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솜씨로 쌀국수를 만들어 내는 꼬마 요리사
왼쪽의 웃고 있는 사람은 이모란다
아주 나이 어린 캄보디아 요리사
며칠 전 낮에 채소를 사려고 시장에 갔는데 비가 쏟아졌다.
동남아는 우기에 비가 시원하게 자주 온다.
시장 앞에 다 와서 비 온다고 그냥 가긴 그렇고 집에 식구들이 있으니 차에서 내려 양파, 당근, 파 등을 샀다.
그 잠깐에 온몸이 비에 흠뻑 젖었다.
모처럼 맞는 시원한 비이고 기분도 좋았다.
그런데 나이가 들다 보니 젊었을 때 감기 한 번 변변히 걸리지 않던 사람이 그 비 맞고 잔기침이 나기 시작하더니 오한이 났다.
새벽에 일당 시장에 골골대며 나가서 일찍 집에 들어와 긴옷 입고 이불 뒤집어쓰고 잤다.
당연히 밥 생각도 없고 해서 낮에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어 카페 회원님과 꾸이띠우(쌀국수)를 먹으러 나갔다.
아시다시피 캄보디아에서 꾸이띠우는 오전에만 팔고 장사 잘 되는 식당은 아침 열 시 정도면 파장이다.
몇 집을 도니 다 문 닫았는데 까나리야 공단 앞 시장 식당가에 갔더니 아직 쌀국수를 판다.
앉아 있던 한 꼬마가 뭘 원하는지 묻는다.
꾸이띠우 쌎찌룩(돼지고기 쌀국수) 두 그릇 달라고 했다.
그 꼬마가 주문만 받을 줄 알았는데 어럽쇼~
꼬마 요리사가 만든 꾸이띠우 쌎꼬(소고기 쌀국수)
우리는 꾸이띠우 쌎찌룩을 먹었다.
그 꼬마가 익숙한 솜씨로 쌀국수를 만드는 것 아닌가.
몸도 불편해 말하기도 힘들어 그냥 지켜만 봤다.
먹어보니 맛있다. ^^
육수는 식당에서 밤새 만들어 놓은 거니 꼬마가 한 것은 요리랄 것도 아니지만, 이 어린 나이에 익숙하게 쌀국수를 내고 손님을 잘 쳐낸다.
한창 공부할 나이에 생활 전선에 나와 일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인데 이 나라의 상황이 이런데 난들 어찌할까.
맛있게 먹고 칭찬해주니 활짝 웃는다.
꾸이띠우는 캄보디아 음식 중 먹을수록 중독성이 있는 음식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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