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이야기

종로6가 먹자 골목 그리고 사람이 꽃 보다 아름다워

부에노(조운엽) 2009. 2. 25. 09:26

 

 

 

종로6가 먹자 골목 입구

 

 

 

고등학교 2학년 때던가...

이 골목에서 친구들과 교복 입고 곱창을 먹은 적이 있다.

파란 두꺼비 딴도 두어 병 까서 고 맵고 쫄깃하며 깻잎이 버무러져 무쟈게 맛있는 곱창볶음을 말이다.

한참 맛있게 먹고 있는데 순찰 경찰 아저씨 두 명이 시장으로 들어오는 게 보였다.

주인 아주머니가 '경찰이 오는데...'라고 말하자, 친구들이 '야, 짭새다. 튀자!'라고 해서 가방을 옆에 끼고 허벌나게 도망 간 적이 있다.

 

친구들이 뿔뿔이 헤어지고 한 친구와 같이 다시 그 곱창 리어커에 가 보니 경찰은 안 보이고 우리 먹다 남은 것도 다 치워버렸다...

얼마나 아깝고 아쉽던지...

우야둥 둘이 주머니를 털어 아까 음식과 소주값을 주고 나왔다.

그리고 한 번인가 더 그 곱창볶음을 먹어봤을까?

그때 가격이 내 기억에 500원이었을 것이다.

 

엊그제 그 골목을 다시 찾아왔다.

변하긴 변했는데 그리 낯선 광경은 아니었다.

그때 친구들을 생각하며 혼자 곱창볶음을 시켰다.

먹어보니...

 

맞아! 바로 이 맛이야...

깻잎 맛이 깔끔하게 혀에서 돌고 쫄깃한 그 곱창 맛...

왜 다른 곱창집에선 이 맛을 못 내지?

 

 

 

 

 

전에는 동대문 시장이라고 했지...

 

 

저 오른쪽 쯤에 있던 곱창 리어커에서 술 먹다가 경찰 아저씨 보고 튀던 기억이... 풉~

 

 

아~ 슬픈 영혼이여...

 

 

이 또한...

 

 

초딩 때 아빠 따라 들깨가 둥둥 떠다니는 보신탕 한 그릇 얻어먹은 기억이 나네...

위치는 맞는데 안에 들어가 보니 그 집은 아니었어.

그 집은 한옥으로 방이 여러 개 있던 기억이...

 

 

내가 이래서 어디 가나 시장을 좋아한다니까...

넉넉한 인심... 그리고 훈훈하게 사는 사람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마지막 먹었을 때 500원 하던 바로 그 곱창볶음...

우~ 또 먹고 시포!!!

 

 

술 맛 나게 맹그는 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