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95세 청년의 이야기
어떤 이는 그를 라디오 교통 프로 진행자로 기억한다.
1960~70년대 통기타 군단의 한 축으로서 젊은이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서유석 씨에 대한 이미지는 이렇듯 '기타 치고 노래 부르는' 본래 모습에서 조금 벗어난 듯한 느낌이다.
그런데 올해에는 '가수 서유석'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듯하다.
1월 말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교민들을 위한 콘서트를 열고, 3월부터는 데뷔 후 40여 년 만에 첫 전국 순회 콘서트를 연다니 말이다.
1989년 독도를 주제로 한 노래인 '홀로 아리랑' 이후 23년 만에 새 앨범도 낸다고 한다.
서유석 씨는 자신이 충격받아 변화된 이야기를 했다.
'얼마 전에 95세 된 노인이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자식들 교육 잘 하고, 잘 키워 출가시키고 65세 때 사회생활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물러났다. 그가 95세 생일을 맞이하던 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지난 30여 년간 나는 무엇을 했는가? 돋보기도 쓰지 않고 신문을 보고 지팡이도 집지 않고 등산도 다녔는데 30년이 지난 지금 사회에서 격리됐다는 생각에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면서 분노했다.'는 글의 내용을 전하며 서 씨는 '마지막 저를 흥분하게 한 것은 95세 청년이 앞으로 10년 후 105세가 되는 생일 아침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영어공부를 시작한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며 '그분 땜에 저는 30년을 벌었다. 그분이 절 일깨웠다. 그래서 매일 어느 95세 청년의 이야기를 생각하며 산다.'고 말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대한가수협회 브라질지부 주최로 여는 단독 콘서트는 '어느 95세 청년의 이야기'의 전초전 성격이다.
그는 통기타와 건반만 들어선 단출한 무대에서 '타박네야', '홀로 아리랑', '가는 세월', '아름다운 사람' 등의 히트곡들과 알려지지 않은 노래들을 부를 예정이다.
"작년에 비스트, 포미닛, 지나 등 아이돌 가수들이 공연한 도시잖아요. 현지 사람들한텐 한류가 필요하겠지만, 이곳에서 갖은 고생하면서 터전을 일군 교민들에겐 저도 반갑겠죠."
새 앨범은 히트곡 리메이크와 과거 앨범에 발표했으나 알려지지 않았던 노래들, 신곡 등을 두루 담을 생각이라고 했다.
"아직 완성되진 않았지만, 신곡 '어느 95세 청년의 이야기'를 앨범 타이틀로 정했다."고도 했다.
"노래로 많은 돈을 번 것도 아니고 굴곡도 더러 있었지만, 내 노래로 사람들 마음에 따뜻한 울림을 줬으니 참 행복한 인생이었죠. 어른이 된 두 자식에게도 평생 불러온 노래들을 들려주며 '아버지가 이렇게 살아왔다.'고 자랑스레 얘기합니다. 이제 제 행복을 동년배들과 나누고 싶어요. 이제 겨우 60 넘겼는데 앞날도 창창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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