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이야기

Re : 빵나무(Breadfruit, Artocarpus altilis)

부에노(조운엽) 2010. 7. 16. 14:06

 

 

빵나무 열매

 

 

빵나무(Breadfruit, Artocarpus altilis)

 

글 : 김영모 (임업연구원 임목육종부, 농학박사)

 

'Breadfruit'이라고 부르는 빵나무의 열매는 한 그루에 보통 50~150개가 주렁주렁 열린다.

성장도 빠르고 높이 26m까지 자라는 이 나무는 각 부분 모두 유용하게 이용된다.
 

 

설탕나무의 일종


온대지방 사람들에게는 열대지방이란 매우 신비스러운 곳으로 생각된다.

그곳에서는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한 일들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필자가 설탕나무에 관하여 글을 썼는데, 설탕나무 또는 빵나무라고 하면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언뜻 이해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사람의 상상력이란 무한한 것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자기가 경험한 범주에 한하여 생각이 미치게 마련인 까닭이다.

설탕나무라고 하면 ‘설탕이 어떻게 나무에?’ 하면서, 어렸을 때부터 본 하얀 설탕을 연상하고서 의아해하고, 빵나무 하면 제과점에 먹음직스럽게 진열된 빵을 연상하며 역시 의아해할 것이다.

여기에서 설탕이나 빵이라고 하는 것은 복잡한 가공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 단순하게 원시적 가공을 통하여 그와 같은 것을 생산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좋을 듯하다.

 

 

드래곤 푸룻 등 타이 과일

 

누구나 처음 열대지방에 가면 갖가지 모양과 색깔을 가진 열대 과일을 진열해 놓은 모습을 보고서 멀고도 먼 남쪽 나라에 온 것을 실감하게 된다.

정말이지 평생 본 적도 없고, 맛도 보지 못했던 과일에 아무리 감정이 무딘 사람일지라도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튀긴 빵나무 열매

 

이번에는 빵나무(Artocarpus altilis)라고 부르는 나무를 소개하고자 한다.

‘Ulu’라고도 하는 이 나무의 열매를 영어로는 ‘Breadfruit’이라고 하는데, 역시 ‘빵과일’이라고 직역할 수 있다.

여기에서 빵나무는 이 빵과일이 생산되는 나무라 하여 빵나무라고 부르는 것 같다.

빵나무라고 불리어지는 실질적 이유는 열대지방 사람들이 이 나무의 열매를 굽거나 끓이거나 볶는 등 조리하여, 밀가루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상당 비율을 이 나무열매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데 있다.
필자도 이 열매를 토막내어 기름에 튀긴 후 소금과 덩이설탕을 흩뿌려서 먹어 보았는데 그 맛이 일품이었다.

파삭파삭한 고급 천연 과자를 식사 후 디저트로 먹으며 감탄하였던 기억이 생생하다.

처음에는 이 열매가 빵나무 열매라는 것을 모른 채 호기심으로 먹어 본 것인데 꼭 빵을 먹는 듯하여 내심 빵나무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정말 ‘Breadfruit’이라고 하는 빵나무 열매였기에 사람들의 감정은 모두 같은가 보다고 생각했다.
필자는 이 열매가 소프트볼보다는 약간 크다고 생각했는데, 보고에 의하면 볼링볼만한 것도 있다고 한다.

그 무게는 2kg 정도 나가는 것이 보통이나 4kg 또는 그 이상의 것도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빵이 주렁주렁 매달린 나무가 지천에 널려 있다는 생각을 하니 열대 나라가 부러울 뿐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 궁핍했던 생활 속에서 아궁이를 데워 줄 수 있는 연탄 몇 백 장을 곳간에 들여놓고, 쌀가마니를 윗목에 쌓아 두고 쳐다만 봐도 등이 따뜻하고 배가 부르다고 하셨던 어른들의 말씀이 생각난다.

 

 

빵나무 열매와 이파리

 

빵나무 과실은 보통 착화 후 3개월 후에는 수확할 수 있고 성장이 빨라 높게는 26m까지 자란다

이 나무는 생육 위치 및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는 나무로서 수종이나 영양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한 나무에 보통 그루당 50∼150개의 열매를 생산할 수 있으며, 관리를 잘하면 그 이상의 수확도 가능하다.

그러나 성숙시기는 지역별로 다르고, 일 년에 2∼3회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장기간 이 과일을 접할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관리만 잘하면 그 경제성도 고려해 볼 만한 수종이라고 생각된다.

 

마아퀴사스(Marquesas) 지방에서는 어린이가 태어나면 이 나무를 심는다는데, 그들은 이 나무 1∼2그루가 평생 먹을 것을 해결해 준다고 믿어 이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빵나무 분말 100g에는 4.05%의 단백질, 76.7%의 탄수화물을 함유하여 331kℓ의 열량을 갖고 있어, 열대지방에서 흔히 주식으로도 이용되는 카사바(Cassava)가 1.16%의 단백질, 83.8%의 탄수화물을 함유하여 347kℓ를 갖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보면 오히려 열량은 조금 낮지만 단백질 함량이 약 3배나 높아서 바람직한 식량자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이 과일 카눈(영어로는 Jackfruit), 맛이 달짝지근하면서도 담백하다.

  

 

열매 색깔은 연두색으로 겉은 약간 단단하며 우리 나라 가로수로 많이 심겨진 플라타너스 열매 표면을 보는 듯하고, 속은 하얀 전분질이 많은 과일이다.

열매가 덜 익었을 때는 단단한 느낌이지만 잘 익으면 부드러워진다.

잘 익은 열매는 삶거나 구워먹기도 하고, 수프를 만들거나 과자를 만들어 먹는 등 수많은 종류의 요리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아마도 우리 나라 주부들 손에 이 과일을 쥐어 주면 금방 세계적인 요리를 연출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지인들은 덜 익은 열매를 야채처럼 요리를 해 먹는다.

열대지방에서는 채소 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갖가지 어린 과일로 채소를 대신하는데, 이 빵나무 열매가 그들에게 비타민 및 각종 영양소를 제공하는 훌륭한 채소인 것이다.

어떻든 이 빵나무는 동남아시아나 태평양의 여러 섬 주민들에게는 식량자원은 물론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나무이다.

 

durian3

 

과일의 왕 두리안

 

이 나무의 원산지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및 서 미크로네시아의 여러 섬들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폴리네시아(태평양 서부에 있는 여러 섬) 사람들에 의하여 태평양 전역으로 퍼졌다.

그 후 식민지 시대에 열강의 정복자들이 이 나무를 신기하게 생각하고 본국으로 가져와 보급함으로써 유럽이나 아메리카 및 세계 전역에 급속히 확산되었다.


문헌에 의하면 약 200개의 품종이 있고, 품종에 따라서는 열매 속에 씨앗이 있는 것과 없는 것들이 있다고 한다.

필자가 인도네시아에서 경험한 바에 의하면 품종은 알 수 없었으며, 씨앗이 없었다.

인도네시아를 구석구석 돌아다녀 보면 이 나라는 신으로부터 축복받은 나라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어디를 가나 자연자원이 풍부하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아마 우리 나라 사람들을 이곳에 이주시키면 곧바로 세계 일류의 열대 농업국으로 발전시킬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국가간에 어떤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안전 장치를 수립한 후 그곳에 진출하면 그 가능성은 충분하기 때문에 당국은 진지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fruit Rambutan

 

람부탄

 

이 빵나무는 36℃ 이상 높은 온도에서도 잘 자라지만 16℃ 정도의 비교적 선선한 곳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이다.
씨앗이 있는 빵나무는 종자로 번식할 수 있지만 씨앗이 없는 빵나무는 그 나무의 뿌리로부터 분지된 근맹아 개체로 증식하거나, 뿌리 삽목에 의한 무성번식을 할 수 있다.

이 나무는 기후적응과 증식에는 문제가 없으나 상업 목적으로 이 나무를 심겠다면 적지를 고려해야 한다.

남인도에서는 해발 1,000m 이상에서도 재배되고 있으며, 적도기후대의 중부태평양 마아퀴사스 지방에서는 빵나무가 중요한 나무이기 때문에 이곳의 평균 강우량이 100∼150mm밖에 안 되지만 관수를 하여 재배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fruit mangosteen

 

망고스틴

 

빵나무에 대한 이야기는 열매를 중심으로 기술했으나 그 외의 이용 사례로도 매우 흥미로운 나무이다.

이 나무에 상처를 내면 어느 조직에서든 수액이 흐르는데, 이 수액의 이용은 물론 이 나무의 각 부분이 매우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어 앞으로 인류에 커다란 공헌을 할 수 있는 나무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이와 같이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는 이 나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인 관찰과 이용에 힘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빵나무는 나라마다 달리 부르고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sakee, khnaor samloo,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sukun(씨 없는 것), kelur, timbul(씨 있는 것), 미얀마는 paung-thi, 필리핀은 rimas(씨 있는 것), kamamsii(씨 없는 것), 태국은 sa-ke(씨 없는 것), khanun-sampalor(씨 있는 것), 베트남은 sake라고 각각 불리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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