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이야기

샤론 스톤의 데뷰 시절 y Oh happy day, Edwin Hawkins Singers

부에노(조운엽) 2013. 10. 4. 16:20

 

 

샤로니 온냐의 17년 전 모습

 

 

아름다운 추억 

 

 

누구나 현재의 위치에서 익숙하게 되기 전에 처음이었던 시절이 있다.

뭐가 뭔지 잘 몰라서 헤매고 불안했던 때 말이다.

지나고 나면 그때 어설펐던 행동이나 생각들이 쑥스러운 추억으로 남아있는...

샤론 스톤이라는 대 스타도 처음이었던 시절이 분명 있었다. 

 

분장을 배우면 유명한 연예인을 싫컷 볼 수 있다는 에쎄 온니의 꼬드김에 샤로니 온냐도 안산에서 소를 판 돈을 뚱쳐 가출해서 무작정 여의도 아리아리 분장학원에 등록했단다.

"에미가 쌈지돈 좀 더 챙겨줄라꼬 했는디, 암만 불러도 뒤도 안 쳐다보고 도망만 가서, 내 그거이 못 줘서 속이 탄다."

휴대폰 저편에서 들리는 지심행 엄마의 눈물 섞인 한숨을 듣고, 아, 집 나오는 날 그래서 꼬부라진 허리로 그렇게 쫓아오셨구나...

 

"엄마, 나가 누구요? 단단한 짱돌 샤로니 아니요."

호기를 부렸지만 내심 아까웠다. 

애고, 그것도 받아올 건디... 

 

소 판 돈은 몇 달 안 돼 동이 났고 수업료를 못 내 학원 청소며 잔심부름을 해서 근근히 다녔다.

화장실 청소를 할 때나 계단에 붙어 있는 껌을 떼어낼 땐 서러움이 복받쳤지만 이를 악물었다.

 

일을 끝내고 에쎄 언니와 직원들 찬찬찬, 마당쇠 그리고 야고보 오빠들과 방송국 앞을 가다가 포장마차에 들어갔다.

마침 그곳에서 개껍인가 개콘을 촬영하고 있었다.

연예인 보겠다는 일념으로 힘든 서울살이를 견뎠는데 눈앞에서 호동 왕자 보통사람과 효리 공주 미미 온니가 깔깔 대고 웃으니 정말 신기했다.

 

소주 병이 몇 번 바뀌고 나니 촬영이 끝났다.

그런데 유명한 연예인들이 모두 우리 자리에 와서 '수고하셨어요.'라며 인사를 했다.

원빈인가 유빈인가, 야생마 닮은 유채영이, 안영미인지 안혜영인지, 맹구 역을 기차게 하는 부에노라든지...

아마 우리가 넘 샤방샤방하게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으니 방송국 스태프로 알았던 모양이다.

 

"샤론아, 드뎌 니가 성공해삤냐?"

무슨 말인가 했더니 TV에 샤로니가 나온 걸 동네 사람들이 본 모양이다.

순진한 짱짱이 아빠는 샤로니가 유명한 야생마와 미미, 칼라 그리고 혜영 씨 얼굴에 분장을 해주고 떡하니 뒤에 앉아 있는 걸로 아셨던 모양이다.

게다가 잘 나가는 연예인들이 내게 꾸벅 인사까지 했으니...

 

"근디 돈도 주더냐?"

소는 못 잡아도 개라도 한 마리 잡아서 동네 잔치를 해야겠다며 말끝을 흐리시는 지심행 엄마...

 

그 마음을 알기에 서둘러 남영동 옥탑방 전세를 빼고 사근동 반지하 달셋방으로 옮겨서 안산에 돈을 보내드렸다.

짱짱이 아빠는 새벽부터 입맛 다시며 누렁이를 끄슬려 열심히 된장을 바르고 계실 것이다.

아빠의 껍닥 사랑을 누가 말릴까.

 

이제는 나도 원초적 본능 완, 투가 성공해서 자리를 잡았지만 가는 세월에 아빠는 그만 정신을 놓아버리셨다.

'나한티 사탕은 와 주는기요? 나가 이쁘요?' 하는 아빠.

어쩌면 아빠에게 샤로니는 영화나 TV에 나오는 영원한 스타로만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다... 

 

 

 

 

서울 번개 모임에서 프랭클린, 찬찬찬, 야생마, 알젠의 봄, 잡초 그리고 짱짱이 형님.

대머리가 안 나오고 뒷통수만 보이는 부에노와 아취 님

촬영은 피안의 새 님의 대포

 

 

부에노스아이레스 번개 때 이반코, 유빈 님 그리고 유빈 씨 아빠와 뻬루에서 온 경호원.

남쪽나라 님과 알젠의 봄 님. 거울에 비친 찍사는 맹구 부에노.

 

 

부에노스아이레스 번개 때 nicolas, 알젠의 봄, 이반코 님 그리고 미미 누나 

  

 

서기장 동무, 저 사진에 나온 양반이 CIA에서도 눈치를 보는 Zapata Captain이디요...

 

 

리마 번개 때 노래하는 우물 님, 유학생 약혼 커플, 멋쟁이, 지니, hanky, 야고보 그리고 Jose 님

 

 

산티아고 데 칠레 번개 때 푼수 부에노와 백만불 짜리 웃음 남쪽나라 동기 님 그리고 노래하는 우물 님.

 

  

 

 

Oh happy day, Edwin Hawkins Sing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