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구루몽
시몬, 나뭇잎 져 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외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은 아주 부드러운 빛깔
너무나도 나지막한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질 무렵 낙엽의 모습은 너무나도 쓸쓸하다
바람이 휘몰아칠 때는 낙엽은 정답게 소리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이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 되리라
가까이 오라, 벌써 밤이 되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은 소리가?
구루몽(Rémy de Gourmont)은 프랑스 노르망디 귀족의 가문에서 태어났으나
어릴 때 천연두를 앓아 곰보가 되어 사교계에 나가지 않고 고독한 생애를 보냈다.
상징주의의 옹호자로 소설, 비평 등 많은 글을 남겼다.
이 시의 효과는 역시 후렴처럼 반복되는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에 있다.
그 말 속에는 그야말로 못다 한 사연이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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