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선원의 항해일지

인도와 파키스탄

부에노(조운엽) 2020. 9. 18. 15:37

 

 

황금색 눈동자의 인도 미인

인도와 파키스탄

인도 음악 : A Ha, Suchitra Krishnamoorthi https://www.youtube.com/watch?v=gDpPqRUJGc8

해피 라틴호는 스리랑카 아래 인도양을 지나고 있다.

하루 이틀 있으면 말래카해협에 들어선다.

세상을 움직이는 특별한 세력이 있을까?

우리 꼰대 세대, 아니면 젊은이들일까...

국력이 센 미국과 중국 그리고 서구 세력이 이 지구를 압도하고 있다.

그런데 인구수가 곧 중국을 앞질러 지구 최대가 될 인도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전 세계 어디 가나 유대인, 중국인 그리고 한국인 못지않게 인도 사람들이 한 존재감을 보인다.

그들 특유의 처세술과 상술을 아무나 쉽게 흉내낼 수 없다.

전에 인도 봄베이항에 중장비와 컨테이너 그리고 잡화를 싣고 간 적이 있다.

그때 많은 배가 대기하고 있어 좀 기다리다 약 500해리 떨어진 파키스탄의 카라치항에서 먼저 하역하라 해서 거기 풀어주고 다시 봄베이항에 입항했었다.

봄베이항에서 대기할 때 사흘 밤을 낚시하여 맛없는 월남 갈치만 잔뜩 낚아, 두고두고 퍽퍽한 갈치를 먹게 해 선원들에게 욕을 먹은 적이 있다.

뭐든지 넘치지 않아야 좋은 거지 넘치면 탈이 난다.

봄베이는 원래 이름이 뭄바이인데 영국 애들이 그리 불렀다가 나중에 제 이름으로 돌아왔다.

인도는 언어만 삼천여 개가 넘는 다양한 민족이 산다.

영국이 식민지로 싸잡아 다스리다 독립하다 보니 여러 민족이 어울려 산다.

배가 뭄바이항에 접안했을 때 뚝뚝이 타고 시내 상륙 나가서 한 바에 간 적이 있다.

거기서도 여러 민족이 자연스레 어울렸던 것 같다.

양쪽 눈썹 가운데에 동그랗고 빨간 빈디를 칠하고 허리를 내 논 채 사리를 두른 인도 여인, 우리가 보기엔 비슷하지만 뭔가 분위기가 달라 보이는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여인 그리고 우리 육칠십 년대 시골 아짐과 흡사한 네팔 여인들이 손님을 맞았다.

그리고 예쁘장한 포르투갈 혼혈도 있었다.

남쪽 고아와 캘리컷 지방은 포르투갈 식민지였으니...

나는 그냥 시골 아짐에 눈이 꽂혔다.

서로 짧은 영어는 통했다.

우리나라 두만강과 압록강처럼 인도 동서로 흐르는 갠지스강과 인더스강 평원은 세계에서 가장 농업이 발달한 지역 중 하나이자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그 평원에 있는 한 주의 인구가 이억이 넘는다.

인도의 힌두교도들이 종교의식으로 목욕하는 갠지스강의 경우 수질이 엄청 더러운 그냥 똥물이다.

그런데 인도인들은 그 물에 몸을 씻고 마시기도 한다.

소들이 들어가 오줌, 똥 싸고 화장한 사람의 뼛가루, 제대로 화장이 안 돼서 반쯤 탄 시신이 둥둥 떠다니는데도...

그러니 인도의 낮은 경제 수준과 특유의 비위생적인 환경, 더운 날씨까지 겹쳐 전염병이 잘 돌고 평균 수명이 낮다.

인도의 신분 제도로 카스트가 있는데 기원전 천 년경부터 있었다고 한다.

피부색 또는 직업에 따라 네 개의 계층이 있는데 각 계층 안에서도 계급이 나뉘며, 최하층 계급으로는 불가촉천민이 있다.

수천 년간 인도인의 생활을 지배해 온 카스트 제도는 법적으로 폐지되었으나, 아직도 많은 인도인의 생활 저변에 깔린 나쁜 관습이다.

인도는 땅이 넓고 많은 섬에서 여러 민족이 사는데 아직도 원시생활을 하는 극소수 종족이 있다고 한다.

인도 정부는 영국으로부터 일절 이방인을 들여보내지 않는 조건으로 영유권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이들 인구가 얼마인지, 어떤 생활을 하는지도 파악이 잘 안 돼 있단다.

인도 정부도 외국인의 침입은 필사적으로 막지만, 같은 원주민이 들어가면 책임 못 진다는 식으로 경고만 할 뿐 막지는 않는다고 한다.

한국인 선교사가 원시생활을 한다는 한 섬에 들어가려다가 잡혀 인도군에 허벌나게 터지고 바로 추방당한 일도 있다.

인도는 거대한 국토에 영국에 의하여 강제 통합되어 분리주의 운동이 많이 일어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영국의 식민지 해체 과정에서 종교적인 문제로 이슬람인 파키스탄과 동파키스탄인 방글라데시, 소승불교인 스리랑카와 이슬람의 몰디브 제도, 힌두교가 다수인 인도가 별개의 국가로 독립하였다.

지금도 시크교 거주지인 칼리스탄과 많은 소수 민족이 분리독립이나 자치를 요구하고 있다.

주류 민족이 자기들과 이질적인 사람들을 원숭이보다 낮은 노예 계급인 수드라로 삼기 때문이라고 한다.

심지어 외국인도 힌두교로 개종한 사람들은 무조건 수드라가 된다고 한다.

또 강제로 개종시키면서 노예로 만드는 끔찍한 일이 아직도 일어나고 있단다.

결국 주류 인도인들과 다르면서 계급이 낮은 사람들이 격렬하게 저항한다.

인도에는 일은 안 하고 빈둥거리며 사는 백수들이 많다.

이들 중 상당수는 문맹에 여기저기 빈대 붙어서 좀도둑이나 성범죄자로 사는 경우가 많다.

도둑질하다 잡히면 오히려 간수 못 한 당신이 잘못이라고 적반하장에 어깨 으쓱하고 썰렁하게 웃어 넘긴다.

보통 이런 범죄를 일으키는 사람 중에는 선천적으로 모자란 사람이 많은데, 바로 소리를 질러야 뒤탈이 없다고 한다.

인도에서 많이 사용하는 대중교통은 바퀴 세 개 달린 뚝뚝이와 릭샤다.

릭샤는 창 없는 작은 삼륜차로 대부분 노란 지붕이다.

본체가 검은색은 디젤 엔진, 초록색은 LPG 엔진을 단 차이다.

그리고 릭샤 기사들이 외국인에 뻔뻔하게 바가지요금을 씌우는 경우가 많다.

남존여비 문화와 지참금 문화 등 각종 악습의 잔재, 불안정한 치안으로 여성 인권 유린이 파키스탄과 함께 거의 개판이다.

여성에 대한 성범죄가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고 사회 모든 면에서 여성 차별과 억압이 심하다.

인도는 영아살해가 자주 일어나는데 그 이면에는 지참금 문화가 있다.

인도에서는 여성이 결혼할 때 신랑 측에 지참금을 주어야 하는데, 가난한 집안에서 딸이 태어나면 바로 죽이는 끔찍한 일이 수시로 일어난다고 한다.

델리 여대생 버스 집단 성폭행 사건으로 성폭력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법들이 생겼다.

집단 강간사건 범인이 교도소에서 가진 외신 인터뷰에서 피해자의 옷차림과 밤에 다니는 것을 거론하자 격노한 동네 주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면서 교도소를 습격, 범인을 끌고 나와 때려죽인 일도 있었다.

영을 포함한 아라비아 숫자는 인도에서 제일 처음 썼다.

이를 유럽에 퍼뜨린 게 아랍인 상인이다.

영국이 인도를 무력으로 정복했지만, 인도는 영국을 정신적으로 정복했다는 말이 있다.

이는 당시 영국을 비롯한 서구 지식인들이 인도 정신문화에 빠져 그들의 사상, 관념에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은 서구뿐만 아니라 서구 문화에 영향을 받은 나라들에서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서, 크리슈나무르티라든지 라즈니쉬 등의 인도 요기나 철학자의 저서가 베스트셀러가 되고, 인도의 명상 마인드 컨트롤, 요가 등도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파키스탄은 건국 초기에는 이슬람 민주주의를 내세웠지만,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독재 나라가 되었다.

그 후에 민주화가 이루어졌지만, 또 전쟁이 일어나면서 동파키스탄이 방글라데시로 분리되었다.

인도가 핵무기를 만들자 따라서 핵무기를 개발했다.

파키스탄의 주적인 인도가 핵을 개발했으니 이에 대항하기 위해서 핵을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였다.

당시 지도자 부토는 풀을 뜯어 먹는 한이 있어도 핵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경제가 봉쇄되었다가 민주주의 체제로 돌아왔는데 대통령부터 예산의 10% 이상을 떼먹고 시작한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부정부패가 심해 앞으로 나라가 어떻게 굴러갈지 아무도 모른다.

여성 총리가 나오긴 했지만, 그것과 별개로 파키스탄도 성차별이 심한 나라이다.

노출된 옷이나 히잡도 쓰는 둥 마는 둥 하는 여자도 많지만, 북부지역이나 시골에는 아직도 아가씨가 몰래 연애하면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딸을 아버지나 형제가 죽이는 명예살인이라든지, 강간범의 누나나 여동생을 마을 장로들이 처벌한다는 명목으로 집단성폭행을 하는 등 상식이 통하지 않는 막장 지역이다.

아~ 어쩌란 말인가, 이 아픈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