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 노라 존스
오랜만에 나를 찾아온 친구들과 실컷 음악을 들었다.
그런데 한 친구가 갑자기 '야! 네 친구 노라 존스 얼굴 한번 보여 줄래?'라면서 노라 존스와 나와의 에피소드를 꺼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세상이 끝난 듯한 절망감에 빠져 있었다.
그때 우연히 듣게 된 노래가 마치 내 등을 토닥여 주는 친구 같았는데, 그 가수가 바로 미국의 유명한 재즈 가수 노라 존스였다.
그녀의 목소리는 나에게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착하고 감동적이었다.
그 목소리는 이미 차가워질 대로 차가워진 내 마음에 따스한 공기를 넣어 주었다.
그러면서 나는 서서히 긴 우울의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정말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얼굴도 모르는 이에게서 내가 이렇듯 엄청난 도움을 받게 될 줄은….
나는 그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었다.
현악기 제작자인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은, 세상에 딱 하나뿐인 '노라 존스'라는 이름을 가진 악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4개월 후 '당신은 나를 모르겠지만, 나에게 당신은 이미 훌륭한 친구입니다.'라는 편지와 함께 그녀에게 바이올린을 보냈다.
그녀가 혹 못 받게 될지라도 나는 그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그런데 2년쯤 지나 그녀가 나를 애타게 찾고 있다는 뜻밖의 소식을 접했다.
그 소식을 듣는 순간, 그녀의 착한 목소리를 통해 전해 받은 내 느낌이 절대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주 기뻤다.
얼마 후, 나는 노라 존스가 감사의 뜻으로 내게 직접 썼다는 편지 한 통을 어느 기자에게서 전달받았다.
거기에는 이런 글이 쓰여 있었다.
"나는 이 바이올린을 사랑합니다. 내가 받은 이 세상의 모든 선물 중에 최고의 선물이에요."
정녕, 그녀가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오랜 시간 누군가가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위안을 받으며 고마워했다는 사실을 안 순간, 그녀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했을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해 본다.
평소 내가 무심코 했던 말과 행동들도 누군가에게 작은 위안이 되었던 적이 있었을까 하고.
'노라 존스의 착한 목소리'처럼 내 무형의 말들도 부디 많은 사람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세상이 더 예뻐질 수 있다면 나는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인터넷 좋은생각사람들 김호기 님, 마에스트라, 내 인생 안단테 칸타빌레 저자
Love me tender, Norah J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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