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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 따는 온두라스 아이들

부에노(조운엽) 2010. 12. 29. 21:37

 

 

Evelyn y Carlos de Honduras

 

 

커피콩 따는 온두라스 아이들

 

 

에벨린과 카를로스는 매일 10시간씩 추운 온두라스의 산기슭에서 커피콩 따는 일을 한다.
각기 6세, 8세 밖에 안된 꼬마들이다.
이들은 고된 노동의 대가로 하루 몇 달러씩을 손에 쥔다.

에벨린은 '가끔 하루에 일곱 바구니를 채울 때도 있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오빠인 카를로스가 하루 네 바구니를 따는 점을 감안하면 에벨린의 계산은 틀렸을 것이다.
사실 에벨린은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가 산수를 배우기 시작한 나이니 그럴 법도 하다.

 

 

커피콩


이 아이들은 보통 하루에 각기 30㎏ 정도의 커피콩을 딴다.
이 콩은 이번 주에 시장에서 킬로당 5달러에 거래됐다.
아이들이 하루에 150달러 어치 정도의 커피콩을 따는 셈이다.

카를로스는 매일 8달러를 임금으로 받는다.
그는 '엄마에게 자기가 버는 돈을 준다'고 말했다.

 

Green Coffee Beans - Copan Coffee Tour

 

커피나무


온두라스에서는 10월부터 넉 달 동안의 커피콩 수확기에 10만 명 이상이 커피 농장에서 일한다.
커피 재배는 온두라스에서 중요한 산업이다.

이 작고 가난한 중앙아메리카 나라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나 된다.

온두라스 정부는 거의 100만 명이 커피 산업 부문에 상시 고용돼 있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수확한 커피콩

 

이 나라에서 커피콩 수확기에 일하는 계절 노동자들 중에는 아이들이 많다.
온두라스는 어린이 노동을 법으로 금지하지 않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하지만 고용주들은 어린이 고용이 잘못된 일인 줄 안다.
에벨린과 카를로스가 일하는 농장의 주인 파우스티노 곤살레스는 '일손이 부족해 커피콩이 그냥 떨어지도록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일이 고되고 종종 비가 많이 오는데다가 차가운 안개까지 자욱할 때가 많은 산기슭에서 커피콩 따는 일은 종종 어른들조차 힘겹게 한다.

곤살레스는 '매일 일꾼들이 줄어 나이를 따질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언제나 아빠나 엄마 곁에서 일하도록 해 부주의로 산에서 굴러 떨어지는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Honduran 2nd roast

 

두 번째 볶은 온두라스 커피콩


에벨린과 카를로스가 일하는 곳에서 가까운 또 다른 커피농장에서는 데이비드와 다윈이 아버지 곁에서 일하고 있었다.
각기 12세와 14세인 이들의 손놀림은 무척 빨랐다.
옷을 사려고 돈을 모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제 갓 초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집이 가난해 더 이상 학교에 다닐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온두라스에서는 2009-2010년 수확기에 400만 자루의 커피콩이 수확됐다.
온두라스가 이 해 커피콩 수출로 벌어들인 돈은 6억 천만 달러.

유엔의 최신 통계는 전세계에서 2억1천500만 명의 아동이 노동하고 있고 대부분 위험한 작업 환경에 노출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