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

Un ano de amor, Luz Casal y 내가 본 생애 최고의 살사춤

부에노(조운엽) 2017. 5. 14. 11:59

 

 

 



 

내가 본 생애 최고의 살사춤

 


 

어느 겨울, 성탄절을 며칠 앞둔 주말 밤이었다.

먼저 유학 온 친구들에게 이끌려 간 곳이 살사 디스꼬데까였다.

물론 콜롬비아에서 살사 음악을 틀지 않는 디스꼬데까가 거의 없으니 굳이 살사라는 말을 붙이지 않아도 되지만 말이다.

아무튼 처음으로 살사를 제대로 추는 사람들을 지켜보게 되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무척 재미있어 보이고 급기야는 나도 추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글쎄 파트너도 없으면서...

여자 세 명이 덩그러니 갔으니 또 무슨 재미가 있었겠나.

즉석에서 파트너 지원이 없었냐고?

글쎄 한국 같으면 어쩔지 모르겠는데 콜롬비아에선 다 쌍쌍이 오기 때문에 앙큼한 바람과 달리 그런 불상사는 생기지 않았다. 

정말 우습게도 끝까지 우리들끼리 구석에서 그냥 흥 좀 내다가 말았다.

그러나 처음 느낀 살사 리듬에 대한 흥분은 좀체 가실 줄 몰랐다.

 

여러분들의 오해가 있을까봐 미리 말씀드리는데 콜롬비아에서는 살사와 메렝게라는 춤 문화가 대중적으로 잘 발달되어 있는 나라이다. 

그렇게 특별한 것도 없는 아주 자연스럽게 그들의 생활에 녹아 있다고 할까. 

그래서 먼 동양에서 온 촌 것 눈에 그런 것이 보기 좋았고, 콜롬비아 친구에게 자연스럽게 스텝을 배우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또 한 번 디스꼬데까에 가게 됐는데 거기서 내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살사춤을 보게 되었다.

한 커플이 춤을 추고 있었는데 거의 움직임이 없어 보였다.

그전까지만 해도 살사춤은 빠르고 강렬한 리듬의 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의 모습은 전혀 딴판이었다.

연인으로 보이는 젊은이 둘이 완전 밀착해서 여자는 남자의 목에 두 팔을 두르고, 남자의 손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은 채, 마치 물결 위를 스르르 미끄러져 가듯, 그렇게 스텝만 아주 조금씩 그러나 리듬은 절대 놓치지 않고 무아지경에서 춤추고 있었다.

정말 두 몸이 그렇게 일치할 수 있다는 것에 많이 놀랐고, 전혀 외설스럽지 않은 그 아름다운 광경에 감동하여 살사 춤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도 그런 무아지경의 춤을 추고 싶은 꿈을 가졌는데 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런 행운이 아직 오지 않으니...

 


글 최혜숙 님 

 

 




Un año de amor(일 년간의 사랑), Luz Cas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