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뻬루 리마로 가는 엘 라삐도 부스
어느 버스 안에서 일어난 일
어느 먼 나라 시골 버스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 운전사를 험악하게 생긴 두 건달이 희롱합니다.
버스에는 많은 승객이 있었지만 아무도 제지하지 않습니다.
급기야 두 건달은 운전사에게 차를 세우라 하고 기사를 강제로 끌어내려 버스 옆 풀밭으로 데려가 돌아가며 강간합니다.
버스 안에는 건장한 남자도 많이 있었지만, 누구 한 사람도 나서지 않았습니다.
그냥 차창 너머로 슬금슬금 눈치 보며 그 광경을 구경만 합니다.
그때, 보다 못한 한 청년이 나서서 건달과 싸웁니다.
건달들은 청년을 칼로 무참히 찌르고 달아납니다.
여자가 울면서 옷을 차려입습니다.
여자가 버스에 오르자 아무도 말이 없습니다.
여자와 눈길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모두가 눈을 감거나 창밖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여자가 헝클어진 상태로 운전석에 앉습니다.
그때, 피를 흘리며 청년이 차에 타려 하자 여자가 소리칩니다.
'왜 남의 일에 참견하시는 겁니까?'라며 그 여자는 청년에게 화를 내고 버스 문을 닫아버립니다.
그리고 여자 기사가 운전하는 버스는 출발합니다.
청년은 아픈 몸을 이끌고 시골 길을 터벅터벅 걸어가다 자동차 사고현장을 목격합니다.
버스가 천 길 낭떠러지에 떨어져 승객이 모두 사망한 사고였습니다.
멀리 낭떠러지를 바라보니 방금 자신이 타고 왔던 그 버스였습니다.
천 길 낭떠러지로 차가 떨어진 흔적
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죄를 짓지 않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모두 죄를 지은 사람들입니다.
오직 목숨을 걸고 나섰던 그 청년만 버스에 타지 못하게 하고 그 여자는 승객들을 모두 저승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Gloomy sunday
전 세계 수백 명의 사람들을 자살하게 한 전설적인 노래 '글루미 썬데이'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로맨스 드라마.
영화는 노래가 실제로 작곡되었던 1935년의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여성을 둘러싼 세 남자의 이야기가 나치의 전운과 함께 펼쳐진다.
모니카 벨루치를 연상시키는 여주인공 에리카 마로잔의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
이 영화의 소재가 된 곡은 수많은 사람들의 자살을 불렀다고 한다.
1936년 4월 30일, 프랑스 파리의 레이 벤츄라 오케스트라 콘서트홀에서 '글루미 썬데이'를 연주하던 단원들이 드럼 연주자의 권총 자살을 시작으로 모두 자살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레코드로 발매된 당시 8주 만에 헝가리에서 이 노래를 듣고 187명이 자살했다.
이 때문에 헝가리 정부는 이 음악의 연주를 금지시켰고, 프로이트는 이 노래의 정신분석학적인 의미를 연구한 논문을 발표했다고 한다.
뉴욕 타임즈는 '수백 명을 자살하게 한 노래'라는 헤드라인으로 기사를 실었다.
이 곡의 작곡자인 레조 세레스(Rezso Seress)는 연인을 잃은 아픔으로 이 곡을 작곡했는데, 1968년 겨울 고층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
비운의 천재, 레조 세레스
작곡가 레조 세레스에 대해 알려진 사실은 그가 레스토랑에서 피아노를 연주했으며 유머가 풍부했고 왜소한 체구의 소유자였다는 것, 그리고
그에겐 아름다운 연인 헬렌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레조는 헬렌이 자신을 떠나가자 실연의 아픔을 견딜 수 없었고 그때 작곡한 노래가 바로 '글루미 썬데이'였다.
그는 이 노래를 작곡한 후 손가락이 점점 굳어져 마침내
두 손가락만으로 피아노 연주를 해야 했고 악보조차 읽을 수 없었다. 고소 공포증이 있어 높은 곳에 설 수조차 없던 그였지만 기이하게도 고층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자살했다. 죽음의 순간, 그 또한 '글루미 썬데이'를 듣고 있었다.
Gloomy sunday, 김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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