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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premier pas(첫 발자국) Claude Ciari y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부에노(조운엽) 2016. 3. 28. 08:49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질긴 생명력을 가진 잡초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빤한 거짓말인 줄 서로 다 아는데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내 진심을 못 알아채고

계속 엉뚱한 소리를 하는 상대방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나를 이해해주길 바라면서

상대방을 이해 못하는 내가 나를 슬프게 한다.

 

부정적인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면서

세상이 자기편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스페인어 공부에 시간 할애를 많이 하지 않으면서

스페인어가 잘 안 된다고 말하는 내가 나를 슬프게 한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서

배 나왔다고 투덜대는 내가 나를 슬프게 한다.

 

이미 모두의 기억 속에 사라지고 없는 것을

지금도 연연하는 내 자신이 나를 슬프게 한다.

 

하지만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 어찌 이것뿐이랴.

앰블런스의 삐뽀 소리.

가난한 사람들의 꺼질 듯한 탄식.

거만한 사람.

도로에 흩어져 있는 차에 친 짐승의 잔해.

하염없이 내리는 비와 지붕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

휴일이 저무는 시간.

다 퇴근한 사무실에서 혼자 서류를 뒤적이는 노처녀의 가냘픈 손.

초승달 뜬 밤.

배고픈 새끼가 어미를 찾는 낑낑대는 소리.

굶주린 어린아이의 모습.

철창 안에서 움츠리고 있는 죄수의 창백한 얼굴.

떨어지는 낙엽.

이 모든 것 또한 우리 마음을 슬프게 하는 것들이다. 

 

 

 

 

Le premier pas(첫 발자국) Claude Ci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