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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댄 봄비를 좋아하나요?, 배따라기 y 바닷속에 꼭꼭 숨은 보물찾기

부에노(조운엽) 2017. 5. 13. 17:41

 

 

 

심해전쟁

 

 

지구 표면 3분의 2는 바다다.

육지의 2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그러나 바다에 대해 인간이 밝혀낸 것은 아직도 극히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제아무리 날고뛰는 잠수 전문가라도 수심 40m 이상 들어갈 수가 없다.

혈관과 폐에 이상이 생겨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육지와는 판이한 자연환경이 조성되는 깊은 바닷속, 심해의 경계는 1,000m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수압도 엄청나지만 어떤 정밀한 기계로도 태양광을 감지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심해의 면적만 따져도 지구 표면의 60%에 해당한다.

심해의 98~99%는 알려진 것이 없어 달의 뒷면보다 연구가 덜 됐다고 말할 정도다.

미국 해양대기관리국이 우주공간을 아우터 스페이스, 심해를 이너 스페이스라고 칭한 것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전문작가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사라 치룰이 쓴 '심해전쟁'은 이런 심해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책이다.

심해에서 펼쳐지는 각국 간 각축은 우리나라도 음미해볼 대목이 많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는 심해 유정이나 가스전 등이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채굴, 추출 기술도 부족하고 경제성이 없었는데 관련 기술이 발달하고 유가가 고공 행진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메탄가스가 기온이 낮은 심해에서 강한 압력을 받아 얼음과 같은 고체 상태로 변한 것이 불타는 얼음이라 불리는 메탄 하이드레이트다.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양이 전 세계에서 발견된 석유와 천연가스를 모두 합친 것의 2배 이상일 거라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으니 어마어마한 잠재적 가치를 짐작할 수 있다.

 

 

 


심해에도 화산이 있어 뜨거운 물이 솟아나오기도 한다.

활화산은 아니지만 온천처럼 고온의 검회색 물이 나오는 이런 해저의 샘을 블랙스모커라고 부른다.

블랙스모커 주변의 수온은 15~20도로 심해의 평균 수온 2~4도보다 훨씬 높고 화학합성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를 먹고 사는 단세포 동물 등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한다.

블랙스모커 주변에는 100m가 넘는 광물퇴적층이 형성되는데 이를 지질학자들은 거대 황화물이라고 부른다.

거대 황화물에는 고농도의 납, 아연, 금, 은이 함유돼 있다.

육지에서는 토사 1톤당 금 1g을 발견해도 개발할 만하다고 하는데 블랙스모커 주변에서는 톤당 30g의 금이 발견되기도 했다.

 
망간단괴는 수심 5,000m 되는 깊은 곳에 있어 개발비용이 비싸지만 경제성이 있다.

태평양 해저에 깔려 있는 망간단괴는 100억 톤으로 추정된다.

니켈, 구리, 코발트뿐 아니라 몰리브데넘 등 희소광물도 함유돼 있다.

앞으로 공해에서 심각한 갈등이 발생할 것으로 점쳐진다.

엄청난 양의 원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북극도 그런 곳 중 하나다.

2007년 8월 2일 러시아는 유인 잠수정인 미르 1, 2호로 북극해를 탐사하면서 수심 4,261m 지점에 러시아 국기를 꽂았다.

그러나 북극해에 국기를 꽂은 일은 정치적 도발행위로 미국, 캐나다, 그린랜드 등이 즉각 반발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핵잠수함이 등장했으며 북극해에서 새로운 냉전이 시작됐다는 말도 나왔다.

심해의 가치는 자연자원만이 아니다.

지난달 미국 해양 탐사팀이 북대서양 2,500m 해저에서 보물선을 발견한 것이 그런 사례다.

1차 세계대전 당시인 지난 1917년 독일 잠수함의 어뢰를 맞고 침몰한 이 보물선에는 1,900만 달러(210억 원)어치의 은괴 20톤이 실려 있었다.

 
우리나라는 해외 자원개발을 놓고 툭하면 잡음이 터져 나온다.

얼마 전에도 아프리카 카메룬의 다이아몬드 광산개발을 놓고 정부 고위층의 이름까지 오르내리며 여러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해양이야말로 아직 개척되지 않은 무궁무진한 자원의 보고다.

정정마저 불안한 먼 나라에서 의심스러운 거래에 매달려 돈과 정력을 소모하기 앞서 심해에 대해 우리의 지식과 영향력을 넓히는 일에 더 신경 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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