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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 a tue grand maman(누가 할머니를 죽였나), Michel Polnareff y 노래운동은 시대정신

부에노(조운엽) 2016. 5. 22. 08:54

 

 

칠레 군부 독재자 삐노쩨뜨

 

 

 

노래운동은 시대정신

 

 

 

칠레의 1970년대 상황과 우리나라의 80년대 상황의 성격은 달랐지만 쿠데타에 이은 오랜 군부독재를 경험했다는 유사한 정치사적인 이력을 갖고 있다.

삐노쩨뜨는 박정희를 제3세계 리더의 전형으로 삼고 수입 모델로 인정할 정도였으니 두 나라는 정치사적으로도 공유하는 모양이다.

 

군부 쿠데타 주역들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애국, 구국, 민주 따위로 포장하여 저항세력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죽였다.

특히 예술작품에 대한 몰이해와 작위적 검열은 정통성 없는 독재 권력의 공통점이었고, 노래운동에 있어서도 칠레와 한국은 시공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사성을 갖고 있다.

그것은 문화운동의 한 부분이었고 대학과 노동자가 연대하는 가운데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저항으로 이어졌다.

운동의 중심축은 대학가 운동권과 참여적인 예술인이었고, 이들이 노동자들의 파업 현장이나 집회에 참여해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음악적으로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이 많은 창작곡을 남겼다는 것이다.

아무리 실천성이 결부된 노래라고 해도 정작 음악성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지 못했다면 그 노래는 단순한 구호 정도에 머물고 말았을 것이다.

정규 음악교육을 받지 못했던 아마추어 대학 동아리에서 기성 대중가요를 극복하고 민족적 음률을 찾아 당대의 민중적 저서를 대변하는 노래를 만들었다는 것은 아마추어리즘으로서는 대단한 성과였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민중가요가 대중가요와 이분되어 존재했다.

결국 그것은 정신이나 메시지의 진보성에 비해 대중에게 스며들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빅또르 하라 추모 공연장

 

중남미의 누에바 깐시온이 시대의 정신을 대표하고 지금도 영향력을 끼치면서 살아남았고, 한국의 경우에는 대중성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결정적인 차이는 정권 창출로 인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 공식적인 음반 유통, 국경 없는 라틴 아메리카 가수들의 활동 등에 기인했다.

 

매년 칠레노 빅또르 하라의 추모공연이 열리고 누에바 깐시온 음악인들은 엠네스티 페스티발에 초청되고 있다.

그것은 과거 군부독재 시절 해외망명에 올랐던 가수와 연주인들이 자연스럽게 유럽 무대에 알려진 점도 있지만 라틴 아메리카 자체 연대의 축이 국경이 없다는 데 있다.

 

광주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5월의 노래'는 '임을 위한 행진곡'과 함께 80년대 대학가에서 가장 많이 부른 운동가이다.

'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라는 가사에 비장한 멜로디로 익숙한 이곡의 원곡은 프랑스의 유명한 샹송가수 미셸 폴라네프가 작사 작곡한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이다. 

 

 

 

Qui a tue grand maman, Michel Polnare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