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어린이들의 학교 급식
오랜만에 눈부신 햇살이 학교 식당 테이블에 둘러앉은 아이들을 고르게 비추고 있다.
아이들이 둘러앉은 테이블 위에 붉은색 꽃 한 송이가 아이들 사이에서 빛나고 있다.
그 사이로 아이들과 함께 식사하는 교사들의 모습이 보인다.
핀란드의 학교 식당은 학생과 교사를 구분 짓지 않는다.
교사와 아이들은 같은 메뉴로 함께 식사한다.
교사들에게 점심시간은 아이들의 생활을 관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핀란드의 아이들은 누구나 학교에서 제공하는 하루 한 끼 따뜻한 점심을 무료로 제공받는다.
이는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무료 급식은 마치 가정에서 따뜻한 식사를 나누는 듯한 환경을 조성해 아이들에게 심리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제공해준다는 의미로 실시된다.
또한 급식시간은 작은 사회를 경험하게 되는 중요한 환경 요소라 믿는다.
아이들과 동등하게 식사하는 교사들 역시 급식시간을 아이들과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의 식습관을 관찰하는 등의 시간으로 활용한다.
이 모습은 분명, 교육이 가르치기만 하는 것이 아님을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뿐만 아니라 급식은 공부를 잘 하거나 가난한 집 아이를 구별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생활 속에서 서로 배려하고 동등한 대우를 경험하는, 민주주의 사회의 개념을 무의식적으로 터득하게 된다.
아이들은 스스로 각자 필요한 만큼의 음식을 담고, 자신이 담은 음식에 대해서는 책임을 진다.
한 테이블에 둘러앉은 아이들의 접시 위에 담은 음식의 종류와 모양은 모두 제각각이다.
어떤 아이는 채소만, 어떤 아이는 채소는 일절 제외하고 담기도 한다.
겨우 한 숟가락 정도의 음식만이 접시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아이도 있다.
하지만 교사들은 그 어떤 말로도 음식을 먹는 습관과 태도에 대해 강요하거나 충고하지 않는다.
음식에 대한 습관과 선호도는 아이마다 다르며 학교와 부모가 공동으로 대응할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핀란드의 학교 식당에서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식기로 도자기나 유리컵 등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일회용이나 플라스틱 제품은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공동 물건을 조심히 다루는 법을 익히게 하는 것이다.
나는 오랫동안 핀란드의 여러 학교에서 어린이 수업을 참관하며 핀란드 학교 내 환경을 관찰하고 있다.
어린이 예술교육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 나의 연구는 이제 공교육이 실천해야 할 과제와 실천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는 일로 이어지게 되었다.
어린이 교육만큼은 그 어떤 정치적인 논리와 이념적인 사고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며 순수한 교육 그 자체로 보아야 할 것이다.
아이들은 그 어느 세상에서나 모두 같은 어린이다.
아이들이 일상에서 행복한 삶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자율적인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굳이 가난한 나라 혹은 부잣집 아이라는 것과 상관없이 공평하고 공정한 교육 현장이 조성되었으면 한다.
우리나라 아이들도 핀란드 아이들처럼 자신을 위해 그리고 가까운 이웃을 위해 배려하고 실천하는 교육 환경이 조성되길 바라본다.
글 안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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