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비데오의 플라멘꼬
왕초보 스페인어 배우기, 프롤로그
우리나라 자동차의 이름에는 유난히 스페인어에서 빌린 것이 많다.
아마 스페인을 떠올리게 하는 플라멘꼬의 경쾌한 리듬, 투우의 박진감, 정열 등이 자동차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오래된 차종에서 신차에 이르기까지 스페인어 이름을 가진 자동차를 쉽게 꼽을 수 있다.
브리사(미풍), 그라나다(스페인 도시 이름), 에스페로(기다리다), 다마스(귀부인), 씨엘로(하늘), 리오(강), 티뷰론(상어), 마티스(뉘앙스) 등…….
스페인어로 된 멕시코 노래 ‘베사메 무초’가 ‘나에게 키스해주세요’라는 것은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또 다른 노래 이름인 ‘라꾸까라차’의 뜻이 ‘바퀴벌레’라는 사실은 모르는 이들이 많을 듯하다.
후렴 부분에서 경쾌하게 되풀이하는 ‘라꾸까라차’가 그 징그러운 ‘바퀴벌레’라니…….
초등학교 시절 많이 불렀던 '라꾸까라차'의 우리 말 번안 가사는 이렇게 돼 있다.
병정들이 전진한다 이 마을 저 마을 지나
소꿉놀이 어린이들 뛰어와서 쳐다보며
싱글벙글 웃는 얼굴 병정들도 싱글벙글
빨래터의 아낙네도 우물가의 처녀도
라꾸까라차 라꾸까라차 아름다운 그 얼굴
라꾸까라차 라꾸까라차 희한하다 그 모습
라꾸까라차 라꾸까라차 달이 떠오르면
라꾸까라차 라꾸까라차 그립다 그 얼굴
이 가사에서 '라쿠카라차'를 본뜻인 '바퀴벌레'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바퀴벌레 바퀴벌레 아름다운 그 얼굴
바퀴벌레 바퀴벌레 희한하다 그 모습
바퀴벌레 바퀴벌레 달이 떠오르면
바퀴벌레 바퀴벌레 그립다 그 얼굴
아찔하다.
사실 '라꾸까라차'의 그 신 나는 멜로디 뒤에는 비참한 처지에 있던 멕시코 원주민들이 자신을 '바퀴벌레'에 비유한 슬픈 사연이 담겨 있다.
흔히 쓰는 과학 용어 중 스페인어에서 유래된 것을 찾아보자.
적도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서 기상 이변을 일으키는 현상을 ‘엘 니뇨’라고 부르는데 이것 역시 스페인어이다.
‘아기 예수’라는 뜻인데 이런 현상이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시기가 크리스마스 전후이기 때문에 이 이름이 붙여졌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중남미의 국가들의 이름 중 구체적인 의미를 가진 경우가 많다.
'적도'라는 뜻을 가진 ‘에콰도르’, '구세주'라는 의미의 ‘엘살바도르’, '부유한 항구'라는 뜻인 ‘뿌에르또 리꼬’, '부유한 해안'이라는 의미의 ‘꼬스따리까’ 등.
덧붙인다면 미국 남부의 여러 지역의 명칭도 스페인어에서 나온 단어가 많다.
로스 엔젤레스(천사들), 라스베가스(평원), 텍사스(붉은 지붕), 플로리다(꽃이 만발한 지역).
우리가 많이 쓰는 말에 스페인어로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단어들도 있다.
예를 들면 ‘미사’나 '베란다'라는 단어는 너무나 친숙한 단어지만 미처 스페인어란 사실을 모른 채 사용하기도 한다.
일상에서 쓰는 말 중 스페인어에서 유래된 것이 많다는 사실에서 엿볼 수 있듯, 스페인 및 라틴 아메리카의 문학은 세계 문학에서 탄탄한 입지를 쌓았으며 자신의 고유한 색깔을 갖고 있다.
성경 다음으로 많은 나라의 언어로 번역된 세르반떼스의 불멸의 명작인 '돈끼호떼'는 스페인 문학의 정수란 헌사가 아깝지 않다.
스페인어권 작가 중 노벨 문학상을 받은 사람도 많다.
특히 ‘백 년의 고독’으로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진 콜롬비아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는 1980년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로서 여러 출판사를 통해 약 50권 이상의 작품이 번역되었다.
그 외에 칠레의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빠블로 네루다, 멕시코의 옥따비오 빠스, 뻬루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등이 있다.
잠시 스페인어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널리 알려진 대로 스페인어는 이베리아 반도에 있는 스페인뿐만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의 20여 개 나라에서 사용되며 세계에서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인구만도 약 4억 명 가까이 된다.
발음이 명쾌한 스페인어는 노력만 하면 쉽게 배울 수 있다.
요즘은 특히 중국어와 일본어의 영향으로 스페인어의 위상이 약간 위축된 것도 사실이지만 여전히 두터운 저변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라틴아메리카는 우리나라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지역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와 라틴 아메리카와의 교역이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에 있으며 이곳에서 수입보다 수출이 월등히 많아서 우리나라의 무역 수지에 상당한 이바지를 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듣거나 내뱉는 말 중에서 뜻밖에 많은 단어를 찾아볼 수 있는 스페인어는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언어 중의 하나일 듯하다.
우선 발음이 무척 쉽다.
몇 가지 발음 법칙만 배우면 금방 단어뿐만 아니라 문장도 읽을 수 있다.
영어처럼 발음기호가 필요하지 않은 언어이다.
아(a), 에(e), 이(i), 오(o), 우(u)로 이루어지는 다섯 개의 모음도 얼버무릴 필요 없이 또박또박 발음해 주면 그만일 만큼 쉬운 언어이다.
혹시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은 분이 있으시다면?
가장 좋고, 확실한 방법은 스페인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갖는 것이다.
사랑하지 않는데 배우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는 않을 테니…….
La Cucaracha, Milva
Paulo : 라 쿠카라차가 바퀴벌레인 것이 믿기 어려운 사람한테 [5] | |
7727| 2007-10-15 | 추천 : 3| 조회 : 4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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