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Lilli Marlene, Marlene Dietrich

부에노(조운엽) 2016. 8. 27. 18:25

 

 

 

poison 님의 선물 'Marlene Dietrich'

 

 

2차 대전 중 북아프리카 전선.
사막의 여우 롬멜 장군과 대치하고 있던 영국군 전차병들이 한낮의 살인적인 더위가 식어가는 밤 9시 55분이 다가오자 라디오 주위로 한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영문을 모르는 한 신참병사가 큰 소리로 무슨 일이 있냐고 묻자 상사가 입에 손가락을 대면서 ‘쉿’ 했다. 잠시 뒤 라디오에서 지직거리는 잡음과 섞여 여자 목소리의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독일어라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영국군 전차병들은 애조 띤 선율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병영 앞 커다란 정문 앞에 가로등 하나 켜져 있고, 그녀는 여전히 그곳에 서 있네"로 시작되는 이 노래의 제목은 ‘릴리 마를렌’이었다.

독일 병사들뿐 아니라 연합군 병사들의 애창곡이 된 ‘릴리 마를렌’.

유럽 전장을 다녀온 병사라면 이 노래를 들어보지 않은 이는 없었다.

마치 열병같이 퍼져서 모든 나라의 모든 병사들에 의해 모든 전장에서 불렸다.

독일군도, 그 적군인 연합군도 모두 ‘릴리 마를렌’을 애창하고 불렀다.

‘릴리 마를렌’은 한스 라이프(Hans Leip, 1893-1983)가 1차 세계대전 중 러시아 전선으로 떠나며 쓴 ‘젊은 초병의 노래’라는 시로, 1937년 발표한 시집에 실었던 것을 작곡가 노르베르트 슐체가 곡을 붙여 만든 것이다.

‘병사들의 영원한 연인’이 된 릴리 마를렌은 한스 라이프가 애인인 릴리와 군 간호사 마를렌의 이름을 조합하여 지었다고 한다.

‘릴리 마를렌’이 유명해지게 된 것은 1942년 유고슬라비아의 베오그라드를 점령한 독일군이 그곳에 ‘병사의 방송국’을 개설하면서부터였다.

방송국에 근무하는 한 소위가 빈으로 휴가를 떠날 때 방송에 사용할 레코드판을 사오라는 부탁을 받았다.

소위는 중고 레코드 가게를 뒤져 랄레 안데르센이 취입한 레코드판을 구입하여 돌아왔다.

전시 선전 목적으로 급조된 터라 변변한 음반이 없었던 방송국은 ‘릴리 마를렌’을 줄창 틀어댔다.

‘릴리 마를렌’이 전파를 타자 나치 선전장관 괴벨스는 병사들의 사기를 저해한다는 이유로 방송을 금하는 명령을 내렸다.

방송이 중단되자 유럽 각 지역에 주둔한 독일 병사들의 방송 요청이 쇄도했다.

아프리카 전차 군단장 ‘사막의 여우’ 롬멜 장군도 ‘릴리 마를렌’의 방송을 요청하자 괴벨스도 마지못해 방송을 허락하고, ‘릴리 마를렌’은 밤 9시 55분에 방송이 끝나는 시그널 음악으로 전 유럽에 다시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독일군 측이 방송하는 ‘릴리 마를렌’이 연합군 병사에게도 인기 최고의 노래로 급부상하고, 이에 연합국 측에서는 독일 출신 할리우드 여배우 마를레네 디트리히의 나른하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녹음해 더 성능이 좋은 방송시설을 통해 연합군과 독일군 병영에 울려 퍼지게 했다.

이처럼 ‘릴리 마를렌’은 적군 아군 구별 없이 모든 병사들이 다 함께 즐겨 부르고 듣던, 세계 전쟁사를 통틀어 유래가 없고 가장 인기가 있었던 노래이며 지금은 반전가요의 상징곡으로 불리고 있다.

 

 


마를레네 디트리히(Marlene Dietrich,1901-1992, 독일)는 1930~50년대에 활약한 영화배우이자 가수로 당시의 초대형 스타였다.

또한 마릴린 먼로가 등장하기 전까지 최고의 섹스 심벌이었다.

몽환적인 표정에다 아름다운 명품 각선미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미국에서 수많은 영화에 출연했던 그녀는 91세에 프랑스 파리에서 숨을 거두었다.


 

(웹에서 발췌)
 

 

 

 

Lilli Marlene, Hans Leip


Vor der Kaserne, vor dem grossen Tor,
Stand eine Laterne und steht sie noch davor.
So wollen wir uns wiedersehn,
Bei der Laterne wolln wir stehn,
Wie einst Lilli Marleen, wie einst Lilli Marleen.

병영 앞에, 커다란 정문 앞에,
가로등이 하나 밝혀져 있고 그녀는 여전히 그 앞에 서 있네.
그렇게 우리는 다시 만나고자 하네,
가로등 옆에서 우리는 서 있고자 하네,
언젠가 릴리 마를렌이 그랬듯이, 언젠가 릴리 마를렌이 그랬듯이.

Unsre beiden Schatten, sie sehn wie einer aus,
Dass wir so lieb uns hatten, dass sah man gleich daraus.
Und alle Leute wolln es sehn,
Dass wir bei der Laterne stehn,
Wie einst Lillli Marleen, wie einst Lilli Marleen.

우리 둘의 그림자가 마치 하나처럼 보이네,
우리가 서로 너무도 사랑한다는 걸 모두가 금방 알아차렸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보려고 했네,
우리가 가로등 옆에 서 있는 모습을,
언젠가 릴리 마를렌이 그랬듯이, 언젠가 릴리 마를렌이 그랬듯이.



 

 

Schon rief der Posten

Sie blasen Zapfenstreich!
Es kann drei Tage kosten!

Kamerad, ich komm ja gleich!
Da sagten wir auf Wiedersehn,
Wie gerne wollt ich mit dir gehn,
Mit dir, Lilli Marleen, mit dir, Lilli Marleen.

보초병이 소리쳤네

소등나팔이 울려!
안 들어오면 3일 영창행일지도 몰라!

전우여, 곧 돌아올게!
우리는 작별인사를 했네,
내가 그대와 떠나길 얼마나 원했던가,
릴리 마를렌 그대와, 릴리 마를렌 그대와.

Deine Schritte kennt sie, deinen zieren Gang.
Alle Abend brennt sie, mich vergass sie lang.
Und sollte mir ein Leids geschehn,
Wer wird bei der Laterne stehn,
Wie einst Lilli Marleen, wie einst Lilli Marleen?

그녀는 그대의 발걸음을 아네, 그대의 부드러운 발걸음을.
매일 저녁 그녀는 불타네, 그녀는 오래 전에 나를 잊었네.
그리고 나는 고통을 느껴야 했네,
가로등 옆에 누가 서 있을 것인가?
언젠가 릴리 마를렌이 그랬듯이, 언젠가 릴리 마를렌이 그랬듯이.

Aus dem stillen Raume, aus der Erde Grund,
Hebt mich wie im Traume dein verliebter Mund.
Wenn sich die spaeten Nebel drehn,
Werd ich bei der Laterne stehn,
Wie einst Lilli Marleen, wie einst Lilli Marleen.

사랑에 빠진 너의 입은 꿈을 꾸듯,
조용한 공간에서, 땅바닥에서 나를 들어 올리네.
늦은 안개가 방향을 돌린다고 해도,
나는 가로등 옆에 서 있을 것이네,
언젠가 릴리 마를렌이 그랬듯이, 언젠가 릴리 마를렌이 그랬듯이.


 

 

릴리 마를렌(Lilli Marlene), 마를린 디트리히(Marlene Dietrich)

 

 



부에노 20세기의 대단한 사랑이었네요. 그런데 한 사람이 자유스러우면 상대방은 반대였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네요. 그러니까 믿기 어렵게 그렇게 오래 사랑했으면서 침실로 향하지 않았다는 거... 그러기에 더 아름다울 수 있었겠죠. 히파티아 같이...     04-01

poison 님은 멋진 사랑을 하셨던 거에요.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잊을 수 없는... 나이 들어갈 수록 추억을 먹고 산다는데... ^^ 아름다운 날 영원히 기억하시라고... ^^   04-01

지구소녀 다들 서로 아껴주고 이렇게 낭만적인 음악과 사진과 그림들을 나누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입니다. 악플로 가득한 현기증 나는 인터넷 공간에서 이런 분들의 모습이 더욱 더 아름다운 거 같아요.   04-01

saci 아름다운 두 분 덕택에... 저까지도 잘 감상하고 갑니다... 그런데 그들의 사랑...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거나 그것을 일종의 목마른 사막 같은 여정에 오아시스에 대한 신기루? 나에게도 그러한 사랑이 있지요... 닿는 것도... 닿을 수 없는 것도 다 사랑......   04-03

부에노 Who know? Nobody know! You're come back to Latine Society, everybody are very happy now. Really we'd like to listen to your love story, If you're possible.     04-03

David 아~~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군요.(좋은 님처럼) 그런데, 난 며칠 있으면 1주일 여행 가야 되는데, 이걸 일주일 후나 읽어 볼 수 있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