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물류의 반 이상이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한다
사진 위에 남희와 걷던 유명한 에라스무스 다리가 보인다.
로테르담에 울려 퍼지는 남희 목소리
URGENT FXD/DPORT 1ST/RTDM 2ND/DELFZL 3RD/HMBG 4TH/KSAND.N/NR 5TH/THEIM PROCEED RTDM/FULL
번역하면 이렇다.
긴급전문 하역 항구 결정 첫 번째 로테르담 두 번째 델프질 세 번째 함부르크 네 번째 크리스티안샌드 노오쓰, 노르웨이 다섯 번째 트론드헤임, 로테르담으로 전속 항진하라.
독일 본사에서 긴급 전문이 그렇게 날아왔다.
하역항구가 정해졌으니 로테르담을 향해 전속력으로 항해하라고.
세 나라 다섯 항구 중 세 번째 항구 독일의 함부르크!
긴장됐다.
한참 남았다고 생각할 땐 빨리 가고 싶더니 남희가 숨 쉬고 있는 독일 땅이 가까워질수록 왜 이렇게 초조해지는 거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저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익숙지 않은 이 울렁임.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갈 것은 화물 수배가 이렇게 된다.
일단 영국이나 다른 선물 시장에서 적당한 화물을 계약하고 그것을 살 바이어를 동시에 수배한다.
그리고 실어 나를 화물선을 수배하고.
이것이 다국적 여러 회사가 될 수도 있고 한 명의 싱크탱크가 다 할 수도 있다.
내가 근무했던 대기업 계열의 선박회사에서는 일본 브로커를 통해 3%의 커미션을 주고 화물을 수배해서 이만 톤급 화물선 12척을 운항했다.
오로지 브로커를 통해서, 쉬우니까.
자, 한번 계산해보자.
그냥 쉽게, 복잡한 거 좋아하는 사람 아무도 없으니까.
곡물 운임 톤당 100불 잡자.
이만 톤이면 200만 불.
환율 천 원 치고 운임 수입이 20억 원이다.
이 돈의 3%면 6천만 원.
12척이면 7억2천만 원을 한 항차 4~50일 만에 달랑 사무실 하나에 컴퓨터, 전화 몇 대 놓고 화물 수배해주는 일본인 브로커에게 지불했다.
그 당시 SKY 대학을 나온 엘리트들이 근무하는 대기업에서.
지금도 전 세계 무역 화물의 대부분이 비싼 항공기보다 배를 통한 해상 운송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만약 젊은 그대들이 이런 일에 접근할 수 있고 배울 수만 있다면, 그 커미션을 혼자 다 가져갈 수도 있지 않을까?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더 배우고 노하우가 생겨 화물선을 빌려서 그 운임까지 통째로 가져올 수 있다면?
클레임 서류 본인에게 유리하게 잘 작성하고 보험과 용선료 계약대로 떼어주고, 재미있을 거 같은데...
아무튼 그렇다는 이야기다.
이 글을 읽으면서 너나 잘하지 그런 말 할 사람은 없겠지.
가르치는 글이나 재미없는 글은 다들 싫어하니까, 원래대로 항해일지 진도나 나갑시다.
멀리 안개 낀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외항이 보이기 시작했다.
‘HAPPY NINA’ 호는 서서히 해수면보다 낮은 아름다운 네덜란드 영해에 들어갔다.
파일럿이 승선하고 니우어 마스강 따라 서너 시간은 더 올라가야 한다.
우리가 흔히 튤립과 풍차의 나라라는 네덜란드는 우리나라가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히딩크 감독의 조국이라 우리에게 친근한 편이다.
로테르담 항은 북유럽 무역 중심 허브 항구로 서유럽과 북유럽의 중간에 자리 잡아 물의 나라로 불릴만큼 예전부터 발달한 내륙 운하로 유럽의 중심부까지 연결된다.
특히 로테르담 항구와 유럽 주요 도시로 통하는 철도, 송유관, 수로가 빠짐없이 연결되어 뛰어난 물류 인프라를 통해 동유럽을 포함한 유럽대륙 전역에 배송이 하루 이틀 만에 가능하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처럼 중계 가공무역이 발달했으며 부두에서 하역, 이동, 배송 과정이 자동화되어 있다.
갑자기 선박 무선 전화 VHF 채널 16번에서 아름다운 여자 목소리가 본선을 호출했다.
대체로 여자 전화 목소리는 다 예쁜 거 같아.
“MOTOR VESSEL HAPPY NINA! HAPPY NINA! HERE IS ROTTERDAM RADIO! DO YOU READ ME, OVER?”
(해피 니나 호! 여기는 로테르담 라디오, 감도 있어요?)
“HERE IS MOTOR VESSEL HAPPY NINA! LOUD AND CLEAR, GO AHEAD. OVER!”
(여기 해피 니나 호, 감도 좋습니다, 말하세요.)
“HERE IS ROTTERDAM RADIO! ONE CALL FOR YOU. CHANGE CHANNEL 26, OVER!”
(여기 로테르담 라디오, 전화 한 통 와 있습니다. 채널 26으로 나오세요.)
“ROGER! CHANGE CHANNEL 26, OVER!”
(알았다. 채널 26!)
채널을 바꾸자마자 튀어나오는 귀에 익고 흥분된 예쁜 한국인 아가씨 목소리가 들린다.
“야, 은여바!”
응~ 그런데 이게 웬일이람?
독일에 있어야 할 남희가 웬 로테르담에...
Zapata 채널 26번이면 밖에서 전화로 건겁니다. 물론 독일서도 가능하고요. 그나 저나 이야기 좀 빨리 들어 봅시다. 뜸이 들려면 아직 멀었읍니까? 난 베네수엘라로 잠시 내려갈 것 같은데, 휴가 때엔 우루과이 가서 디테일하게 좀 더 들읍시다. 05-03
별지면-내리는비 그리하여 어찌되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되었을까??? 부에노님 숨 넘어 갈라 해여~~~~ 꼬올 ~ 까닥 ~ ^-------^ 05-03
David 사파타님도 속이 타나보네요.^^ 어째, 베씨의 운명 교향곡이, 이거 이야기 전개상 앞으로 어떻게 될꺼라는 불길한 복선이 깔리는~ 뭐 그런 효과를 내는 건가 봐요. 아 ~ 이러시면 안됩니다~~~ ^^* 05-03
Zapata 내 베네수엘라 내리가믄 인터넷이 안될 것 아닝교? 가이아나 주 근방일 것 같은데, 그 동네에 인터넷 카페 있는 도시가 근처 있을라나? 오리노꼬 유역 넓이가 54만 평방 키로라 카먼 캘리포니아 주만 한건가? 05-03
알젠의 봄 인기절정이시네요. 기대 반 흥분 반... 로테르담에서의 "짜샤" 후속말은 뭘까? 흥미진진해집 니다... David님 불길한 복선이라면... 아~ 어려운건가요?? 가슴이 타네요... 05-03
saci 그 성질 급한 아가씨가 결국 못 기다리고 올라갔군요...... 근데... 짜샤 없는 그녀는 왠지 김빠진 맥주같아... 근데... 안 읽고 계실 줄 알았더니... 싸빠따님이... 하하하... 역시 안선장님으로 출연하고 계신데... 거바요... 내가 그만 뜸들이라구 그러니까...... 05-03
saci 아마 부에노가 정말 초조하게 떠는 거 아니야? 그래서 글이 진도를 못나가나? 근데... 그럼 김치찌개는 못 해주겠네... 근데... 지금 계절이 뭔가요, 로테르담이...? 05-03
바다 (아...... 궁금해 죽겠네......) 05-03
이반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노랫말이 떠오르네요. ㅎ 근데 킨타쿤테는... 쿤타킨테 아닌 가요? ㅎ 05-03
부에노 lajong999 님, 감사합니다. Zapata 님 일 나가시네요... Bon Voyage!!! 건강하십쇼!!! 별지면-내리는비 님 어찌 낯이 익다고 했더니 목마를 탄 그 고상한(?) 숙녀분이시구나. 아이디가 참 예쁘네요. ㅋ David 행님, 아 놔~ 말리지 말라고라~~~ ㅋ 05-03
부에노 알젠의봄 님, 정말 반갑습니다. ^^ saci 언니, 우야꼬 한 자도 못 썼어요. 지금쯤 교정 들어가야 하는데... 꼬피는 노틀담... ㅋ 바다 님 (나도 미치겠네... ㅜㅜ) 역시 이반코 님 기억력이 더 대단하시네요. 긴가민가해서리 바꿨다가 딱 걸렸네. 하하하~ 05-03
세인트 바로 '운명의 만남'!! 그래서 배경음악도 베토벤의 <운명>으로 정하신 건가요? ^-^ 05-03
벨마 이까루쓰 부에노님도 교정을? 전 엎친데 덮친 꼴로 일이 한꺼번에... 그 언닌 교정 끝나카든디 유... 거의... 근데 그 언니 교정보다... 난 지방 수학여행?? 5일...... 며칠 사랑하는 라틴 방 식구들 못뵙겠네요.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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