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나는 게으르다.
걸을 수 있는데 왜 뛰고, 앉을 수 있는데 왜 서 있으며, 누울 수 있는데 왜 앉아 있느냐는 것이 인생의 모토쯤 된다.
학교 다닐 때 밤새 시험 공부해 본 적 없고, 공무원 시험에 도전해 본 적도 없다.
나도 한때는 전력투구하지 못하는 자신이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세상을 사는 방식에 전력투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게으르고, 열심히 하지도 않고, 최선을 다하지도 않는 삶을 살아온 내게 어느 날 동생이 툭 한마디 던졌다.
“언니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잖아. 힘들어 하지도 않고.”
나는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걸 좋아했다.
물론 동생도 책을 읽었다.
그러나 동생은 항상 독서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며 읽어 왔고, 그래서 독서가 좋은 취미가 되지 못했다고 한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책 덮고, 공부 좀 해라.' 내지는 '그런 쓸데없는 책 말고 교과서 좀 읽어라.' 같은 말을 들으며 자라 왔다.
가끔 엄마 눈을 피해 이불 속에 스탠드를 켜 놓고 '방랑 시인 김삿갓' 같은 책을 읽기도 했다.
어쨌든 그런 버릇은 습관으로 자리 잡았고, 더 이상 의무적인 독후감을 써 내지 않아도 되는 때가 오자 스스로 독서 노트를 만들어 꾸준히 기록하기 시작했다.
1년에 한 권씩 채운 독서 노트가 아홉 권이 된 뒤에는 인터넷으로 자리를 옮겨 글을 올렸고, 결국 20여 년의 취미 생활 끝에 책을 소개하는 책을 썼다.
그저 내가 좋아서, 싫증나지 않아서 꾸준히 한 일이 작은 결실을 맺은 것이다.
요즘은 예전과 달리 '계란 껍데기 치장하기', '손톱에 색칠하기', '강아지 털매만지기' 같은 일이 얼마든지 직업이 되는 시대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기만 해도 좁은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고, 그런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을 '자신이 꾸준히 할 수 있다면 그게 곧 즐기는 것이다.'라고 해석한다.
즐기지 못하는 것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분명 꾸준히 할 수 있는 게 있다.
그걸 찾아내기만 해도 지루한 삶에 숨통이 트이고, 인생이 좀 더 재미있어질 것이다.
작가 이유정 님
Enjoy your life!
Reason to live, Two way str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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