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엔n

난 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지?

부에노(조운엽) 2010. 10. 2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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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 라르꼬마르의 외국인 연인

 

 

난 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지?

 

 

한국에 와서 자주 가는 동네 식당이 있다.

주인 아주머니가 내가 좋아하는 옛날식 반찬도 넉넉하게 주고 뭐 하나라도 더 갖다주려고 신경 써줘서 늘 고맙게 생각하는 곳이다.

씨엘로 님을 따라서 처음 가보고 성지 님과도 종종 가서 식사를 했다.

혼자서 식사한 적도 많았지만 짱짱이 님, 프랭클린 님과도 여러 번 같이 갔었다.

 

오늘 식사를 하면서 며칠 있으면 출국한다고 말하니까 주인 여동생이 대뜸 '아저씨는 왜 그렇게 한국말을 잘 해요?'라고 묻는다.

아니, 이게 무슨 말이야?

8개월 동안 보면서 나를 여태 외국인으로 생각했다는 말이잖아.

그래서 잠시 뜸을 들였다가 웃으며 대답했다.

"한국 와서 잘 배웠어요, 아리가토!"

아주머니가 뒷말은 못 알아들은 것 같고 한국에 와서 고생하다가 집에 가서 좋겠단다, 헐~.

 

그리곤 지심행 누나에게 전화를 걸어 보고를 했다.

지난 토요일에 예정에 없던 시간이 갑자기 나서 누님과 잡초 님 만나러 일산으로 가다가, 일정이 변경되어 동대문에서 잡초 님과 짱짱이 님, 나 셋이서 같이 식사를 하고 누나에겐 연락도 못하고 내려왔다고.

전화중에 배터리가 떨어져서 끊어졌다.

 

안에서 일하던 주인 여동생이 경이로운 눈으로 쳐다본다.

외국인(?)이 한국말을 비교적 발음도 괜찮게, 빨리 말하는 것을 보고...

 

사회생활의 반을 해외에서 하다 보니 이젠 어디 가나 이방인 대접을 받는다.

외국에선 당연히 외국인이니까 그렇다고 쳐도, 한국에서도 외국인 취급을 받으니 이를 어째.

얼마 전에 일터에서 중국교포와 짧은 중국어를 섞어서 말을 하는 것을 보고 나를 중국사람으로 오인한 사람도 몇 있었다나.

 

아니, 태국에 몇 달 있을 때는 오다가다 스쳐서 알게 된 사람들이 내가 말하기 전에 나를 한국인으로 생각한 사람들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나중에 말 끝에 내가 '코리안'이라고 하면 의외라는 듯이 정말이냐고 되묻곤 했으니...

난 대체 어느나라 사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