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글을 읽거나 들어서 알고 있는 '노란 손수건'은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실린 글로 실제 있었던 이야기라고 합니다.
뉴질랜드 사시는 카페 회원 단풍 님이 큰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건강을 회복하셔서 카페로 돌아오시려고 하는데 그 글을 환영 인사로 각색해 올립니다. ^^
까삐딸에서 마르 델 쁠라따 가는 차량행렬
단풍 님의 노란 리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부스 떼르미날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볐다.
생기발랄한 모습의 세 아가씨는 신이 나서 재잘거리며 부스에 올랐다.
유명한 마르 델 쁠라따라는 해변으로 가는 부스였다.
승객이 모두 타자 2층 부스는 황금빛 모래밭과 잘게 부서지는 하얀 파도를 향하여 출발했다.
차창 밖으로 까삐딸의 화려한 시가지가 뒤로 뒤로 미끄러져 흘러갔다.
칼라 님, 에쎄 님과 향기 님은 여행이 주는 흥분 때문에 계속 웃고 떠들어댔다.
그러나 그녀들도 까삐딸을 벗어날 무렵이 되어서는 조금씩 조용해져가고 있었다.
그녀들의 바로 앞자리에는 살이 빠진 듯 몸에 잘 맞지 않는 옷차림의 한 사내가 돌부처처럼 묵묵히 앞쪽만 응시하고 앉아 있었다.
옷차림만으로는 나이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그 사내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뒤에서 조잘거리는 그 젊은 여인들이 무안해질 만큼 한사코 무거운 침묵을 지켰다.
부스는 부에노스아이레스 교외의 작은 휴게소 앞에 멈추었다.
승객들은 다투어 부스에서 내려 편의점과 화장실로 갔으나 그 돌부처 같은 사내는 부스에서 내리지 않고 그대로 앉아 있었다.
젊은 여인들은 아무래도 심상치 않은 그의 행동에 점차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녀들은 마음대로 그의 정체에 대하여 상상하기 시작했다.
"배를 타던 선장일까? 아니면 고향으로 돌아가는 군인일까? 어쩌면 아내와 싸우고 집을 나온 사람일지도 몰라?"
볼 일을 마친 승객들을 태운 부스가 휴게소를 떠났을 때 명랑한 에쎄 님이 그 사내의 옆자리에 앉아 말을 걸었다.
"우리는 마르 델 쁠라따로 가는 길인데 처음 가는 길이거든요. 듣자니까 경치가 그렇게도 멋지다면서요?"
에쎄 아가씨가 웃으면서 물었다.
"그렇지요."
한참 만에 그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순간 그의 얼굴에 우수의 그림자 같은 것이 스쳐지나갔다.
잃어버렸던 옛 추억이라도 떠오른 듯한 표정이었다.
"마떼 좀 드시겠어요."
뒤에 앉아 있던 칼라 님이 용기를 내 그 남자에게 물었다.
"고맙소."
그는 엷은 미소를 지어 보이고 칼라 아가씨가 건네주는 마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는 다시 무거운 침묵 속으로 가라앉는 것이었다.
에쎄 님은 부끄러워져 자기 친구들이 있는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자 그 침묵의 사나이는 잠을 청하려는 듯 등을 뒤로 기대며 눈을 감았다.
마르 델 쁠라따가 가까워지자 아가씨들은 즐거움에 들떠 해변 모래사장에서의 멋진 바깡스에 대한 이야기들을 재잘거렸다.
이번엔 향기 님이 또 그 사내의 옆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리고 얼마 후에 그 사내는 아가씨들의 호기심 많은 질문에 두 손 들었다는 듯 어두운 표정으로 천천히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 사내의 닉네임은 '북한산 단풍'이었고 지난 일 년 동안 오클랜드의 한 병원에서 큰 수술을 하고 다행히 건강이 좋아져서 예전에 행복하게 지내던 라틴 카페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왜 망설이세요?"
향기 님은 의아한 듯 물었다.
"병원에 입원하기 전에 나는 카페를 탈퇴했소. 수술하다가 잘못 될 수도 있었기에..."
그는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고 쓸쓸한 얼굴로 말했다.
"내가 어쩌면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날지도 모르는 만큼 친구들 모두가 나를 잊기를 원했소."
"그런데 지금은 카페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씀이잖아요?"
향기 님이 묻자 단풍 님이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단풍 님과 칼라파테 린다비스따에서 한잔하시자던 약속이 아직도 유효한데... ^^
"사실은 수술이 끝나고 며칠 전 건강이 좋아졌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다시 카페 친구들을 만나고 싶은데 좀 서먹한 느낌이오. 친구들 물갈이도 많이 됐고요. 라틴 카페 어귀에 커다란 참나무가 한 그루 있소. 만일 나를 다시 받아들일 생각이라면 그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붙들어 매어두었으면 좋겠소. 노란 리본이 참나무에 매어져 있으면 내가 부스에서 내려 카페로 갈 것이고, 만일 나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어 리본이 보이지 않으면 나도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그냥 부스를 타고 깔라파떼로 가버릴 거요."
그는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아가씨들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옆에서 이야기를 들은 다른 승객들도 잠시 후에 벌어질 광경을 상상하며 초조해하였다.
부스는 계속 달렸다.
마침내 이정표는 라틴 카페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가리켰다.
그러자 승객들은 모두 창문 옆으로 다가가 단풍 님이 말한 그 커다란 참나무가 나타나기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라틴 카페가 가까워질수록 뒤숭숭한 설렘과 고요함이 부스 안에 가득했다.
어두컴컴한 침묵의 구름에 휩싸인 듯 부스 안의 분위기는 마치 단풍이라는 사나이가 잃어버린 일 년의 세월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단풍 님은 그대로 조용히 앉아 있었다.
흥분된 표정을 보이거나 얼굴을 돌려 창밖을 내다보거나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굳어진 그 얼굴에서 어느 누구라도 초조한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그는 마치 이제 곧 눈앞에 나타날 그 실망의 순간을 대비하듯 마음속으로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는 것같이도 보였다.
라틴 카페와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물을 끼얹은 듯한 부스 안의 정적은 계속되었다.
자동차의 엔진 소리만이 꿈결처럼 아스라하게 일정한 리듬으로 고막을 울리고 있었다.
사지를 넘은 단풍 님이 라틴 카페에 돌아오시면 많이들 환영해주시라고... ^^
그때였다.
별안간 칼라 님, 에쎄 님 그리고 향기 님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승객들은 모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소리치며 춤을 추듯 뛰었다.
그때까지도 아무 말 없이 고요히 앉아 있는 사람은 오로지 단풍 님 한 사람뿐이었다.
그는 멍하니 넋 나간 사람처럼 차창 밖 멀리 보이는 참나무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그 참나무에는 온통 노란 리본의 물결로 뒤덮여 있었다.
20개, 30개, 아니 수백 개가 바람 속에 깃발처럼 물결치고 있었다.
승객들이 모두 일어나 박수를 치며 소리치고 있는 동안, 그 사내 단풍 님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부스 출입구 쪽을 향해 천천히 걸어 나갔다.
(2010.06.04 쓴 글)
부에노님 바램처럼 부디 쾌차하셔서 카페에 다시 뵐날을 기다립니다...
부에노님 글솜씨 작가 수준이었습니다
감동적입니다....마음으로 기다립니다...
누님이 간병하시느라 얼마나 고생 많으셨을까... ㅜㅠ
동생을 살리려고 장기 기증을 하신 샤로니 온냐도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하셔서 반갑고요...
혜영 님 부군께서도 큰 이식 수술 잘 견뎌내시고 회복기에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건강과 축복 함께 하시길~~~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남을 위해 본인의 장기를 기증하신 분들
모두 인간의 한계를 극복한 승리자들이시지요..
모두 건강하시다니 감사합니다..
모두 잘 되고 있으니 정말 감사한 일이지요.
제가 아르헨티나 여행 중 주로 지방으로 다니다가
마지막 주간에 시간이있어 연락을 취하려 했는데
그만 더위와 피곤으로 심하게 배탈이 났었습니다.
그래서 부득이 몇일간 몸 사리다가 그냥 돌아 왔지요.
이해해주세요.
nicolas올버님,, 월말에 집안에 결혼식이 있어 올라갑니다..
함~ 보입시더...
어쨋던 예전보다 한 3 배 정도 좋은 성능의 심장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우주선에서 바라본 지구의 색깔이 푸르다는게 실감 납니다. 반가히 맞아 주셔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저는 아마도 단풍님이 수술하신다고 하실 때 왔을거예요...
그리고 이제는 제가 수술을 했다는...
무튼....무지 반갑습니다
그 담근 술 지금 쯤 알 맞게 익어 반가운 님 오길 기다리는 걸 느낍니다만.
오신다는 그님은 오데서 헤메고 있느뇨?
너무 황공하고 황공합니다.
전 시골의 그작그작 사는 중탱이에 불과합니다만 날 이렇게 레몬 트리에 올려 놓고 밑에서 흔들어 버리면....
이럴 줄 알았다면 더 일찍와도 되었었는데 죄송합니다. 별 것도 아닌 환자를 심려해 글을 남겨주시니...
한분한분 찾아 뵙고 인사드려야 하는데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재활 프로그램으로 하루에도 댓시간 씩 운동하는게 일과가 되다 보니 이젠 심폐기능이나 근육 활동이
사빠따 님 만큽은 아니지만 그쯤 안될까 싶고 가능하다면 배는 못타지만 산을 타고 싶습니다. 이젠 니꼴라스 형님 모시고 아사도도 좀 구어가며 세월을 내려다 보고 싶고요.
Zapata 님과 대등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하셨다니...
정말
이제 깔라빠떼에서 칼라 누나가 맹글어놓은 칼라파테 주를 마실 일만 남았습니다.
nicolas 님이 구워주신 맛있는 아사도에...
단풍님의 복귀를 진심으로
건강을 회복하셨서 다시 뵈니 참으로 밥갑습니다.
방학이라 중국의 맨 남쪽나라 해남도로 여행을 왔습니다..
이곳은 중국 같지가 않아요..
마치 동남아 어느 바닷가에 와 있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중국 정부에서 동양의 하와이로 만들 계획으로 엄청 투자를 합니다..
바닷가엔 본토 사람들 보다 머리가 노란 외국인이 더 많이 보이고요..
싱싱한 해산물은 기본이고..밤이면 바닷가의 음식점 앞에선 외국 가수들이
생음악으로 70
중국의 다른 지방에서 쉽게 볼수 없는 것들을 보네요..
정열적인 아리아리님 여전하십니다. 하이난의 하이산... 침 돌아 가는군요.^^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 Tony Orlando & Dawn
I'm coming home, I've done my time
나는 집으로 가고 있어요. 난 다 나았어요
Now I've got to know what is and isn't mine.
난 알아야만해요. 그것이 있는지, 없는지
If you received my letter
만약 당신이 내 편지를 봤다면
telling you I'd soon be free
내가 곧 자유가 될 거라고 썼어요
Then you'll know just what to do
그럼 당신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겠죠
If you still want me.
만약 당신이 아직도 날 원한다면
If you still want me.
만약 당신이 아직도 날 원한다면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
노란 리본을 참나무에 걸어주세요
It's been three long years.
오랜 시간이 지났어요
Do you still want me?
아직도 날 원하나요?
If I don't see a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
만약 내가 참나무에 걸릴 노란 리본을 보지 못한다면
I'll stay on the bus, forget about us
난 그냥 버스에서 우리 사이를 잊어버릴게요
Put the blame on me
날 저주할게요
If I don't se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
만약 내가 참나무에 걸릴 노란 리본을 보지 못한다면
Bus driver please look for me
버스 기사님 저 좀 봐주세요
'Cause I couldn't bear to see
전 아직 보지 못한 것이 있어요
What I might see
전 볼 수 있을 거에요
I'm really still in prison
난 아직 감옥에 있고
and my love she holds the key.
그리고 내 사랑, 그녀가 열쇠를 가지고 있어요
Simple yellow ribbon's
간단히 단 한 개의 노란 리본
What I need to set me free
내가 자유로워지는데 필요해요
I wrote and told her please
난 그녀에게 편지로 부탁했어요.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
노란 리본을 큰 참나무에 매달아 놓으세요
It's been three long! years.
오랜 시간이 지났어요
Do you still want me?
아직도 날 원하나요?
If I don't see a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
만약 내가 참나무에 걸린 노란 리본을 보지 못한다면
I'll stay on the bus, forget about us
그냥 버스에서 우리 사이를 잊어버릴게요
Put the blame on me
날 저주할게요
If I don't se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
만약 내가 참나무에 걸릴 노란 리본을 보지 못한다면
Now the whole damn bus is cheering
지금 모든 버스가 환호해요
And I can't believe I see a
내가 본 것을 믿을 수가 없어요
Hundred yellow ribbons round the old oak tree.
백 개의 노란 리본이 참나무에 걸려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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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좋아지셨다니 다시 카페에 돌아오실 날을 기둘립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