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엔n

안또니오의 생일 파티

부에노(조운엽) 2007. 6. 7. 14:34

 

부에노 : 남미에서 생일 파티를 지켜보고 [35]
5653| 2007-06-08 추천 : 5| 조회 : 56137

생일 케익을 자르고 있는 안또니오와 앤 가브리엘라

 

남미에서 생일 파티를 지켜보고



어디 생일 없는 사람 있나요?

살다 보면 잊기도 하고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아주 중요한 날로 여기지는 않을 거예요.

글쓴이의 경험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는 거지 그렇지 않고 생일에 목숨(?) 거는 사람도 없잖아 있을 수도 있겠죠.


얼마 전에 여자 직원 까리나가 자기 딸 생일 파티에 동네 꼬마들 초대해서 케이크 사고, 뭐 하고 한다고 자기 월급의 반을 쓰면서 엄청 행복해 하더라고요.

뭐, 저는 멋있는 사람이 아니고 맛이 간 사람이라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갔죠.

그런데 어제 남자 직원 안또니오의 생일 파티를 제 레스토랑에서 했어요.

그러니까 그날 손님이 전부 그 양반 생일 축하하러 온 사람뿐이었어요.

워낙 좁은 동네니까......


안또니오는 그 전날 자기는 하루 종일 앤하고 몸 풀고 밤 10시나 온다고 퇴근해서, 제가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죠.

얘들 먹는 스페인 음식이 한국 음식하고는 달리 그렇게 미리 준비할 건 별로 없더라고요.

7시쯤 되니까 안면 있는 아짐, 아자씨들이 손에 꽃이나 샴페인 뭐 그런 거 하나씩 들고 들어오더군요.

독또르인 앤 가브리엘라는 케이크하고 손님 접대할 샌드위치 그리고 빵을 배달시켜놓고요.


그리고는 손님 가족끼리 연극 공연을 하더군요.

자기들끼리 하는 거니까 글쓴이같이 먼 산보고 있는 사람도 없고요.

그러니까 한국 사람은, 아니 동양 사람은 저밖에 없는 거지요.

자, 심심한데 사진도 봐 감시로......

 

 

 

 

 

  

  

 

 

  

 

  

  

 

 

 


안또니오가 오기로 한 시간이 되니까 실내 불을 모두 끄더군요.

그리고 문이 열리기만 기다리며 환담을 하고 있더군요.

이윽고 안또니오가 앤하고 문을 열고 나타나니......


밴드는 생일 축하 음악을 연주하고, 손님들은 모두 일어서서 오늘의 주인공을 환영합디다.

저는 뭐 할게 있어야지......

그 동안 라틴에서 배운 아브라사메라고 합니까?

그냥 머슴애들끼리 안고 볼 비비는 거.

안또니오는 감격해서 눈시울을 붉히고.

뭐, 지가 저때문에 감격했을 리는 없을 테고 종합적인 상황이 그리 되었겠지요.

그리고 밤새 놉디다.


제가이 사는 곳의 국가 경제 규모가 워낙 빈약하다 보니 얘들 쓸 돈도 그리 많지 않아요.

직원들 급료가 채 이백 불도 안 되니까요.

하긴 제가 쓰는 돈도 먹고 자는 것은 가게에서 해결하고 담배 값 포함해서 하루 백 뻬소(사천 원)면 남아요.

그래도 얘들은 이렇게 인생을 즐기면서 사네요.

  

사실 오늘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생일은 본인의 탄생을 축하하는 기념비적인 날이기도 하지만 낳느라고 고생한 엄마를 위한 날로 생각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해 와서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아빠는 같이 묻혀가는 거고......


남미 오래 살면 아무리 심각해도 농담을 잊지 않는다는 어느 이민 고참 멋쟁이님의 말을 생각해본 하루였어요.

 

 

 



 


 아래는 라틴방에는 안 올렸던 그 날 찍은 제 사진이 블로그에 남아 있네요.

 

 

 

 

 

 

 

 

 

 

 

이반코 펠리스 꿈쁠라 펠리스! Feliz cumpla feliz~! 생일 축하합니다. 안또니오 영감님! ^^ 06-08
이반코 생일은 미역국을 먹는 날이지요. 어머니가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하며 미역국을 자시듯이... 우리 선조들은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말라는 의미로 미역국을 먹었던 것이지요. 생일이 오면 어머니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시다. 06-08
이반코 이상 부에노 영감님의 엄마사랑 캠페인이었습니다. ^^ 저라도 그 자리에 같이 있었으면 영감님이랑 리빙 라 비다 로까 한 판 때리는 건데... ㅎ 06-08
토마토 사실 부에노님이 가장 큰 선물을 준 겁니다. 안토니오와 그의 친구들이 놀 수 있게끔 장소를 제공해줬으니까요. 나도 아르헨티나에서 파티할 때 내 아파트 제공하고 손 하나 까딱하지않고 주인 노릇합니다. 각자 알아서 맥주와 음식들 가져오고.장소 제공하는 사람이 06-08
토마토 곧 왕입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선 파티홀을 빌려야 하는데 그 돈이 만만치 않거든요. 부에노님 식당이라면 시끄럽게 해도 되고, 춤도 출 수 있고, 노래도 부를 수있고, 먹을 것도 많고... 완전히 땡 잡은 거지요. 오히려 부에노님께 사례해야죠. 06-08
이창연 부에노님은 어디계시는겨?? 06-08
지심행 참 인생을 여유롭게 사는군요.우리나라도 요즘은 파티 정서가 생겨나고 있어요. 물론 주로 젊은이들 위주지만요. 좋은 것은 우리도 닮아 가면 좋겠네요. 부에노영감님 좋은 풍경 감사합니다. 06-08
smap 선생님하고 진하게 포옹하는 안또니오 씨의 표정에서 진한 감동을 엿볼 수 있네요. 그 날의 주인공에게는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겠어요. 06-08
바다 마음이 부자인 사람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 보니 참 좋아보여요. ^^ 06-08
RailArt박우물 이 노래 너무도 좋아했어요. 어느 사람은 가사가 유치하다지만. 사랑하는 감정 표현은 대부분 옆에서 보면 유치하던데. 당사자 이야기 아니면은... 하긴 모정에 대한 표현과 애정 표현은 분명히 다르겠지만... 저도 가면 파티해 줄 거죠. 06-08
세잎크로바 이 노래 제목 알 수 있을까요? 전부터 궁금했었는데;; 나만 모르는건지~ 06-08
누구게 아... 헤어스타일도 멋지신 분이군요... 나도 자유롭게 살다가 죽어야지. 꼭... 반드시~... ㅋ 06-08
유빈 맞아요. 생일은 본인에게 의미있는 날이지만 정말로 어머니한테 감사해야 하는 날이죠. 그래서 저는 해마다 제 생일 때 친정 엄마한테 감사하다는 인사하는데 낳느라 너무 고생하셨다고... 06-08
알젠의 봄 한국에서야 가족끼리가 전부이고 핵가족 사회에선 더우기 생일의 의미가 많이 소진된 것 아닌가 합니다. 1년에 한 번일텐데요. 것두 식당을 빌려서 초대하고 하루를 함께 할 수 있단 것은 한 달 월급을 반이나 털어서 축하해준다는 것은 그만큼 생일을 소중히 06-09
알젠의 봄 하며 이웃이 따뜻하단 걸 보여주네요. 더우기 사업장을 제공하여 생일을 축하해주시 는 부에노님의 따뜻한 이웃사랑이 더욱 돋보입니다. 하루가 아니라 늘 부모님께 감사를 드리며 살아야 하는데. 그 마음 다 따라가지 못하니. ㅠ.ㅠ 06-09
별지면-내리는비 아 이제보니 안토니오 아찌 애인이 참 이쁘군요... 이노래 제목은 노래말 속에도 나와 있는데... 하늘색 티 입은 사람도 생각도 이쁘구... 근데 부에노님 애인은 참석 안했어요 ? 06-09
saci 세번째 사진...... 저기 부에노님이 안또니오와 안는 건데... 팔을 저리 올렸는데도 배살이 튀네...... 알젠아... 가서 부에노님이랑 매일 동네 서너 바퀴 뛰거라...... 빈손으로 뛰는데 강도가 오지는 않을 테니...... (클레오는 안 왔대요... 별님...) 06-09
Zapata 이 사람들 미국같이 한달에 1,300불씩 의료 보험내고 대학 학비 년간 몇 만불 내고, 집세 한달에 2,000불 내고 살지 않게 셋압이 되어서 작은 수입으로 이렇게 여유있게 살 수 있는거 라 봅니다. 돈 되는 나라에 가까워져 갑니다. 06-09
별지면-내리는비 그럼 13번째 사진 여자가 안또니오 애인 아닌가요? 웃긴당. 위에보니 뽀도 하두만... 이아찌두 로얄 패밀리인겨...... 헉 ~ 저 사진... 진짜루 똥배 날씬 프로젝트 좀 하셔야 될 것 같은데... 흐미 이러다 맞을라~ 06-09
saci 우하하하... 별비 걱정마.... 부에노님은.... 지금 아마 컴 앞에서 엄청 뛰고 있을 거야.... 샤찌 언니 말씀인데... 부에노 동생이 어쩌겠어... 06-09
히치콩 세잎크로바님 Jimmy Osmond - Mother Of Mine 입니다. 06-09
Hoy 0:00 땡땡 마리아치연주에 3층옥상에서 곤두박질할뻔 했던생각이 나누만요. 화목한 가정 (?) 생일파티 잘 봤슴다. 글구 미역국은 생일날 꼭 엄마가 힘드시게 끓여서 왜 엄마는 안 드시고 꼭 생일날 나만 먹으라고 했을까요? 엄니가 드셔야 되는디. 성 건강하세요. 06-09
우띠 외국은 원래 파티를 많이 한대요. 그래서 생일 파티도 저렇게 크게 하나 보지요. 내비둬요. 문화 차이인가 보죠. 06-09
AlleyesOnme 허, 100페소가 4천원이라... 산수가 안 되시나... 정신이 없는건가. 06-09
부에노 우루과이에서는 1달러가 24뻬소입니다. 나라마다 다르죠. ^^ 삭제 06-09
vivid 행복하게 사는것 같아요. 물론 단면적인 모습이지만... 얼굴들이 다 행복하고 여유로워 보이네요 . 06-09
maki 님의말씀 중 우리를 낳아주신 어머님께 감사표시 해야 한다는 말 전적으로 동의함니다. 그러나 조금 낭비하더라도 본인이 태어난 날 조금 과용을 해도 좋지않을까요. 저도 유럽서 20년 이상 거주하다 한국에 온사람입니다. 우리나라의 파티 문화 바꿔야된다고 생각함 06-10
maki 생일잔치라면 실컷 배가 터지게 먹다가 고작해야 노래방이나 가고, 위의 사진들 너무 부럽습니다. 비록 생활수준은 우리보다 못할지 모르나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그 모습이 너무 멋있읍니다. 06-10
공작 김씨 AlleyesOnme님 <---- 정중하게 물어보셔도 될 것을 그런 식으로 말하시나요? 그리고 님이 아는 게 틀렸으면 사과를하시던지요...... 부에노 님 글 보니 나이 드신 분 같은데 내가 다 미안해지네요 06-28
백리여몽 알젠에 다시... 가고싶네요... 가슴 속에 가장 오래 머물듯한곳... 알젠... 나이 더 들기 전에 가야지요... 추억이란... 그래서 좋은 건가요... 07-08
히피 생일을 함께 즐거워 하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생일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생명에 대해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지 않을까요? 필리핀 사람들이 생각나네요. 생일은 온 동네 사람들이(시골) 축하하고 음식을 나누죠. 07-09
히피 필리핀이 그리워지네요... 브라질은 가보지 못해서.. 07-09
ByungJun Kim 두번째 사진에 여자 분 뒷태가... 끄윽 쥑인다 -_- 07-17
이제부터 시작 우리나라와 너무 비교되네요...... (상대적으로) 돈을 많이 벌면서도 정신적으로 피폐하 게 사는 것과, 덜 벌면서 행복하게 즐기며 사는 것...... 아... 나이 들수록 치열한 우리 사회에 조금씩 염증(?) 비슷한 것도 생깁니다. 쩝~ 08-07
김현두 여러모로 소박(?)한 실내 장식과 즐기며 사는 그들 "이제~" 님과 같은 생각 입니다. 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