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자의 인생역전
미국에서는 부와 사회적 지위가 세습되는 정도가 한국보다 심하다.
그런데 최근 은행강도 출신 전과자가 법대 정식 교수로 임용된, 미국판 ‘개천에서 용이 난’ 사례가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미국 워싱턴DC 조지타운 법대의 숍 홉우드(41) 연구 조교.
최근 이 대학은 7월부터 그를 부교수로 임용키로 했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이 전하는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 그 자체다.
홉우드는 미 중부 네브래스카주 인구 2,500명인 소도시의 가난한 가정 출신이다.
유쾌하고 사교성은 많았지만, 학창시절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다.
운동 특기자로 대학에 진학했으나 수업일수 부족으로 제적당했다.
대학에서 쫓겨나 세월을 그냥 죽이던 1997년 그는 친구와 함께 하루 동안 은행 다섯 곳에서 오만 달러를 강탈했다.
그러나 곧 체포되어 스물세 살의 나이에 징역 11년을 선고받았다.
홉우드의 삶은 갇힌 연방 교도소에서 도서관 일을 보면서 바뀌었다.
도서관에서 틈틈이 읽은 법률 서적과 범죄자ㆍ재소자로서 직접 체험한 미국 사법행정 실무를 결합해 불과 몇 년 안에 전문 변호사 뺨치는 법률지식을 갖게 되었다.
그가 써준 재심청구서 덕분에 동료 재소자가 연방대법원에서 무죄를 호소할 기회를 얻기도 했다.
재소자가 직접 낸 청구서를 대법원이 받아들일 확률은 1만분의 1도 안 된다고 한다.
2008년 출옥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했지만, 전과자 딱지 때문에 막노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인생의 반전이 이뤄진 건 때마침 홉우드의 대법원 청구서를 읽고 감탄한 세스 왁스만 전 법무차관의 주선과 뉴욕타임스 보도 덕분.
그는 법률 출판사에 취업할 수 있었다.
이후 전액 장학금을 받고 워싱턴대 로스쿨에 진학한 홉우드는 열심히 공부했고 2015년에는 변호사 자격시험에 통과, 워싱턴DC 순회재판소에서 서기로 임용됐다.
어릴 때 첫사랑과도 결혼, 두 자녀를 얻는 행복도 누렸다.
지난해부터 조지타운 법대 연구조교가 됐는데, 책만 보고 변호사가 된 동료들이 생각 못하는 기발한 논리로 곧 주목을 받았다.
이 대학의 스티븐 골드브랫 교수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소송 전략을 개발하는 데 탁월하며 특히 ‘부당한 투옥ㆍ감금’ 부분에 대해서는 책만 읽은 그 어떤 전문가들도 따라갈 수 없다.”고 평가했다.
홉우드의 명성이 법조계에 알려지면서 한 대형 로펌에서는 연봉 40만 달러에 스카우트를 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지은 죄에 비해 너무 가혹한 형량을 받은 재소자들을 위해 학교에 남기로 했다.
곧 교수가 될 그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인구는 세계 인구의 5%에 불과한데, 재소자는 전 세계의 25%에 달하며 과도한 형량을 부과하지 못 하게 하는 연방법률이 통과되도록 하는 게 인생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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