레스 어르신을 알고 계신 것뿐만 아니라 간간히 칠레 사진을 찍어 올리고 있는 부에노도 평소에 귀동냥으로 알고 계셨나 보다.
아무튼 나는 뭔 행사인지도 모르고 따라나섰다.
평화를 위한 시위행진
행사가 치러진 동네는 남아메리카에서 치안이 비교적 양호하다고 알려진 칠레에서 지난 몇 년간 최고 우범지역으로 소문난 수도 산티아고의 라 삔따나라는 곳의 산또 토마스 동네이다.
작년에 총기 및 흉기에 의한 살인 사건으로 사망한 사람만도 13명.
올해는 경찰 세 명이 총과 흉기로 인해 중상을 입거나 죽었고 민간인 포함하여 약 이십여 명이 살해당했다고 한다.
물론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사건도 많다고 한다.
산또 토마스 동네에서 각종 범죄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칠레에서 총기 구입이 절차만 갖추면 합법적이고 아주 쉽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동네는 각종 마약이 도매와 소매로 거래되는 곳이라서 강력 범죄와 우발적인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고 한다.
그리하여 천주교, 개신교, 학교 그리고 지역주민들이 마음을 합해 평화 시위를 하기로 하고 당국의 허락을 받았다고 한다.
구청과 경찰서에서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방탄복을 입은 오토바이 경찰 세 명, 앰뷸런스, 소방차 그리고 통신 차량 등이 지원되었고, 비밀리에 취재하는 현지 방송국 기자들이 있었다고 한다.
현지 언론이 이 빈민지역을 촬영하게 되면 마피아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란다.
애고 그럼 나는???
한인 교인들이 정성껏 마련한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에 신부님과 같이 타고 현지에 도착하니 길가에 굴러다니는 짱돌하며, 깨진 유리창, 총알자국이 있는 건물 벽, 시멘트로 만든 경찰 방호벽, 도둑 때문에 창문이라고는 없는 수뻬르 메르까도(수퍼마켓),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다.
이 행사의 취지는 아이들이 동네에서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하자는 것과 범죄, 마약을 퇴치하여 평화로운 마을을 만들자는 것으로 그 중심에는 한국인들이 있었다.
무장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성당을 나와 평화 시위행진을 시작
이런 빈민촌의 미녀. 두 얼굴의 여인이련가?
경찰도 들어가기 꺼려하는 우범지역
길 곳곳에 총 맞아 죽은 이의 영혼을 달래는 추모비가 있다.
경찰도 긴장하여 조심조심...
맨 앞에서 사진 찍는이의 뒤통수가 무척 따가왔다.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 지 모르기에...
이 때가 오후 5시쯤. 시끄러운 소리에 자다가 깬 세뇰.
사진 찍을 때 웃어서 그렇지 안 웃는 얼굴에 충혈된 눈을 보면 누구라도 간담이 서늘할 걸...
이 역시 안 웃는 모습 보면 살벌하다 못해 무서웠어...
창문이라고는 없는 밀폐된 마트와 경찰 방호 시멘트 벽, 총알 자국
그리고 파헤쳐진 채 수 년간 방치되어 있는 도로가 긴장감을 더해주었다.
중남미를 일 년간 돌아보려고 여행 온 청년과 방탄복을 입고 있는 무장 경찰
이 행사의 주역인 요셉 신부님과 기념촬영
행사 지원 나온 앰뷸런스, 소방차 그리고 통신 차량
행사 전에 흥을 돋구기 위해 칠레 고유 의상과 춤을 선 보이고 있는 젊은이들
차량 통제를 하고 있는 무장 경찰
겁나는 우범지역을 들어가는 모습이 마치 놀러 가는 것 같아...
사진 찍는 이는 등에서 식은 땀이 나던데...
젊은이들은 신났어...
요셉 신부님 오른쪽은 칠레 카톨릭 대학 교수인 미국 신부님
평화를 원하는 참석자들의 기원이 담긴 핸드 프린팅
서로 얼굴에도 바르고 즐거워하는 모습
무대만 있으면 즉석 공연 행사를 한바탕...
Pan(빵)과 Bebida(음료수) 파는 곳 앞의 천사 같이 분장한 세뇨리따
선행 경찰이 멈추면 잠시 쉬어가고...
칠레 시인 Violeta Parra가 만들고 직접 부른 'Gracias a la vida'가 행사중 계속 울려 퍼졌다.
신부님이 관리하는 학교 앞에서도 한바탕 공연을...
구호품을 싣고 온 교민들과 행사 도우미 여학생들
술과 마약, 그리고 살인에 대한 퍼포먼스
이 행사를 주도한 한국인 신부님과 현지인 꼬마가 함께...
Gracias a la vida
Violeta Par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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