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와트의 전설과 진실
밀림 속에 우뚝 솟은 석조 건물과 그 사이를 꿰뚫고 자라는 나무들.
캄보디아 '앙코르 와트'의 역사가 다시 쓰이고 있다.
애초 이 사원은 앙코르 왕조의 전성기를 이룬 수리아바르만 2세가 자신의 사후를 위해 지은 브라만교 사원이다.
동서 1,500m, 남북 1,300m에 이르는 직사각형 모양으로 정면은 서쪽을 향하고 있다.
동양 문화의 상징으로 여겨지지만, 완벽한 복원은 힘든 상황이다.
또 나무가 건물 사이로 자라면서 곳곳이 붕괴 위험에 처해 있다.
최근 과학자들은 앙코르 와트가 외로운 사원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1861년 프랑스 박물학자가 이 사원을 발견한 이후 오랜 기간 연구를 통해 정립됐던 동남아시아 지역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하는 발견이다.
미국항공우주국과 호주 연구팀은 최첨단 항공 레이저 측량 기술로 앙코르 와트 인근을 하늘에서 내려다봤다.
앙코르 와트가 자리 잡은 밀림 지대는 빽빽한 나무 때문에 육안으로는 지형지물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하지만 레이저를 이용하면 밀림 바닥까지 꿰뚫어 보며 자연과 인간의 손길이 닿은 인공물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헬리콥터에서 지상으로 레이저를 쏜 뒤 돌아오는 거리와 모양, 세기 등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2012년 1차 레이저 측량에서 연구팀은 앙코르 와트가 메알레아, 코케르 등 과거 발견됐던 인근 도시들과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작년에 좀 더 범위를 확대해 2차 레이저 측량을 진행하자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를 주도한 호주 고고학자 데미안 에반스 박사는 지난 6월 국제학술지 '고고학 저널'에 '앙코르 와트 인근의 열대 밀림에 900~1,400년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되는 여러 개의 도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새롭게 발견된 도시와 사원의 크기는 현재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적의 규모로 당시 만 명 정도가 거주했다면, 현재의 천만 명 도시에 비견되는 수준이다.
특히 레이저 측량에서는 정교한 급수 시설과 다리 등 도시의 바탕을 이뤘던 주요 기간 시설의 흔적도 나타났다.
고고학자들은 이번 발견이 앙코르 와트 연구에 획기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예일대 고고학 교수인 마이클 코에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앙코르 와트에 누가 살았는지, 놀라운 문화가 어떻게 번성하며 유지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아직 우리는 제대로 알 수 없지만 이번 발견이 지난 백 년간 이룬 앙코르 와트에 대한 연구 중에 가장 훌륭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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