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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벤처 신메카 된 칠레 칠리콘밸리

부에노(조운엽) 2011. 11. 3. 07:12

 

 

국적, 지분 제한 없이 4만 달러 자금과 사무실, 비자 지원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세계 각국의 벤처기업들이 모여들고 있다.

칠레 대통령 세바스띠안 삐녜라는 여러 개발도상국과 마찬가지로 능력 있는 젊은이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두뇌 유출 현상이 결국에는 국가 발전을 저해한다고 보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2010년 ‘스타트업 칠레’라는 프로그램을 발족 했다.
수도 산티아고 데 칠레에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글로벌 기술 집적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칠레 정부는 4천만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2014년까지 1,000명의 기업가를 자국에 유치하겠다는 목표 하에 적극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


이와 같은 창업환경 조성을 통해 자국의 유능한 청년들의 해외 유출을 막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산티아고를 세계 각국의 창업 이민자의 허브이자 남아메리카의 혁신과 창업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칠레 정부의 야심찬 프로그램에 각국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산티아고는 이미 상당부분 창업과 관련된 인프라를 갖췄다.

미국의 그루폰이 1억 달러에 인수한 ‘클란데스쿠엔도’와 같은 뛰어난 IT 벤처기업들이 들어섰고, GE, Oracle, Yahoo 등 거대 다국적 기업도 사무실을 갖고 있다.

또한 칠레의 주요 대학 5개가 산티아고 내에 위치해 있고 각 학교는 ‘칠리콘밸리’에서 필요한 숙련된 인력을 공급 할 수 있는 교과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물론 벤처캐피탈들도 이 곳에 모여 있다.

 

시범적으로 운영했던 2010년 스타트업 칠레에는 전 세계 14개 나라에서 22개 팀이 선정돼 1년 취업비자와 6개월 동안 사무실과 4만 달러의 초기자금을 지원 받았다.

올해에는 첫 번째 선발에 30개국에서 87개 벤처기업이 선정됐고 7월에 열린 두 번째 선발에는 100개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650여개 팀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휴대전화 소프트웨어 업체를 운영하는 인도인 비핀 씨가 '스타트업 칠레(SC)'의 지원으로 

멕시코와 페루 등지에 소프트웨어 납품을 추진하고 있다.

 

 

휴대전화 소프트웨어 업체를 운영하는 비핀 아그라바트(35) 씨는 칠레에서 지구 반 바퀴 떨어진 인도 구자라트 주가 고향이다.
지난 6월 홀로 산티아고 데 칠레 공항에 도착했을 때 그가 알았던 스페인어는 '올라(Hola, 안녕)'와 '그라시아스(Gracias, 고마워요)'가 전부이다.

친척이나 친구는 물론이고 남미에 와본 적도 없었다.

 

요즘은 산티아고 중심가의 사무실에서 인터넷으로 고국의 SW 개발팀에 작업 상황을 확인하고 투자자를 만난다.

칠레와 멕시코, 페루 등의 무선통신 업체에 자신의 SW를 납품하는 게 목표다.
아무리 벤처라지만 지리상으로 큰 모험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웃으며 '이 정도 지원해주는 곳은 미국이나 유럽에 없다. 오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그라바트 씨는 '스타트업 칠레(Start-up Chile, 이하 SC)'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수백 명의 외국인 사업가 중 하나다.

 

 

 

우수 벤처 기업을 유치하는 칠레 정부 프로그램인 '스타트업 칠레(SC)'의 시내 사무실 외관.

SC는 우수한 외국 벤처기업인에게 1년 취업 비자와 사무실, 사업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칠레는 국가 경제에서 몇몇 대기업이 주도하는 광업과 농업, 유통업 비중이 높다.

다양한 기술혁신이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외국에서라도 벤처 사업가를 데려와 첨단 산업 부흥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
SC의 지원 조건은 이례적이다.

다른 벤처 육성 프로그램과 달리 지원금의 대가로 회사의 일부 지분을 요구하는 관행을 폐지했다.

업종과 국적 제한도 없다.
비스페인어권 참여자를 위해 언어 장벽을 낮추는 데도 공을 들였다.
영어가 유창한 직원을 고용해 외국인 등록, 은행계좌 개설, 집 구하기 등의 절차를 대행한다.

칠레 기업인을 조언자(멘토)로 소개해줘 인맥 구축을 돕고 투자자와의 미팅도 주선한다.

아그라바트 씨는 인터뷰에서 금융권 인사들은 대다수 영어를 쓰기 때문에 소통에 문제가 없다.

남미권 투자자를 만날 기회 자체가 큰 혜택이라고 강조했다.

참여자는 북미 출신이 가장 많다.

지난 9월 끝난 '2011년 2차 선발 라운드'에서는 뽑힌 154개 팀 중 미국과 캐나다 국적이 35%와 12%로 절반에 육박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5팀), 싱가포르(3팀), 스리랑카(1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업종도 다양하다.

직원 2∼3인의 신생 기업을 위한 제도인 만큼 IT(정보기술) 서비스가 다수지만, 농산물, 포도주, 의료, 태양 에너지 등 칠레 유망 산업을 통해 거대 남미 시장에 진출하려는 예도 많다.


 


 

참여자에게도 의무 조건이 있다.

무조건 자금 지원 기간(6개월)에는 칠레에서 활동해야 하며, 현지 벤처인을 위한 설명회 등 행사에도 참석해야 한다.
비용 지원만 믿고 예비 자금 없이 칠레에 오는 것은 금물이다.

항공료와 급여 등 비용을 사후 환급(reimbursement)하는 방식이라 정산과 수령에 보통 20일이 걸린다.

비용에 따라 환급을 못 받는 때도 있다.
제대 군인을 위한 구직 서비스 '시비사이드닷컴(civiside.com)'으로 SC 지원을 받은 캐나다인 켄 세빌레 씨는 한 웹사이트에 게재한 글에서 '계약과 정산 절차를 볼 때 칠레 도착 이후 첫 두 달을 버틸 자금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인어를 배우려는 의지도 필요하다.

SC의 선발 절차와 주요 행사는 영어로 이뤄지지만, 칠레 생활에서 스페인어를 쓰지 않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 측도 지망 사업가가 스페인어를 익힐 생각이 전혀 없고 남미 지역에 대한 흥미가 부족하다면 지원을 권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SC는 올해 선발 절차를 끝냈고 내년 3월 웹사이트(www.startupchile.org)를 통해 다시 신청서를 받는다.

지금까지 한국 벤처가 뽑힌 경우는 없었다.
SC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라이코스 임정욱 대표는 '남미에서 초기 사업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기회다.

칠레 벤처 커뮤니티에 대한 공헌 가능성에 심사 배점이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호텔 예약 사이트 '벙고로우(Bungolow)'로 올해 SC에 뽑힌 미국인 스콧 톰슨 씨는 '고국의 벤처 육성 프로그램과 달리 참여자들이 조언과 기술을 자유롭게 공유하는 분위기가 좋다.

한국 기업에도 참여를 권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좋은 창업지원프로그램을 차근차근 갖추어 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그 지원범위가 ‘스타트업 칠레’에 비해 제한적이다.

국민의 세금을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 혹은 외국에서 창업할 사람에게 지원한다는 사실에 거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더욱 멀리 바라본다면 분명 다시 한 번 차분히 따져 보아야 할 대목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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