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페루의 한국인 젊은 의사
페루 수도 리마에서 북동쪽으로 250㎞ 가량 떨어진 작은 도시 우아누꼬.
안데스 산맥에서 제일 오래 된 신전 유적이 있는 해발 1,900m의 고지대 도시에서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한국인 의사가 있다.
지난해 5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국제협력의사로 이곳에 파견된 김봉영 씨는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열심히, 꾸준히 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털어놓았다.
모든 것이 열악한 그곳에서 스스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경험은 주어진 시스템 안에서 움직이던 한국에서는 하기 힘든 값진 경험이라는 설명이다.
한양대 의대를 졸업하고 내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그가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 대신 KOICA 협력의사로 근무하기로 결심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KOICA 활동의 장점은 자신이 하기에 따라 역량을 펼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딱딱한 조직 내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유롭고, 제가 구상한 프로젝트로 지역사회에 직접 영향을 줄 수도 있죠. 제 지식으로 한 커뮤니티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우리나라의 위상도 높이고 싶었습니다."
우아누꼬 시
김 씨는 매일 오전 현지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우아누꼬에서 자동차로 1시간쯤 떨어진 말꽁가와 파우까르 지역으로 왕진을 간다.
전문의 수가 절대 부족하고 특히 내분비내과, 류머티즘내과 전문의가 전무한 그곳에서 김 씨의 진료는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의료 혜택이 미치지 않는 사람들에게 진료 활동을 하는 것보다 김 씨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현지인이 스스로 진료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저는 공적개발원조(ODA)의 가장 큰 목적은 현지인 스스로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료 봉사도 단순히 오지에 가서 무료 진료를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지 병원에 파견돼 현지 의료진이 하지 못하는 고차원 의료 행위를 하고 이 기술을 현지 의료진에게 전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겠죠."
이러한 맥락에서 그가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병원의 소독 시스템을 개선하는 일이다.
"이곳 대부분 병원이 위생에 취약합니다. 소독약을 케첩 통에 넣어 보관하기도 하고, 식당에서 쓰는 자외선 소독기만으로 진료 기구를 소독하기도 합니다. 예산을 확보해 제가 근무하는 병원부터 소독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역 내 다른 병원에도 영향을 주고 싶습니다."
언어 장벽 때문에 고생했던 그는 병원에 비치될 질환 안내 팸플릿을 스페인어로 만들어 배포할 계획도 갖고 있다.
페루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국내나 해외에서 의료 봉사 활동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라는 김 씨는 또래의 젊은이들에게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역설했다.
우아누꼬의 웃어서 아름다운 젊은이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상호적입니다. 제가 무엇을 베푼다면 그들도 어떤 식으로든 제게 선물을 주게 되죠. 조금씩만 상대를 위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우리 삶도 훨씬 풍성해질 것입니다."
La casa del sol naciente, Alejandra Guzmá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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