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forget to remember, Monika Martin y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부에노(조운엽) 2013. 1. 19. 09:00

  


 


 

버킷 리스트

 

 

TV에서 우연히 시한부 인생을 사는 남편과 그의 아내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난 TV와 별로 안 친해서 일하다가 눈이 아프거나 어깨가 결릴 때 머리를 식힐 겸 잠깐 볼 때가 있다.

거기서 남편이 이 영화 '버켓 리스트'를 검색하고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 몇 가지를 적는 것을 보고 나도 생각해봤다.

주인공처럼 얼마 후에 내가 죽을 거라고 생각하고 이튿날까지 고민해봐도 내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이 별로 잡히는 게 없다. 

아파봐야 아픈 사람을 이해하지 곧 죽을 거라고 생각만 해서야 절실한 것이 아닌데 별 답이 나올 게 없겠지.

그런 것 보면 난 누구처럼 정말 현재주의자인 모양이다.

과거에 대해 별로 연연해하지도 않고, 내일 일에 안달하는 것도 없고, 고저 오늘 할 일만 집중한다.

그리고 내 할 일도 바쁜데 현실에서 동떨어진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이라니...

 

어쨌든 나와 다른 걸 우습다거나 틀리다고 생각하는 일도 없지만 부럽다고 생각하는 일도 없다. 

난 꿈을 꾸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일관되게 하면서 살아왔다.

학창시절에 넓은 세상을 구경하고 싶어 몇 년을 준비해서 마도로스가 됐었고, 어렸을 때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여인의 목소리에 반해 그쪽 사람과 결혼할 거라고 노래 부르다가 현실이 됐었고, 배 타고 여수에 몇 번 가보고 그쪽 음식과 바다가 맘에 들어 거기 살고 싶다는 꿈대로 살아봤고, 살다 보니 힘이 빠졌을 때 다 놓아두고 남미 가서 살고 싶어 그렇게 했다.

그리고 지금도 꿈을 꾸고 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생각 때문에 다른 것들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 

 

지난 시절을 생각해보면 어떻게 지내던 시간은 흘러간다.

주위의 인연으로 인해 어찌 할 수 없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 살 수도 있고, 돈끼호떼처럼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어차피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 앞으로 한걸음씩 가는 것이 삶이기도 한데 이왕 살다 가는 거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다 보면 죽기 전에 후회할 일도 적을 거라 생각한다.

이런 말하는 것 자체가 배부른 소리나 하고 자빠진 건 아닌지...

  


 

 

버켓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빠께쓰, 통이란 말이지만 죽음을 뜻하는 속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