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프랑스의 한 시골에 조세프와 바티스트 짱이라는 형제가 살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형 조세프는 농장을 물려받았지만, 동생 바티스트는 동전 한 줌만 받았다.
아들 다섯을 둔 바티스트는 먹을 것이 떨어져 온 가족이 굶어 죽을 판이다.
그는 형을 찾아가 먹을 게 없으니 돈을 빌려달라고 한다.
형은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하더니, 누더기를 벗고 빗속에서 벌거벗고 서 있어서 몸에 물기를 묻힌 다음 곡식 창고에서 구르라고 한다.
그렇게 해서 몸에 달라붙는 곡식을 가져가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모은 곡물로는 빵 한 개도 만들지 못할 정도인 데다가, 그나마 창틀에 올려놓아 말리려는데 바람이 불어 모두 날아가고 만다.
다시 형에게 찾아갔더니, 형은 이제 더는 줄 게 없으니 산 너머 여우 요정을 찾아가 보라고 한다.
바티스트는 요정을 찾아가는 길에 열매가 안 열리는 나무, 날지 못하는 독수리, 물고기가 찾아오지 않는 개울의 하소연을 듣는다.
여우 요정을 만난 바티스트는 자신이 잘살게 되는 방법과 함께 나무와 독수리, 개울에서 부탁받은 질문을 한다.
그러자 여우 요정은 황금 낫을 한 자루 주며 할 일을 가르쳐 준다.
열매가 안 열리는 나무 밑에는 두 개의 단지가 있어서 그것 때문에 뿌리가 자라지 못하니 치워주라는 것이다.
시킨 대로 하자 과연 단지가 나오는데 그 안에는 금이 가득 들어 있다.
독수리는 날갯죽지에 돌이 끼어 있어서 날지 못하고 있었는데, 돌을 빼자 훨훨 날아갔고, 그 돌은 커다란 다이아몬드였다.
개울에는 사람을 한 명 잡아먹어야 물고기가 찾아온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부자가 된 바티스트는 농장을 사고 큰 집을 지어 아이들과 매일 잘 먹고 이웃을 도우며 살았다.
동생이 부자가 됐다는 소식을 들은 형 조세프도 여우 요정을 찾아갔다.
그렇지만 나무에는 이미 열매가 잔뜩 열려 있고 독수리는 온데간데없다.
서둘러 개울을 건너는데 사람 오기만 기다리던 개울이 곧 그를 삼켜버렸고, 그 후 이 개울에는 물고기들이 득실거리게 되었다.
민담은 문자를 모르던 옛날 일반 서민들의 심성을 파악하는 훌륭한 자료가 된다.
프랑스에 우리나라 것과 흡사한 이야기가 있는 걸 보면 과거 프랑스 농민들도 우리네와 생각이 비슷했던 모양이다.
욕심 많은 사람은 화를 면치 못하고 착한 사람은 결국 복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가 말이다.
우리나라의 흥부나 프랑스의 바티스트 짱같은 착한 사람들이 복 많이 받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