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은퇴 이민

이민 실패에 대한 최선의 준비는?

부에노(조운엽) 2016. 11. 17. 11:29

 

 

 

 

 

이민 실패에 대한 최선의 준비는?

 

 

 

저는 시간 날 때마다 이민 카페에서 여러분들이 써 놓은 글을 기웃거리며 읽습니다.

이민자로 미국에 정착해 사는 저로서는 참으로 생생하게 와 닿는 글들이 많네요.

 

글 읽다 보면 '성공'이란 말이 참 많이 나옵니다.

이민 성공, 해외 취업 성공, 외국어 성공, 뭐 이런 말들이죠.

물론 동전의 뒷면처럼 실패란 말도 나옵니다.

실패 없이 영어를 배우고 싶다, 해외 취업에 실패하고 싶지 않다는 말들이요.

이민 실패가 걱정된다는 어떤 회원님 글을 최근에 읽기도 했습니다.

 

오십 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여전히 철딱서니 없지만, 느낀 거 하나는 인생의 목표라는 게 굳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성장'이라는 겁니다.
한 인간으로서 끊임없이 성숙하고 자라는 것, 이것 외에 다른 목표는 있을 수 없다는 거죠.
 

성장은 편하게 느껴지는 영역의 바깥에서 일어납니다.

좀 무겁다고 여겨지는 걸 계속 들어 올릴 때 근육이 생깁니다.

좀 숨차게 느껴지는 속도로 뛸 때 폐활량이 커집니다.

나에게 없던 기술을 익힐 때 삶의 영역이 확장됩니다.

성공이란 편한 영역의 안에서 일어납니다.  

이미 잘하는 걸 하는 일입니다.

맨날 들어 올리던 걸 남들 앞에서 들어 올리는 일입니다.

이미 잘 다룰 줄 아는 악기를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입니다.

성공에는 박수가 따릅니다.

부러움도 따릅니다.

그러나 성장은 그런 게 없습니다.

 

실패란 편한 영역의 밖에서 일어납니다.

걷지 못하는 아기가 첫걸음을 떼면서 넘어지는 일입니다.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악기를 연습하며 삑사리를 내는 일입니다.

내 나라말이 아닌 외국어를 말하면서 버벅거리는 일입니다.

실패에는 박수가 따르지 않습니다.

부러움도 따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장이 따릅니다.

 

성공과 실패의 이분법으로 세상을 보는 순간 그 삶은 이미 실패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항상 성공하겠다는 건 나에게 편하게 느껴지는 영역 안에서만 살겠다는 뜻이거든요.

더는 자라지 않겠다는 뜻이고요.

성장이 멈춘 삶은 실패한 삶입니다.

 

넘어지는 일, 삑사리 내는 일, 버벅거리는 일, 이 모든 게 나를 자라게 해줍니다.

성장이라는 삶의 목표를 이루게 해줍니다.

끊임없이 자라고 있다면 그것은 이미 목표를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내 입에 서툰 외국어를 배운다는 자체만으로도, 경력 전혀 없는 새로운 직업에 도전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낯선 땅으로 진출하는 준비를 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내 삶은 성장하는 것입니다.

삶은 과정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니까요.


이민 실패, 취업 실패, 외국어 실패, 이런 거 존재하지 않습니다.

걸음마 배우는 아이가 넘어지는 걸 보고 실패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다 자라는 과정일 뿐입니다.

 

이민에 실패할 경우 어떻게 하나?

여기에 대한 가장 좋은 준비는 딱 하나입니다.

실패라는 건 내가 상상해 낸 허구라는 걸 깨닫고, 성장하기 위해 도전하는 겁니다.



글쓴이 : 스펀지마인드 Jonso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