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은퇴 이민 성공
미국 은퇴 연금을 받는 올해 칠순인 K 영감님이 프놈펜 뽀쩬통 공항에서 만나 글쓴이의 집에 들어온 게 작년 12월이었다.
물론 그전에 프놈펜에서 여러 번 만났기에 절친한 사이가 됐다.
그분이 은퇴하기 전에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타이, 필리핀, 캄보디아 등 동남아 여러 나라를 자주 방문했었다.
그분의 은퇴 이민 목적은 명확했다.
미국에서 오랜 독신 생활에 외로움에 지쳐 따뜻한 밥해서 같이 먹고 자는 동거인을 만나 여생을 사는 소박한 꿈이었다.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본인 나이도 있고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 꿈도 꾸지 못할 형편인 모양이었다.
여러 번 현지답사해서 본인이 살고 싶은 두 나라를 내심 점 찍고 난 후 미국에서 은퇴하였다.
프놈펜 도착하고 바로 어학원에 등록해서 캄보디아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본인의 체류 목적이 분명했기에 현지인 아내가 될 사람과 본인이 익숙한 영어나 한국어로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칠순의 나이에 캄보디아어를 공부했다.
글쓴이도 오십 대 중반에 캄보디아어를 어학원에서 석 달 배워서 현지인과 소통하는 것을 본 것이 한몫했을 것이다.
그만큼 캄보디아 말 배우기가 쉽다는 말이다.
외국인이 영어, 한국어 일이 년 배워서 현지인과 말이 통하겠는가?
신기하게 캄보디아어는 두 달 열심히 배우면 들리기 시작해서 석 달 마치면 말이 된다.
외국어를 몇 달 배워서 자유자재로 말하고 듣는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시장 가서 물건 사고, 가고 싶은 곳을 정확히 전달하고, 못 알아들었으면 '다시 한번 천천히 짧게 말해주세요'라든지 '그 말이 무슨 뜻이냐?' 하고 주변 사람과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학원에서 배운 대로 말하면 정확한 캄보디아어 어순에 표현이라고 현지인들이 칭찬한다.
제대로 배우질 않고 그냥 여기 오래 산 분들 대화하는 것을 들어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마치 외국인이 한국어로 '이태원 가는 길이 맞나요?'를 '카는 리태웡 킬 마자, 오케이?' 하는 식이다.
그리고 상대방이 그것도 못 알아듣는다고 짜증 내고, 말이 통하질 않으니 답답해서 날도 더운데 스트레스 팍팍 받고...
같이 살면서 영감님께 여러 사람을 소개했다.
그런데 이리저리 수업료만 많이 쓰고, 인연이 잘 닿지 않아 지쳐서 안 되는 일인가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갈까 생각할 즈음, 글쓴이와 같이 일하는 객공 직원과 연이 닿았다.
평소 잘 웃지만, 말이 별로 없는 참한 아가씨다.
일도 야무지게 잘해서 경력은 짧지만, 막상 작업에 들어가면 금방 경력 많은 선배 언니 생산량을 웃돈다.
그래서 공장 책임자들이 예뻐하고 리더로 키우려고 생각하던 야무진 캄보디아 아가씨였다.
어제 영감님이 글쓴이 집에 찾아와서 흐뭇한 표정으로 새댁이 한국 음식도 제법 먹고, 오전에는 한국어 학원에 다니는데, 서로 금실이 좋다고 자랑하고 가셨다.
영감님은 이미 글쓴이 집 근처 걸어서 오 분 거리에 집을 얻어 살림방을 차렸다.
그저 두 분 행복하게 오래 잘사시기만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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