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사각지대! 로마 한인민박 주인, 알고 보니 상습적 약물 성폭행범
국외여행 가서 말이 통하고 가격도 저렴해서 한국인 민박집을 많이 이용한다.
그런데 극히 일부긴 하지만 뜻밖에 봉변을 당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이탈리아 로마의 한 민박집에서 발생한 '약 먹이고 성폭행한 사건'이 여행객과 네티즌들 사이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권력의 영향권을 벗어난 국외 현지에서 일어난 일인데다, 해당 민박집 사장이 사건 직후 종적을 감춘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 다른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난생처음 유럽 배낭여행을 떠난 20대 A 씨는 로마의 한 민박집에 4박 5일 일정으로 예약하고 숙박했다가 큰 봉변을 당했다.
해당 민박집은 값비싼 호텔보다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좋은 시설에 한인이 운영하고 한식까지 제공해주는 서비스로 여행객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곳이다.
30대 후반의 민박집 주인 B 씨는 늦은 밤 다른 여행객들과 모여 술을 마시던 A 씨를 데리고 나가 '의문의 술'을 먹인 뒤 몸을 더듬고 키스를 하는 등 성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는 약에 취한 때문인지 그때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성폭행을 당할 때 입었던 옷을 보관하고 있어 경찰이 수사하여 범인의 유전자가 발견되면 처벌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한 유명 여행카페에 이 같은 내용을 올린 A 씨는 '주인이 사온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킨 뒤 필름이 끊겼다. 부끄럽고 수치스러워 펑펑 울었다.'며 당시 참담했던 심경을 토로했다.
A 씨의 글에는 '같은 민박집에서 비슷한 일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댓글이 많이 달렸고, 많은 이들이 주인을 규탄하는 글을 해당 민박집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소식은 더욱 빠르게 퍼져 나갔다.
예약 취소와 항의 전화가 잇따르자 B 씨는 결국 온오프라인 민박집 문을 닫았다.
실제 올여름 휴가를 맞아 이탈리아 로마 여행을 계획하면서 좋다고 소문난 이 민박집에 머물 예정이었던 신모(26, 여) 씨는 '카페에 올라온 글을 보고 너무 무섭고 놀라 당장 다른 곳을 예약했다.'고 말했다.
2006년 영국 런던 여행 때 한인 민박집에서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김모(당시 33살) 씨는 '주인이 성적 농담을 잘하고 다리를 만져 일부러 피해 다녔다. 혼자 새벽에 깨도 절대 바깥에 나가지 않았다.'고 기분 나쁜 기억을 이야기했다.
이번 일에 관해서는 '나만 겪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젊은 남자들이 민박집을 많이 운영하고 젊은 여자 여행객들이 혼자 많이 오니까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현지 경찰에 신고해도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봐 신고하지 않았다며 공권력에 불신을 나타냈고, 겁이 많이 나고 경황이 없어 대사관의 도움을 요청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문제는 이번 일처럼 국외에서 발생한 자국민 간 성폭행 사건은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이탈리아를 벗어나 유유히 유럽 어딘가를 활보 중인 것으로 전해진 B 씨에 대한 마땅한 제재가 없고, A 씨가 현지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이상 법적 책임도 물을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발생지가 우리나라라면 경찰에 신고하고 체포하는 절차를 밟을 수 있지만 국외에서 받을 수 있는 도움은 대사관이나 총영사관에서 법률 자문하는 정도이고 우리 공권력이 현지 일에 관여하는 것은 현지법 위반이고 수사권 침해다.'라고 설명했다.
만일 강도나 살인 사건처럼 사안이 중대하다면 현지 경찰에 협조를 요청할 수 있지만, 성폭행은 요청조차 애매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탈리아 로마 대사관 신우식 영사는 '현장을 방문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했지만 주인 소재가 불분명해 상황 파악이 어려웠고 A 씨와 꾸준히 연락하면서 재외 공관 개입의 한계와 구제 방법을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절도, 바가지요금 등의 소소한 피해는 있었지만 이 정도 심각한 사례는 처음이었고, 제보 내용을 토대로 볼 때 상당히 계획적으로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교적인 한계와 국가적인 무관심을 반영이라도 하듯 외교통상부 사이트 '국가별 안전공지' 란에는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나도록 해당 민박집 성추행과 관련한 공지를 찾아볼 수 없다.
우리 당국의 한계가 있는 대처와 현지 경찰 등의 무관심으로 법망의 사각지대 속에서 많은 이들이 범죄 피해에 노출되고 있는 사이, 사후 처리와 피해 보상이 모두 여행자 본인의 몫으로 남고 있다.
이번 성폭행 사례는 물론, 여행 취소할 때 계약금을 환급해 주지 않거나 계약금만 떼먹고 달아나는 사례 등 국외 한인 민박에서 경험한 피해를 호소하는 글들이 인터넷 여행 카페에는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지 한인 민박은 그 나라에서 정식 허가 없이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피해를 보아도 구제를 받을 길이 없다.
게다가 현지 대사관에서 적극적으로 사건을 해결할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국외 민박집을 선정할 땐 인터넷 등에 올라온 이용 후기를 꼼꼼히 읽어보고, 될 수 있으면 현지 당국의 허가를 받은 곳을 이용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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