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서 아름다운 깐냐 싸앋
캄보디아에서 쉽게 떠날 수 없을 거 같은 예감
어제 치과에 스켈링하러 갔다.
한국에서는 일 년에 한두 번 했는데 캄보디아에 와서 처음으로 했다.
한국에서 아는 사람들이 연달아 올 예정이라 돌싱이 이까지 누러면 보기 좋지 않을 거 같아 숙소에서 가까운 한국인이 운영하는 치과에 갔다.
깨끗하게 차려놓은 병원은 쾌적했다.
젊어서 예쁜 현지인 간호사들도 방긋 웃으면서 친절했고 기술도 좋았다.
가격도 한국에서 오만 원 줬던 기억이 나는데 여기선 15불 했다.
기분 좋게 스켈링을 마치고 대기실에 많이 진열된 책 중에서 두 권을 빌려 왔다.
회사와 숙소에 있는 책은 오래전에 다 봐서, 오랜만에 책을 읽으니 행복했고 감동적인 장면에 혼자 웃고 울고 했다.
이렇게 엔돌핀이 팍팍 돌면 건강에도 좋다며...
다음 달에 시엠립에 봉사하러 올 예정인 알젠 형에게 책을 부탁했다.
주변에 다 본 책이나 잡지 좀 구해서 갖고 오면 고맙겠다고...
알젠 형과 전화 통화하면서 다른 필요한 거 없느냐고 몇 번을 묻는데 마음의 양식인 책보다 더 귀한 선물이 어디 있을까.
젊어서 아름다운 머누ㅎ 크메잉
정말 나는 필요한 게 그리 많지 않게 산다.
일 년 열두 달 더운 나라의 일상생활에서 갈아입을 반바지와 반소매 티셔츠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다.
먹는 거야 월 삼백 불 내는 숙소가 교민이 운영하는 회 전문식당이라서 한국에서보다 더 잘 먹고, 어쩌다 저녁에 현지식당에 돈 십 불 갖고 나가면 맥주 피처 한 병에 소고기 스테이크나 오징어, 새우 구워 생야채에 배부르게 먹고도 돈이 절반 가까이 남는다.
국산담배 레종이 한 갑에 2,300원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선 공항 면세점보다 훨씬 싼 한 보루에 5불이다.
전에 배 탈 때 외항선원들이 고생을 많이 한다고 해서 담배, 소줏값이 많이 쌌는데 여기도 그런 모양이다. ^^
비타민 C 앰풀 하나에 1불
게다가 프랑스 바이엘에서 만든 비타민 C 주사 앰풀 1개를 1불에 맞을 수 있으니 나 같은 사람에게 천국이 따로 없다.
그동안 어디 특별히 아픈 데는 없었지만 비타민 C를 몰랐다면 나도 내 나이에 어디가 고장 났을 거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살아 있는 동안 많이 웃고 행복하면서 어디 아프지 않게 살다 휘뚜루마뚜루 가면 이보다 더 고마운 일이 어디 있을까.
이래저래 캄보디아에서 쉽게 떠날 수 없을 거 같은 예감이 든다.
나 가거든, 박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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