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이민, 따뜻한 봄이 펼쳐질까
‘은퇴 이민’, ‘황혼 이민’.
언제부터인가 낯선 용어들이 우리 곁에 찾아왔다.
전에는 미국, 호주, 캐나다 등 선진국이 주목을 받았지만, 요즘에는 가깝고 물가 싼 동남아를 많이 생각한다.
서울이 도쿄나 상하이보다 생활비가 더 많이 드는 도시로 발표됐다.
이 내용이 보도되자 일부 은퇴를 앞둔 노년층이 대안을 찾아 생활비 적게 드는 나라에 눈길을 돌리게 된다.
대부분 한국의 은퇴 세대들은 자신의 노년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한 이들은 드물다.
거의 집 한 채, 통장 하나 가진 것이 전 재산일 정도이다.
하루하루 사는 것만으로도 정신없다는 은퇴자들도 많은 게 현실이다.
게다가 청년실업의 증가와 고령화 시대는 은퇴 세대들에게 더 많은 부담감을 준다.
한국에서의 모든 생활을 훌훌 털어버리고 굳이 물가 싼 이국에서의 생활을 동경하는 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현지에서 집 한 채 빌리고 생활비 적게 들면, 먹고사는 데 걱정 없으니 생각해 볼 만한 일이다.
한국살이가 고달프다면 물가 싼 다른 나라로 이주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
캐나다 토론토 무역관 박재규 관장은 ‘캐나다 이민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파라다이스로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또한, 캐나다에 이민 와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포화상태기 때문에 현지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결정했다가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투자나 기술 이민이 아닌 경우, 잡화점, 청과물 가게, 세탁소, 식당, 청소 등 거의 비슷한 업종에 교민들이 몰려 있기에 더는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는 얘기다.
미국, 호주와 뉴질랜드 등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교육과 자연환경 등이 좋은 선진국 이민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주목 받는 곳이 동남아다.
‘은퇴 이민’이라는 신조어도 동남아 이민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동남아로 은퇴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저렴한 부동산 가격과 생활비 때문이다.
게다가 외국인에게 우호적이고 은퇴 이민자를 위한 우대 정책도 더해졌다.
그리고 동남아는 한국과 가까워 일이 있으면 당일 왔다 갔다 할 수 있기에 이민이라기보다는 편한 이주 개념이다.
한국 노인복지학회장인 임춘식 교수(한남대)는 ‘은퇴 이민은 부정과 긍정적인 양 측면이 있는데 긍정적인 면만 부각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젊은 사람도 적응하기 쉽지 않은데 어떻게 나이 든 사람들이 그렇게 쉽게 적응하겠느냐. 단지 노후에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이민을 한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은퇴청 한국사무소 홍정열 차장은 ‘그동안 너무 긍정적인 측면만 주목받았다. 이백만 원 정도로 생활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누구나 어디서나 그렇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자기와 맞는 지역을 선택해야 하고, 생활환경이나 의료시설 등을 두루 살펴보고 난 뒤 결정해야 한다는 충고다.
특히 언어와 외로움 등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겪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대비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은퇴자 협회 황정애 이사는 ‘나무를 옮겨 심어도 고생하는데, 하물며 사람이 반생을 산 곳을 떠나는 데 사전 답사와 충분한 준비를 한 후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라고 충고했다.
막연히 돈만 마련하는 것이 은퇴 준비의 전부가 아니다.
그렇다고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는데 하늘에서 저절로 떨어질 리는 만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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