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인어공주
안드로메다 공주와 에티오피아
음악 : Miriam Makeba, Malaika https://www.youtube.com/watch?v=Q1UID0vEeqI
해피 라틴호는 인도양 적도 가까이 항해하고 있다.
바다는 거울같이 잔잔하고 밤하늘에 무수한 별이 반짝이는 게 보인다.
철광석을 방방하게 실어 배가 푹 가라앉아 미끄러지듯 나아가고 너울은 아주 길게 퍼진다.
베트남에 파병된 혈기왕성한 대한 용사들이 정글에서 밤하늘의 남십자성을 바라보며 고국에 있는 부모 형제와 아내, 자식 그리고 친구를 생각하며 눈물지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안드로메다 은하수를 보며 남희 생각에 잠긴다.
무엇이 꼬였을까?
나는 나대로 내 자리에서 그대로 항해하고 있고 그녀는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연락도 뜸하고 뭔가 서먹하다.
역시 심장이 뜨거웠던 연인 관계도 눈에서 멀면 마음도 멀어지는가.
왜 군대 가면 애인이 고무신 거꾸로 신는다는 말이 나왔을까나.
머리에서 고작 세 뼘밖에 되지 않는 가슴도 얼어붙은 것처럼 식어가는 것을 느낀다.
아씨, 보여야 뭔 말을 하든지 싸움을 해도 하지...
다시 만나면 옛 감정은 식고 그냥 동기로 지내야만 하나.
애달픈 청춘 마도로스는 한바다가 부르는 것 같아 목을 빼 칠흑 같은 바다를 노려본다.
어디가 바다인지 하늘인지 알 수가 없다.
밤하늘의 별들에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이름을 붙여 전해온 별자리가 있고, 누구나 별자리를 자기 마음대로 지을 수도 있다.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처럼...
위성 항법 장치인 GPS가 없는 배에서는 한바다에서 저 별자리를 보고 각도를 재 목적지를 찾아간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십자성을 볼 수 없다.
남십자성은 중심에 밝은 별이 안 보여 십자가보다도 긴 마름모 모양이다.
북쪽과 남쪽의 별에 직선을 그으면 그 방향이 남극을 가리키므로, 남십자성은 근대 항해 시대 이후 남쪽 바다를 항해하는 선원들에게 중요한 이정표였다.
남십자성은 은하수 사이에 있지만 밝은 별이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다.
안드로메다자리는 우리나라 늦가을 초저녁 북동쪽 맑은 하늘에서 볼 수 있다.
우리나라가 배달민족이라 이백여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에서 짜장면을 시켜도 배달해준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안드로메다는 신화 속의 에티오피아 공주였다.
엄마는 우리도 잘 아는 별자리, 카시오페이아 여왕이시다.
그 에티오피아가 해피 라틴호가 항해하는 저 옆에 멀고도 가깝게 느껴진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때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국제연합군으로 참전한 유일한 아프리카 국가이다.
1951년 황실근위대인 강뉴부대 1,300여 명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모두 육천여 명을 파병했다.
당시 에티오피아의 황제였던 하일레 셀라시에는 자신의 근위대를 보내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가거라! 살아 돌아올 생각하지 말고, 거기에 가서 모두 용감하게 싸워라! 너희들의 죽음의 대가로 저들에게 '자유'라는 것을 꼭 안겨주거라! 우리 민족이 과거에 이탈리아인들에게 어떻게 당해왔는지 그 고통은 뼛속까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으로 파견된 강뉴부대는 에티오피아의 산악지역에서 집중적으로 훈련을 받은 정예부대였다
그들은 우리나라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고 싸웠다.
강뉴부대는 탁월한 전투 능력을 발휘했고 238번의 전투를 해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었다.
전투에서 121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다쳤다.
전쟁이 끝나고 에티오피아 정부는 북한에 포로를 석방하라고 요구할 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항복한 강뉴부대 병사들이 없었기 때문이란다.
또한 그들은 자기 부대원이 전투에서 죽은 것을 보이지 않기 위해 시체를 두고 가지 않았다.
이러한 강뉴부대의 모습은 연합군 동료들에게 많은 존경을 받았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자유를 위해 싸운 많은 참전용사 덕분에 우리나라는 지금 이렇게 잘살게 되었다.
은혜를 모르면 동만 못한 거지.
똥도 아니고 동이 뭐냐 고라?
아~ 캄보디아 야자가 아니고, 우리 회원님이 사랑하시는 반려견...
에티오피아는 아직은 농업 국가로 매우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이고 커피의 원산지라고 한다.
오랜 역사를 가진 에티오피아의 커피는 중요한 수출품이고 많은 농부가 커피밭에서 일해 먹고산다.
하지만, 이들의 노력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원두 가격으로 쇠빠지게 일하고도 거의 입에 풀칠하기 바쁘단다.
최근 커피 농장의 기계화로 커피 생산량이 대폭 늘고 다국적 커피 기업들은 헐값에 사 간다.
상대적으로 저개발국가인 에티오피아는 이들의 대량생산에 맞설 기술과 자본이 부족하고 모든 걸 수작업으로 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나온 것이 바로 공정무역이다.
공정무역이란 더 나은 갑이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여 생산자의 경제적 자립과 발전을 돕는 무역 형태이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이윤을 얻으려는 선진국의 저개발국에 대한 착취는 자유무역체제가 만든 세계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자유무역과 달리 공정무역은 최소의 비용이 아닌 합리적인 값을 지불하고, 남는 것은 을에 돌려준다는 개념이다.
스타벅스는 오랫동안 에티오피아 커피 원두를 헐값에 사가 비난을 받다가 수매가를 열 배 이상 올려준다고 밝혔으나, 에티오피아에서도 이젠 스타벅스에 파느니 공정 무역에 파는 것이 더 낫다고 거래를 피할 지경이라고 한다.
에티오피아와 예멘, 지부티 같은 일부 나라에서 기호품이라고 주장하는 카트가 마약이나 다를 게 없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마약처럼 중독성이 있고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며, 많은 물이 필요하여 여러모로 아프리카 땅에 도움이 안 되는 카트 재배를 허용하는 게 문제라고 한다.
에티오피아는 인구가 일억이 넘고 국토 대부분이 해발 천 미터가 넘는 고원지대라 적도 부근이지만, 사계절을 하루에 겪을 수 있다.
시원한 아침에 일어나 낮엔 더워서 땀 흘리다가 밤에는 눈이 오기도 하고 새벽에 무릎이 시리다.
아프리카에서 제국주의 시대에 식민지가 안 된 두 나라 중 하나이다.
라이베리아는 미국에서 노예 해방이 되고 돌아온 노예 출신들이 건국에 참여한 나라라 미국의 비호를 받아 식민지로 삼기에는 명분이 없었고, 에티오피아는 당시 군사력이 만만치 않았고 천주교인이 많은 나라라 유럽 열강이 집어삼키기에는 껄끄러운 상대였다고 한다.
이탈리아와 에티오피아 전쟁 당시 오 년여 동안 이탈리아에 강점되었으나 평화협정에서 이탈리아는 오히려 에티오피아에 전쟁 배상금을 지급했다.
게다가 셀라시에 황제를 지지하는 저항 세력이 에티오피아 일부를 장악하고 있었기에 식민지가 된 적은 없었다.
희한하게도 이스라엘에 사는 유대인 중 에티오피아 출신이 많다고 한다.
유대인 인구 부족으로 이스라엘에서 정책적으로 에티오피아에 살던 유대인들을 받아들인 것이다.
에티오피아의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솔로몬 왕의 후손이며, 다른 이들이 유대교를 믿는 줄도 몰랐다고 한다.
마라톤에서 세계적인 강국이다.
나라가 고원 위에 있어 일반적으로 폐활량이 커 훌륭한 마라토너가 종종 나온다.
아프리카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두 번 연속 우승한 아베베 비킬라라는 선수는 맨발로 뛰었다.
그는 제대로 훈련받은 선수 출신이 아니고 황실 호위대 소속의 군인이었다고 한다.
그는 이 공으로 일병에서 중위로 진급했다.
더반에서 세계 챔피언이 됐던 우리나라 홍수환 선수는 일병으로 의장대 사열까지만 받았다.
그런데 멕시코의 알폰소 사모라에게 타이틀을 빼앗기자 영창에 보냈다고 한다.
어찌 된 판인지...
2008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 3분 벽을 처음으로 깬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 선수는 우승 상금으로 받은 돈이 에티오피아 직장인 연봉 40년 치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래서 엄청난 부자가 되어 그의 집에서 하루 먹여 살리는 사람이 무려 600여 명이나 된다고 한다.
가난한 나라에서 헝그리 정신이 본인과 여러 사람에 득이 되는 경우가 많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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