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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cumparsita, Astor Piazzolla y 카이스트 그만 두고 반도네온에 푹 빠진 아가씨

부에노(조운엽) 2016. 5. 23. 06:49

 

 

 

 

땅고에 푹 빠진 게임음악 좋아하던 아가씨

 

 

 

반도네온은 연주하기 매우 까다로운 악기다.

일반 악기와 달리 음이 산발적으로 배치돼 있는데다 소리도 가운데 주름을 수축하거나 이완할 때가 다르다.

그래서 '악마의 악기'로 불리기도 한다.

"저를 가르친 선생님은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악기 4개를 한꺼번에 다룬다고 생각하라고 하더라고요."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 씨는 이같이 말하며 호쾌하게 웃었다.
그러나 반도네온은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려운 악기이기도 하다.

반도네온의 음울하면서도 독특한 음색은 음악팬의 귀를 사로잡는다.

고 씨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카이스트 재학 시절 인근 충남대에서 열린 빠블로 씨에글레르 트리오(Pablo Ziegler Trio)의 땅고 음악 연주를 듣고 반해버린 것이다.

빠블로는 '땅고 황제'로 불리는 아스또르 삐아졸라의 피아니스트로 활동한 연주자다.

 

 

 

 

 


"맨 앞줄에서 봤는데 반도네온을 연주하는 까스뜨로의 연주가 아주 좋은 거에요. 뭔

가 제 가슴을 찌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전에도 땅고 음악을 듣기는 했지만, 그날 공연 이후 본격적으로 반도네온과 땅고의 매력에 빠지게 됐죠."

생각해보면 그녀가 반도네온과 땅고에 빠지게 된 것은 우연은 아니다.

평소 좋아하던 게임 음악과 삐아졸라의 음악이 서로 코드 진행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가이낙스의 '그렌라간' 팬이다.

결국 그녀는 다니던 대학을 중간에 그만뒀다.

후회는 없다.

하고 싶은 것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르헨티나에 사는 이모에게 부탁해서 산 작은 반도네온으로 혼자 공부하기 시작했다.

2006년부터는 3개월에 한 번씩 일본으로 건너가 유명 반도네온 연주자인 코마츠 료타에 사사했다.

 

 

 


2009년에는 본고장인 아르헨티나로 유학 가서 에밀리오 발까르쎄 오르께스따 학교(La Orquesta Escuela del Tango Emilio Balcarce)에서 2년 정도 공부했다.

정부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이 학교는 땅고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무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한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다른 연주자의 좋은 연주에 서로 칭찬하고 기뻐해 줍니다. 경쟁이 아니라 느긋하고 자연스럽게 음악을 하는 거죠. 덕분에 연주 이상의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녀는 갑자기 유명인이 됐다.

싱어송라이터 정재형 씨와 인연으로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하며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아진 것이다.

방송 이후 공연과 방송 출연 요청이 급증해서 한 달에 20일 이상을 무대에 섰다.

하지만 그럴수록 연습을 충분히 하고 컨디션이 좋은 상태에서 연주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함께 커졌다.

그래서 지금은 공연 횟수를 줄일 생각이라고 했다.

그 대신 마음이 맞는 연주자들과 합주와 연습에 몰두하고 싶어한다.

조만간 그녀는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 씨 등과 함께 연주한 음반이 나올 예정이다.

 

 

 


"앞으로의 계획이요? 글쎄요, 제가 뭔가 목표를 정해놓고 움직이는 사람은 아니라서요. 음… 그냥 지금 제가 너무 하고 싶은 땅고 음악 연주를 재미있게 잘하고 싶은 게 목표에요. 그걸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요."

 

 

 

라 꿈빠르시따를 열연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라 까의 한 악단


Astor Piazzolla

 

아스또르 삐아졸라(Astor Piazzolla)의 반도네온 연주 모습


"내게 탱고는 발보다 귀를 위한 것이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아스또르 삐아졸라(Astor Piazzolla)는 궁핍한 경제공황 
시절,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이주했고 어린 시절 피아노와 반도네온을 배우면서 
음악가의 길을 걷는다. 
파리에서 클래식을 공부한 뒤 자신이 연주하는 반도네온을 주축으로 한 연주단
결성해 탱고에 일대 혁명을 불러 일으켰다.
리와 손, 허리의 움직임에서 벗어나 '귀'로 듣는 탱고의 시대를 연 것이다.
아스또르 삐아졸라는 1950년 대 중반 탱고의 변화를 일으킨 장본인이다. 
그는 아르헨티나 대중음악의 변혁을 일으키고 자신의 음악을 누에보 땅고
(Nuevo Tango), 뉴 탱고(New Tango)라 지칭했다.

 

 

Tango de Buenos Aires, Argentina

La cumparsita, 작곡 : Matos Rodrigues

1915년 경 우루과이의 마또스 로드리게스가 작곡한 곡으로

아르헨티나 속어로 가장행렬이라는 뜻이다.
전세계적으로 레코드만도 수백 종이 넘게 발매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