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보는 아르헨티나 탱고의 도시 보까 항 (Photo) [19] | 부에노
- 번호 7275 2007.09.12
- 조회 21305 추천 9
와우~ 저 아름다운 땅고 무희의 자태
땅고의 도시 보까 항
땅고는 '네 개의 다리, 하나의 가슴' 그리고 '열정적인 사랑의 수평화' - 바다 님
황홀한 땅고의 몸짓과 표정에 그 날 난 그냥 탱고가 되었다.
관.능.그.깊.은.외.로.움.이.되.었.다. - 지심행 님
이건 비밀인데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햇빛은 지독해.
몸 안에 탱고의 열정을 깨우거든. - poison 님
아르헨티나 탱고의 발상지인 La Boca 항. 지난 날 화물선이 줄지어 정박해 있던 이곳은 새로운 삶을 찾아 이민 온 사람들, 선원, 인부 그리고 Gaucho(목동)들, 또 이들의 돈을 노리는 술집과 여자들이 어울려 밤이 되면 일상의 고단함과 애환을 Tango 춤과 함께 떨쳐버리곤 했다. 지금은 그 영화도 사라지고 관광지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 거리가 예전에 많은 사람들이 탱고 춤을 추던 곳이다. 아마 과거에는 술집 골목 이었고 이민자의 애환과 고뇌가 많이 녹아 있는 거리였나 보다. 이곳에서 일하던 조선소의 가난한 인부들이 쓰고 남은 페인트를 얻어와 자기 집에 고향의 강렬한 원색 파스텔 풍의 테라스, 외벽 등을 재현하면서 이를 예술로 승화시킨 화가 Quinquera Martin에 의하여 새로운 장르의 화법이 탄생하였다.
탱고는 춤의 마지막이라고도 하고, 나이 들어서 추는 춤이라고도 하는데 아르헨티나 탱고는 90세가 되어도 즐길 수 있는 춤이다. 시내 공원에서 멋진 할아버지가 젊었을 때를 회상하며 한 스텝......
부에노스아이레스는 탱고의 도시답게 어느 곳을 가도 애절한 선율에 맞춰 탱고를 추는 댄서를 볼 수 있다. 탱고의 발생지인 보까 항에는 여전히 많은 탱고 바가 늘어서 있다. 시내 중심에도 가까운 싼뗄모나 몬세라또에 편안하게 탱고 음악과 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많다. 탱고의 탄생에서 최근 트랜드까지 뮤지컬 형식으로 탱고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보까란 말은 입, 하구를 말하며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의 강 하구이다. 화려하고도 세련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소위 빈민가로 여겨지는 오래된 도시인데 유럽의 이민자들 중에서 신세계로 와서 사회의 최하층으로 살았던 이탈리아 계 이민자들이 주로 모여 살던 곳이었다.
쇠락한 아르헨티나가 아득한 옛날을 회상하고 있다. 미국, 영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세계 경제 대국이었던 시절. 쇠가죽만 벗겨 수출하고 고기는 주체할 수 없어 버릴 정도로 풍성했던 그 옛날. 끝 간 데 없이 추락한 현재의 아르헨티나가 역사상 최고의 탱고 가수 까를로스 가르델을 흉내 내는 모창에 맞춰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고 지금 서서히 용트림을 하고 있다.
19세기 말, 파리의 아름다운 도시 전경을 넘어서겠다는 꿈이 여물었던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 호시절은 지나갔지만 보까 항엔 탱고의 물결과 관광객의 발걸음이 여전하다.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볼 수 있던 돌로 포장한 도로를 아르헨티나에서도 전국 각지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예전에 유럽의 돌을 소고기와 맞바꾸었다는데 나중에 아스팔트를 포장한 도로 밑에는 이 돌들이 그대로 있다.
조선소, 가죽 공장, 도축장으로 둘러싸인 보까 항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고단한 이민자, 선원 등의 노동자들에게 세르베사(맥주)나 비노(와인) 한잔과 함께 누리는 탱고 음악은 이들의 삶에 커다란 활력소였으리라. 땀에 전 작업복을 벗어 버리고 화려한 슈트로 갈아입은 채 보까 항의 밤거리를 활보하던 노동자, 격정적인 춤을 앞세워 거리의 여자들을 유혹하던 청년, 여성이 부족했던 탓에 뒷골목 으슥한 곳에서 동성 짝을 찾기에 여념이 없던 슬픈 표정의 남자, 이런 모든 풍경이 곳곳의 벽화에 담겨져 관광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준다.
영화 ‘탱고 레슨’의 감독이자 주인공인 샐리 포터는 '탱고에서 인생을 배운다.'고 했다. 탱고를 배우면서 상대를 리드해야 하는 순간과 상대방의 결정에 따라야 할 순간, 방향을 결정하는 법과 잠시 멈춰 기다리는 법, 힘을 줘야 할 때와 힘을 빼야 할 때를 판단하는 법 등을 배우게 되기 때문이란다. 탱고의 애잔한 음률에 따라 느리고, 빠르게, 관조적으로, 때로는 격정적으로 탱고의 리듬에 몸을 맡기며 고즈넉한 긴 밤을 보낸다면 좀 더 인생이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목동들이 박차가 붙은 장화를 신고 스텝을 밟기 좋게 기타와 밴드네온 등으로 연주하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처녀의 집 뜰에서 연정을 호소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 한 것이 전해져 '미롱가 땅고'라 하여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한다. 탱고의 발생지답게 아직도 노천 탱고 쇼를 보여주는 무희들이 즉석에서 관광객들과 호흡을 맞추기도 한다. 이곳에서 토요일마다 벼룩시장이 열리는데, 그때 오면 아르헨티나 문화를 가까이 접할 수 있어서 더 멋진 여행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다정했던 기억, 너는 떠나고 나는 남았네. 너의 손길, 기억, 사랑 없이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 어렴풋한 기억만이 주위를 감도네.' 아코디언을 독일 식으로 바꾼 반도네온(Bandoneon)의 선율과 노래가 쉴 새 없이 흘러나온다. 끊임없이 남성의 허리에 감기는 여성의 매끈한 다리 곡선, 흔들리는 댄서들의 서글프면서도 매혹 넘치는 표정, 끓어오르는 섹슈얼리티를 속으로 꾹꾹 눌러 담다가 한 순간 폭발해버리는 절도 있는 스텝. 지금 함께 하고 있음에도 끊임없이 이별을 예감하는 듯한 서글픔과 인생의 관조가 무대 위에 넘쳐나고 있다.
- Ernesto
- las tardecitas de Buenos Aires tienen ese que se yo viste?? ㅜ.ㅜ 갑자기 이렇게 노래가 시작되는 'Balada para un loco'가 듣고 싶네요. 땅고 음악 가사 해석하다가 인터넷으로 lunfardo 검색하는 것도 쏠쏠했는데 말이죠.ㅎㅎ 다시 가보고 싶네요..ㅎ 07.09.16
- saci
- 아니... 난 이것 까페에서 이미 본 거라 안 들어 왔더니... 안 들어 온 나를 도마에... 하하하... 홍홍아~~~ 좀 맘대로가 아니라... 지 멋대로...라고 쓰고 싶은 걸 용케 참네... 밥그릇 수 딸린 죄구나...... 부에노... 이것 정말 멋지다... 여태 올라온 보까중에... 07.09.13
- Neo solitudE
- 크로이던님/다음까페 "라틴속으로"를 찾아보세요. 국내 최대의 탱고 동호회입니다. 서울/대전/울산/부산에 지부가 있으니 충분히 배우실 수 있습니다. 07.09.13
- 기운
- 가입 필요업습니다!! http://cafe.daum.net/naturalmu 들어가면 영혼의 음악 흘러나옵니다. 스트레스 우울증 심리치료에 좋고, 사람의 내면을 밝게하여 당당한 삶을 살아가게 합니다. 꼭 들어보세요. 07.09.12
- 토마토
- 와아~아르헨티나에 대해서 이렇게 자세히 알고 전문적으로 글을 쓰시다니... 이 정도의 글은 오랜 시간을 책 찾아가면서, 남에게 들으면서, 자료를 찾아 공들여 며칠 걸려 완성한 노력이 보입니다. 사진도 며칠씩 걸려 찍은 거고, 단 한번에 보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글! 07.09.12
- 부에노
- 와우~ 주홍단 님이 등장하셨네. 반가워요. 전에 홍홍으로 답글이 와서 헷갈렸는데... 라틴방에서도 자주 뵙시다. saci 온니 갈굴 사람은 이 세상에는 없다. ㅋ 아~ 하나 있다. 먹는 거... ㅋㅋㅋ ^^ 07.09.12
- 홍홍
- 역시 글이 멋집니다... ^^... 사찌 누나는 좀 맘대로긴 해도 멋진 분 같구요... ^^... 여긴 첨으로 글 남겨보아요... 주홍단... 붉은 일색이죠... 홍홍도...^^ 07.09.12
- 부에노
- kyoon 님 과찬에 영감이 입을 못 다물고 있는 중... ㅋ 감사. saci 온니는 청주에서 열성 팬 가족의 열화같은 팬 레터에 나비 씨와 행복 모드 중. 그런데 밤새 끙끙 앓지 마세요. 그러다가 못 보게 되면 어쩐대. ㅋ ^^ 07.09.12
- kyoon
- 뭘 잘못 먹었는지 밤새 끙끙 앓다가... 좀 나아질만 하니까 우선 이곳부터 열어본다는... ^^ 부에노님 글은 종합예술... 머리속에서 생각할 수 있는 건 모두 다 구비... 빠진것 찾기가 아주 힘들다는ㅋ 저 90 먹은 영감님께 오렌지와 함께 음악선물을 하나 드려야지... 07.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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