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 Carnaval en las Islas Canarias
스페인에서 2천500㎞ 떨어진 대서양 카나리아 제도의 한 섬에서 17년 전 작은 무용 축제가 열렸다.
해를 거듭할수록 카나리아 제도 전체로, 스페인으로, 유럽으로 입소문이 나며 유명해진 이 축제는 이제 무용계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국제 행사가 됐다.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에서 1996년부터 열리기 시작한 현대무용축제 '마스단사(MASDANZA)'는 처음엔 젊은 무용가들에게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해 시작한 것인데, 조금씩 범위를 넓혀나가면서 점점 더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마스단사의 메디나 감독은 '처음부터 목표를 크게 잡지 않고 작게 시작해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규모를 늘린 것이 축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고 말했다.
마스단사는 춤 경연대회이면서 관객들과의 소통 영역이 큰 것이 특징이다.
관객들이 경연대회를 지켜보고 직접 투표를 해 우수한 무용수를 선발하는 데 참여하고 페스티벌에 서 직접 춤을 추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인식되는 현대무용뿐 아니라 지역의 젊은이들이 참여해 자유롭게 춤출 수 있는 브레이크댄스 경연대회도 열린다.
또 축제 장소 인근의 중, 고등학교에 찾아가 수업 중 쉬는 시간에 현대무용 공연을 선보이기도 한다.
"마스단사의 브레이크 댄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현대무용에 눈을 떠 진로를 바꾼 젊은이들도 여러명 있었어요. 중, 고등학교 학생들은 처음엔 설문조사에서 무용에 관심이 없다고 했지만, 우리 공연을 접하고는 많은 관심을 보였지요. 무용을 대중화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스단사는 축제이면서 안무와 춤 실력을 겨루는 경연대회이기도 하다.
현대무용 경연대회가 세계적으로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마스단사는 역사가 가장 오래된 현대무용 대회로 인정받고 있으며, 이 대회 수상자들은 마스단사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전문가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 무용계에서 널리 알려지게 된다.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과 중남미, 아시아의 젊은 무용수들이 참가하는 이 대회에서 몇 년 전부터 한국 무용수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07년 이선아 양이 한국인으로는 처음 솔로경연부문 2등 및 관객 최고 인기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2008년에 열린 13회 대회에서는 전혁진 군이 솔로부문 2등상을, 밝넝쿨과 인정주가 안무경연 2등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메디나 감독은 '한국 무용수들은 팀을 이뤄 춤을 출 때 유난히 단합돼 있는 것처럼 보이고 춤출 때 테크닉이 유럽 무용수들과 많이 달라 신선하고 혁신적이라는 느낌을 받아 관객들에게 주는 감동이 남다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Eres, Myriam Hernande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