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훈련 중 거머리 사건
대한민국 남자들은 때가 되면 대부분 군대에 가게 된다.
사회 지도층이라는 신분을 이용해서 자기 자식은 군대 안 보내려고 잔머리 쓰고, 그 이삼 년 동안 공부를 더 해서 신분 유지 내지는 상승을 꾀하려다가 입 안에 다 들어온 국가 원수 자리를 놓친 경우도 있다.
나라의 큰 자리를 제대로 해 먹으려면 자식들은 반드시 군대에 보내야 하나 보다.
그리고 일 년이면 수십억도 더 벌, 잘 나가는 연예인이 군대에 안 가려고 미국 영주권으로 통박 굴리다가 아예 쪽박이 깨진 일도 있다.
오늘 할 이야기는 '군대 훈련 중에 무엇이 가장 힘들까?'라는 것이다.
일반 사병들은 아마 유격훈련을 첫 손 꼽을 것이다.
그러니 자대에서 유격훈련 일정이 잡힌 졸병은 입소 전날 야간 근무에서도 열외를 시켜주니 말이다.
물론 특수 부대의 공수훈련이라든지 해군의 UDT 훈련 같은 것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힘든 모양이다.
혼자서 북한 정예 군인 몇 명을 당해낼 정도의 체력과 무술 훈련을 받는다는데 말해 무엇하랴?
글쓴이도 군대 생활하면서 유격 훈련을 세 번 받았다.
누구나 자기 군대 생활은 다 빡세고 힘들었다고 이야기하는데 글쓴이는 자대 생활이 구타가 얼마나 심하고 군기가 셌는지 유격 훈련 일주일 가니까 오히려 그곳이 더 신간 편하다고 생각했다.
군대에서 일과 시간 여덟 시간이야 우야든 뺑뺑이 돌며 흘러가는 거고, 유격 훈련 마치면 자기 야간 경계 근무 시간 외에는 자유 시간이니 그럴 만도 하지 않을까?
자대에서 선임들이 두드려 패고 얼차려를 시키는 시간은 다 일과 끝나고 이루어지는 것이니 말이다.
오죽하면 안 맞고 넘어가는 날은 불안해서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는 말이 다 있을까?
유격 훈련받을 때 에피소드가 생각나는 게 있어서 자판을 두드려 본다.
유격 훈련 중 빨간 모자를 쓴 숙달된 조교와 이야기하며 웃고 있는 여군 장교 후보생들
일반 유격 훈련의 하이라이트는 인간이 가장 고소공포증을 느끼는 지상 11m 높이에서 줄을 타고 도강하고 또 하강하는 간이 공수 훈련이다.
이것을 사고 없이 훈련을 마치려니 그렇게 고되게 몸과 정신력을 만드는 것이다.
처음에는 PT 체조라 해서 며칠 동안 죽어라고 기합 같은 체력훈련을 반복해서 받는다.
배둘레햄 아자씨들은 이 훈련 제대로 일주일만 받으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암튼 쪼그려 뛰기를 하다가 선착순 뺑뺑이 돌고, 밥 먹고 그런 훈련만 받는데, 숙달된 조교가 시범을 보이고 120회 실시하면 120번을 똑같은 동작을 하면서 구호를 붙이며 뛴다.
이때 반드시 마지막 구호는 생략해야 한다.
'하낫, 둘, 셋...... 백열여덟, 백열아홉, 착~' 하고 120번째 구호는 안 붙이고, 발소리만 나고 끝나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실제 훈련받을 때 어디 그런가.
이때 조교들도 마지막에 헷갈리게 하려고 공포 분위기 조성하면서 말도 많이 한다.
'저 새끼, 동작 봐라! 야~ 백이십 번 훈련생, 어영부영하지. 똑바로 안 햇!!! 백스무 번까지 다섯 번 남았닷!' 하면서 말이다.
힘도 많이 드는 데다 깜빡해서 누군가가 한두 명은 반드시 '백스물!' 하고 마지막 구호를 붙인다.
그래서 마지막 구호가 터져 나오면 벌로 그걸 또 두 배인 240회 반복해야 한다.
그러면 다른 훈련생들이 마지막 구호를 붙인 사람에게 욕을 하며 투덜댄다.
그런데 군대 생활 조금 해 본 요령 있는 사람은 그저 실실 쪼갠다.
그거 마지막 구호 붙이지 않았다고 절대로 쉬어주는 거 아니고, 주어진 교육시간은 채워야 하니 말이다.
반대로 벌 형태로 240회 반복한다 해도 교육 시간 50분 끝나면 다 동작 그만이다.
그리고 교육생들에게 아무나 욕하고 하는 건 아니다.
거기 들어가면 다 계급장 떼고 교육받지만 군대 생활 오래 한 선임이나 부사관, 장교들은 눈에 띄지 않게 다 대우해준다.
고된 유격 훈련을 받다가 체력의 한계에 울고 있는 여군 장교 후보생
하루는 야간 완전 군장 백 리 산악 행군이 있던 날이었다.
선임들은 걸어가면서도 잔다고 하는데 햇병아리 병사들에게는 아주 고된 훈련이다.
자정에 출발해서 몇 시간을 대오를 맞춰 걷다가 동틀 녘에 부대 근처에 돌아오게 된다.
그렇게 부대 근처에 있는 저수지에 도착하게 되면 완전 군장을 풀고 전원 잠수를 시킨다.
새벽에 물속에 들어가면 추우면 추운대로 더우면 더운대로 정신이 번쩍 나고 피로가 확 풀리게 된다.
그리곤 담배를 피우며 십 분간 휴식하고 부대로 돌아와 밥 먹고 씻고 오전은 취침이다.
물론 불침번 경계 근무는 돌아가면서 한다.
전장에서 전투에 진 병사는 용서해도 경계에 실패한 병사는 절대 용서가 안 된다는 말이 있듯이...
한창 자고 있는데 유격대에 비상이 걸렸다.
전원 빤쓰 바람에 연병장에 집합하란다.
비몽사몽 간에 뭔 일인가 하고 연병장에 집합했더니 대오를 갖추고 팬티를 내리고 몸을 90도 숙여서 앞사람 엉덩이를 까 보란다.
애고~ 더러워라!!!
다시 몸에 출혈이 있는 사람은 손들어 보란다.
아무도 없다고 하자 들어가 자란다.
뭔 일인가 했더니 훈련생 중 장교 한 명이 똥꼬에 거머리가 붙어 출혈이 심하고 거기 깊숙이 파고 들어간 거머리를 떼어내기 위해 대구 통합 병원에 긴급히 후송했다나...
아~, 그 마지막 구호 잘 붙이던 짱짱이 소위님......
공수 낙하 훈련하기 위해 헬기에 탑승하는 특전사 대위
You are so vain, Carly S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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