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스지에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었던 멕시코 영웅 고 마리아 고로스띠에따 시장
방사능 괴담, 죽음의 목걸이
포르투갈은 유럽에서 소득이 낮은 국가 중 하나지만 관광업이 발달했고, 50만 유로를 투자하면 비자를 발급해주어 최근에 홍콩 등 외국의 부유층들이 많이 이민 오고 있다고 한다.
2차 대전 후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를 줄줄이 독립시킨 것은 전쟁 후 국가 재정이 어려워져 식민지 유지 비용이 부담스러웠고 본국의 자본과 인력이 자꾸 유출되어 정작 본토의 산업이 엉망으로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식민지를 독립시키고 신생 독립국의 수뇌부와 뒷거래를 하여 유지비는 부담하지 않고 단물만 빼가는 식의 대리경영으로 바뀐 게 2차대전 이후의 양상인데 포르투갈만은 오랫동안 식민지를 놓지 않았다.
포르투갈은 천연자원이 부족한 편이나 텅스텐이 많이 나고 철광석, 무연탄과 우라늄이 나온다.
포르투갈이 마약 사용, 소지에 대한 형사처벌을 폐지하는 법안을 도입하자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거래 목적이 아닌 자신이 사용하기 위해 소량의 마약을 구매하거나 소지한 사람에 대해선 체포도 구속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소지한 마약이 허용치를 넘으면 거래상으로 간주해 재판을 받게 하고 중독자로 판단되면 치료시설로 보낸다.
당시 마약으로 골머리를 앓던 중남미와 유럽 국가들은 포르투갈의 급진적인 정책에 대해 리스본이 마약 중독자로 넘쳐나고 암스테르담처럼 마약 관광객들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약 중독자는 범죄자가 아니라 환자입니다."
내과 의사 조아오 고울라오는 법이 탄생한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1990년대 중반 마약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소집한 11명의 전문가 중 한 명이었다.
당시 포르투갈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전체 인구 천만 명 중 심각한 마약 중독자가 십만 명이 넘어 마약에 취해 길거리와 차도에 널브러진 사람들이 천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마약 중독자에 필요한 것은 처벌이 아닌 치료'라는 고울라오의 주장은 현실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정부는 넘쳐나는 마약 중독자들을 감옥에 집어넣기보다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이 낫다는 데 동의했다.
어차피 마약 범죄자를 체포하고 수용할 예산도 부족한 상태였다.
"분명한 것은 마약을 합법화한 게 아니란 겁니다. 비범죄화와 합법화는 다르죠."
그의 말처럼 포르투갈에서 마약은 여전히 불법이다.
다만 마약 사용자를 범죄자가 아닌 도움이 필요한 대상으로 보게 된 것뿐이다.
"우리는 마약에 관해 기적 같은 치료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마약 비범죄화가 최소한 전보다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았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미국 일부 주와 우루과이, 캐나다는 마리화나를 합법화해서 일반 상점에서 그냥 살 수 있다고 한다.
가끔 세계 뉴스로 접하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만행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그저 마약으로 돈 벌 욕심에 각종 무기로 중무장하고 자기 세력의 말을 듣지 않거나 거슬리는 사람은 가차 없이 죽이고, 심지어는 생사람을 참수해서 동영상을 퍼뜨리고, 사체를 사람 많이 다니는 곳에 전시해놓기도 한다.
몇 년 전 멕시코 미초아칸주의 소도시 티키체오란 곳의 시장을 하면서 범죄와의 전쟁을 치렀던 마리아 고로스띠에따란 분의 피살 사건도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마리아 씨는 의학박사 학위를 받고 고향으로 돌아와 의사를 하다가 동네 유지들의 권유로 시장에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바로 이 미초아칸주가 멕시코 산 최상급 마약 원산지 중 하나이다.
그곳이 코카인과 마리화나를 재배하기에 아주 좋은 기후란다.
그곳에서는 그냥 심기만 하면 최상품의 마약이 생산되니까 미초아칸 산 드럭이라면 LA 뒷골목 마약 딜러가 한 봉지에 백 달러를 불러도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한다.
여시장이 취임하자 마약 카르텔 '라 파밀리아 미초아까나'가 협상에 나섰다.
'돈은 원하는 만큼 주고 각종 위협에서 지켜줄 테니 우리를 그냥 놔둬라. 만약 우리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거다.'라고 협박했다.
일반인들은 쫄아서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했겠지만, 이 당찬 여시장은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면서 '엿이나 드세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결국 마리아 씨는 시장에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차를 타고 가다 파밀리아의 기관총 세례를 받았다.
마리아 시장은 운 좋게 목숨은 건졌지만 남편은 기관총을 맞고 즉사했다.
그리고 또다시 카르텔의 공격을 받고 자신이 총에 맞았다.
보통 사람 같으면 겁나서 시장 못 해 먹겠다고 때려치우겠지만, 그녀는 자기 상처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마약 카르텔을 모두 소탕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다음 선거에서 마약 카르텔의 선거 개입으로 마리아 시장은 재선에 실패했다.
재선에 실패한 다음 날부터 연방정부는 마리아 씨에 대한 경호를 중단했다.
그리곤 아침에 딸을 유치원에 데리고 가다가 자동차 두 대가 나타나서 앞뒤로 막아버리고 납치를 했다.
그 와중에 애들은 놓아주라고 요구해서 마리아 씨만 백주 대로에서 납치되었다.
그리고 5일 후에 마약농장으로 출근하던 일용직 노동자들에 의해 마리아 씨의 사체가 발견되었다.
경찰이 사체를 감식하니 두들겨 맞고 칼로 찔린 상처, 그리고 불로 그을린 화상, 여러 사람에 강간당한 흔적도 발견되었다.
직접적인 사인은 야구방망이로 머리를 여러 번 맞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니까 고문에 성폭행까지 당하고 참혹하게 살해된 것이다.
아무튼 이 패기 넘치던 여시장 스토리는 이렇게 새드 엔딩으로 끝나는 줄 알았는데...
어느 날 이 마약 카르텔 '라 파밀리아 미초아까나'가 고가의 다이아몬드와 둘레에 이름을 알 수 없는 은백색의 아름다운 보석이 박힌 목걸이 13개를 포르투갈의 마약 밀매 조직 '에조쎄'파와 마약과 교환하게 되었다.
당연히 보스와 간부들이 이 아름다운 목걸이를 나누어 가졌다.
그리고 얼마 후 그 목걸이를 찬 갱들의 부인과 딸들이 목 주위는 붉게 물들었고 군데군데 피부가 벗겨졌다.
갱들은 마약으로 돈 벌고 조직 관리하기에 바빠 금속 알레르기 정도로만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몇 달 지나지 않아 라 파밀리아 미초아까나의 여자들은 병세가 깊어져 머리카락은 자꾸 빠지고 피부도 거무튀튀하게 변했다.
그리고 한두 명씩 죽기 시작했다.
왜 그런 일이 생겼을까?
마리아 고로스띠에따 시장의 사무친 원한이 드럭 카르텔, 라 파밀리아 미초아까나에 미친 걸까?
지금도 그 갱단의 여자들이 원인을 모른 채 시름시름 앓으며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미연방 마약단속국 정보망에 의하면 피살당한 마리아 시장의 유일한 여동생인 알레한드라 고로스띠에따 양이 언니 장례를 치르고 멕시코를 떠나 우라늄이 나오는 포르투갈 에스트렐라산 부근 코임브라의 작은 마을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La casa del sol naciente, Alejandra Guzmán
'은퇴 선원의 항해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전어 그리고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0) | 2019.11.04 |
---|---|
조명빨 확실한 오로라와 아름다운 노르웨이 피오르 (0) | 2019.11.03 |
포르투갈 오 뽀르또 항의 검은 진주 (0) | 2019.10.31 |
우루과이 몬테비데오항에서 추억 (0) | 2019.10.30 |
아르헨티나 로사리오항에서 별이 빛나는 밤 (0) | 2019.10.29 |