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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이민, 쓰시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부에노(조운엽) 2008. 9. 8. 20:58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오벨리스꼬와 멀리 보이는 라 쁠라따 강

 

 

이 글은 어떤 분이 남미 이민에 관한 문의를 하셨기에 보냈던 답 메일입니다만 또 다른 분이 아래 글에 직접 쓰시에 관한 문의를 하셨기에 정보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올립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제가 이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할 군번은 아니기에 조심스럽습니다만 쓰시에 관한 한 많은 교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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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저와 나이가 비슷하겠습니다.

그리고 글을 잘 쓰시는 군요.

어제 메일을 받아보고 한참 생각했습니다.

만약 제가 님 입장이라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교포들 많이 하는 무역이나 옷가게는 사실 쉽지가 않습니다.

설령 좀 된다한들 중국 제품이 풀리면 칠레 처럼 업종 변경을 해야하고 스페인어가 안 되니 언제 말아먹을지 모릅니다.

레스토랑을 경영하셨다니까 요리에 관심이 있으시면 가족 중에 어느 한 분이 일식을 배우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가급적 남자가 배우는 것이 바람직한데 아드님은 지금 군대에 있다니 님이 배우는 것이 좋을 듯한데요.

출국하기까지 두어 달 동안 잘 하는 일식집에서 무급이라도 좋으니 이민 가려는데 주방일 좀 배우겠다고 해보십시오.

그래서 혼자 다 할 수 있도록 배우십시오.

그 사람들은 일 년을 해도 못 배울 거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두어 달이면 충분할 겁니다.

 

그리고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오시면 잘 한다는 쓰시집 몇 군데 가서 드셔보시고 주방장으로 일 할 곳을 알아보십시오.

한국처럼 그렇게 모양 내고 음식을 많이 안 내도 됩니다.

그곳의 재료가 미비하니까요.

경력이 별로 없으니까 천 불만 받아도 어딥니까?

참고로 현지인들 쇠빠지게 일하고 오백 불도 못 받는 사람 널려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가족도 초청하고 영주권도 신청하십시오.

 

그리고 그곳 스페인어인 까스떼쟈노를 배우십시오.

스페인어 학원도 다니고, 신문에 광고 내서 한국어나 영어를 무료로 배우고 스페인어를 가르쳐 줄 사람을 모집하는 겁니다.

그러면 현지 친구들도 사귀고, 가족들도 같이 큰 돈 안 들이고 스페인어를 빨리 배울 수 있겠죠?

 

그동안 갖고 간 돈을 아껴 쓰시면서 월급 받고 사시는 겁니다.

스페인어가 어느 정도 되면 따님이 한국어 학원이나 영어 학원을 여는 것을 고려해 보십시오.

한국어를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제법 있습니다.

그리고 과연 쓰시집이 괜찮을 것 같으면 부에노스 변두리의 부자 동네나 꼬르도바, 멘도사 같은 곳에 차리는 겁니다.

더운 게 싫으시면 깔라빠떼 쪽으로 가시든 가요.

쓰시 집은 알헨 부자들이 아주 선호하는 음식이고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먹힙니다.

그리고 경쟁이 안 되는 곳에다가 차리십시오.

한국처럼 남 잘 된다고 바로 그 옆에 차리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이제 말이 자신 있으면 믿을 만한 현지인을 가르쳐서 관리만 하시든지, 쓰시 체인점을 만들거나, 그동안 사시면서 관심 있던 분야 일을 하시던가 하십시오.

평생 식당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만약 님이 쓰시집을 성실하게 운영하신다면 이민 와서 오래 살았어도 자리가 잡히지 않은 많은 교민분들 보다 빨리 자리를 잡고 훨 안정적인 삶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여유가 생기면 싼 땅을 잡으십시오.

일 년 동안 농사 지어주고 수확해서 이익금을 주는 회사들이 있답니다.

만약 그런 땅이 있다면 노후에 얼마나 힘이 되겠습니까?

그리고 반드시 땅값은 오르게 되어 있습니다.

 

외국 생활을 오래 하셔서 잘 아시겠지만 교포들 가까이 하는 것은 신중히 하셔야 합니다.

투자는 늘 조심해서 하시고 가까운 사람이 언제 돈 때문에 등을 돌릴 지 모릅니다.

 

그리고 라틴홀릭이라는 카페에 가입해보십시오.

거기에 알헨에 사는 가슴이 따뜻한 친구들이 몇 명 있습니다.

글로 만난 사람들이라 사는 이야기나 하지 일절 돈 이야기는 안 한답니다.

제 갑장인 남쪽나라 님이나 nicolas 형님 그리고 미래미시 님 부부 같은 분들과 친해지면 낯 설고 물 설은 부에노스에 처음 이민 가셔서 물심양면으로 아무 댓가 없는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마음이 가시면 가입하셔서 친분을 나누십시오.

우리는 번개 모임도 몇 번 갖었고 친형제처럼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님이 보답을 해주신다고 하셨는데 아무 것도 필요 없으니 부담 갖지 마시고 성공적인 이민이 되어 잘 사시는 것만이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